시사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기산(箕山) 2008. 5. 11. 02:54

 

청계천의 시민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집회현장]5천여명의 시민들,질서있게 문화제 치르며 정부 성토
                                                                                                        입력 :2008-05-10 21:51:00  

5월 10일, 청계천 소리기둥 앞 광장에는 다시한번 촛불을 든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청계천은 이미 서울시민들에게는 더 이상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치적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매주 수만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이명박 정부의 쇠고기 수입조치에 대해 반대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일반 민주주의의 회복을 외치는 장소로 기억된다.

▲ 청계천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 ⓒ데일리 서프라이즈 

9일 문화제에 3만여명이 모였던 대규모 행사의 여파로 10일 집회에는 약 5천여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촛불을 들었다.

소라기둥 앞 연단에는 아저씨 한분이 작업복 차림으로 올라오셨다.

울먹이는 소리로 무엇인가 외치지만 잘 들리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나와 주신 시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은 멀리서 들린다.

더 이상 말을 못 잇고 있을때, 사회자가 나와서 부연설명을 해 준다.

이분은 충청도에서 올라오신 농부이며, 오늘 키우던 소를 모두 처분하고

그 자리에 나오셨다고 한다.

그 기가 막히는 심정으로 연단에 올라오셨지만, 하시고 싶은 말씀을 제대로 잇지 못하셨다.

▲ 자신이 키우던 소를 모두 팔고 말문이 막혀 하시던 충청도의 농부 ⓒ데일리 서프라이즈 

시민들은 박수로 뜨겁게 환호해 주었다.

그러나 이미 생산기반 자체가 와해된 한국 농부들을 위해 이명박 정부가 약속한 조치는

아무것도 없다.

미국 쇠고기 값싸고 맛있으며, 세계인이 함께 먹는 안전한 쇠고기라는 정부광고가

신문과 포털사이트에 올라오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만 계속된다.

청계천 앞 광장에는 왼쪽으로 동아일보 건물이 서 있다.

지난 5월 2일 집회에서는 “조중동은 찌라시”, “동아일보 불꺼라”라는 구호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여전히 보수언론에 대한 불신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터져 나왔다.

동아일보 정문앞에는 “조중동에 할말있다”라는 플랭카드가 펼쳐지고, 그 앞에는 시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남길 수 있는 흰 천이 깔려 있다.

불편한 자세로 글을 남겨야 하지만,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한줄씩 감상을 남긴다.

뼛조각 하나 나왔다고 얼른 수입금지 조치 내려야지 뭐하냐고 참여정부를 질타하던 그 언론들은

갑자기 미국 쇠고기 안전 홍보대사가 되어 있는 이 기막힌 상황에 대한 항의이다.

▲ 동아일보 정문앞에 걸려 있는 조중동에 할말있다 플랭카드ⓒ데일리 서프라이즈 

광우병 괴담의 발원처도 조중동이었고, 미국 쇠고기 안전 홍보대사도 조중동이었다.

그간 미국의 목장에서는 여전히 공장식 사육시스템에 동물성 사료들이 꾸준히 공급되고 있다.

대통령 한명 바뀌었다고 대한민국에서는 정부의 소신도 바뀌고, 언론의 논조도 바뀐다.

은평구에서 온 회사원 이모씨(34세)는 기자에게 반문한다.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 라던 인간들 지금 어디 가 있습니까?

부패는 부패대로, 무능은 무능대로 이명박 정부는 최악의 수준입니다.

부패해도 경제만 살리면 된다라는 말도 안되는 최면에 속은 대한민국 국민들도 책임이 있습니다.

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경기도에서 온 고교생 정모군은 분통을 터뜨린다. 자기는 찍을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왜 우리는 선택하지도 못한 권력 때문에 이 고생을 해야 하냐고 반문한다.

“지금 날씨 꽤 춥죠? 우리도 피곤해요. 여기까지 오는데 2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우리를 이 자리로 나오게 한 것은 선생님도 아니고, 인터넷도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우리 배후에는 이명박 정부가 있습니다. 그게 정답입니다.

광우병 걸린 쇠고기 먹어도 된다고 선동하는 정치인들은 있습니다만, 우리는 그저 웃습니다.”

광장에는 두 번이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쉽고 간단한 가사와 멜로디이지만, 이런 너무나 당연한 헌법조항이 시민들의 집회광장에서

울리는 것도 한편으로 참 서글픈 일이다.

이명박 정부의 쇠고기 수입협정과 각종 실정에 반대하는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정부에 확인시키고,

또 스스로 확인하기 위해 이 광장에 모여 있다.

9시 30분경, 각자의 쓰레기를 치우자는 사회자의 당부와 함께, 삼삼오오 시민들은

주변을 정리하고 집으로 향한다. 1일과 12일 휴일에는 촛불집회가 열리지 않는다.

하승주 기자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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