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버마를 강타한 사이클론 '나르기스'

기산(箕山) 2008. 5. 7. 03:50

한 마을에서만 1만명 몰사…“쓰나미 때보다 심각”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5.06 18:27 | 최종수정 2008.05.07 00:20


버마를 강타한 사이클론(열대성 저기압) '나르기스'로 인한 사망자가 2만2000명을 넘어서고,
실종자도 4만여명에 이르는 등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또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식사와 식수 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앞으로 인명 및 재산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버마 국영 라디오는 6일 사이클론으로 인해 2만2464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실종자 숫자가 4만100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앞서 니안 윈 버마 외무부장관은 국영 TV를 통해 "사이클론 나르기스로 서남부 이라와디
삼각주의 보가레이 한 마을에서만 1만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캬우 한 정보부 장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양곤 인근과 이라와디 남부에서 4000여명이 숨졌고
1만명이 사망한 보가레이에서는 전체 가옥의 95%가량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노파돌 파타마 태국 외무장관은 "지난 주말 강타한 사이클론으로 지금까지 적어도 3만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밝혔다.
파타마 장관은 예윈 방콕 주재 버마 대사와 만난 뒤 이같이 밝히고 "인명 손실 등 피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킨 민 고문은 AFP통신에 "헬리콥터에서 내려다 본 곳곳엔 사체가
널려 있고, 마을들은 모조리 황폐화됐다"며 "2004년의 쓰나미 때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가 급증하는 것은 나르기스가 강타한 이라와디 삼각주는 버마 전체 인구(5300만명)의
약 15%인 795만명이 거주하는 인구 밀집지역인 데다 버마 최대의 곡창지대이기 때문이다.
나르기스는 시속 190㎞의 강풍과 3.5m 높이의 파도를 동반, 수십만명을 거리로 내몰고
농토를 폐허로 만들었다.

특히 군부독재의 버마 정부가 나르기스의 접근 사실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도
피해를 키웠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 주민은 AP통신에 "국영 TV 등은 나르기스가 해안가를 덮칠 때도 10일 있을 신헌법 투표
독려 방송을 했다"며 "정부는 우리를 전혀 돌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나르기스가 강타하면서 이라와디주의 중심 도시이자 버마 3대 도시인 파테인과 인근 마을,
전 수도이자 경제중심 도시인 양곤 등은 대부분 폐허로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테인과 해안가 마을 대부분은 물에 잠긴 데다 통신이 두절되고 전력이 끊겼으며
도로 등 도시기반 시설도 대부분 파괴돼 피해조차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실정이다.

인구 500만명의 최대 도시인 양곤도 4일째 전기가 끊겨 '암흑의 도시'가 됐으며 길거리에는
생수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등 '절망과 한숨의 도시'로 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버마 군정이 "미국이 가서 도울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부시는 미 정부가 사이클론 참사 지원을 위해 해군 선박 등을 보낼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시는 또 버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로 13년째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미 의회
금메달을 수여한다고도 밝혔다.
 
국제구호단체들은 버마의 열악한 운송 및 통신 사정 등으로 앞으로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사이클론이 강타한 지역의 주요 도로 및 통신망이 끊겨 식량과 식수, 텐트, 의약품
등과 같은 구호물자 전달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폴 리슬리 아시아지부 대변인은 "도로나 통신 사정 등으로 구호작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십만명의 이재민에게 신속한 구호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질병
창궐 등 재앙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 도재기기자 >

 

 

 

미얀마 사이클론 피해 눈덩이...사상자 만명 이상

YTN동영상 | 기사입력 2008.05.06 08:51  50대 남성, 강원지역 인기기사 자세히보기


 

 

[앵커멘트]
미얀마를 휩쓸고간 사이클론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당초 수백 명으로 파악됐던 사망자는 4,000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3,000명에 이르렀습니다.

미얀마 당국은 사망자가 만 명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신웅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얀마 땅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돼버렸습니다.
취약한 서민들의 주택은 폭탄을 맞은 것처럼 무너졌고 가로수는 무더기로 거꾸러졌습니다.
 
[인터뷰:젠스 오백, 목격자]
"수백 년된 나무와 지붕이 날아갔죠. 전기와 전화도 불통이었습니다."
통신망 복구로 각지에서 피해보고가 이어지면서 인명피해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당초 351명으로 전해졌던 사망자는 순식간에 4,000명에 달했습니다.
또 저지대인 이라와디강변의 보갈레이 마을에서만 2,800여 명이 사라지는 등
3,000명 가량이 실종돼 사망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얀마 군정의 니안 윈 외무장관은 인명피해가 만명 선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인터뷰:테르제 스카달, 유엔 구호 관계자]
"피해 규모와 수요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사이클론 나르기스는 지난 2일 미얀마에 상륙해 이튿날 시속 190km로 중남부 지역을
강타했습니다.

미얀마 최대도시인 양곤에서는 가옥 2만 채가 파괴됐고 전기와 가스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다른 지역의 사정은 이보다 나을 것이 없고 복구는 더디기만 합니다.
집채 만한 나무들이 도로에 널부러져 있지만 변변한 중장비 없이 인력으로 치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이같은 피해에도 불구하고 오는 10일 신헌법 찬반 국민투표를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신헌법은 상·하 양원 의석의 25%를 군부에 할당해 군정을 확립하고
야당 지자인 아웅산 수치여사의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YTN 신웅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