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

[Why뉴스] 강호동은 왜 은퇴선언을 했어야만 했나?

기산(箕山) 2011. 9. 26. 00:05

[Why뉴스] 강호동은 왜 은퇴선언을 했어야만 했나?

 

                                                                                                      2011-09-16 08:51 CBS 권영철 선임기자블로그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국민MC' 강호동씨가 탈세문제가 불거진 뒤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잠정은퇴'를 선언하자 강호동씨 퇴출을 요구하던 여론이 '퇴출 반대'로 반전되고 있다.

강호동씨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바탕에는

'탈세'라기 보다는 '절세'에 가깝다는 언론보도와 강호동씨의 '잘못 시인'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세청이나 세무관계자들은

국세청이 5개월이나 세무조사를 했고, 스스로 은퇴를 결심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강호동은 왜 은퇴선언을 했어야만 했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처음에는 퇴출 서명운동이더니 이제는 은퇴 반대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

= 그렇다. 처음에는 강호동 퇴출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9월 5일 CBS노컷뉴스에서 강호동씨의 탈세사실이 보도된 지

2일 뒤인 지난 7일 '강호동의 탈세혐의 구속 수사하라'는 제목으로1,000명 목표의 서명운동이 벌어졌는데

15일밤까지 3,367명이 서명을 했다.

9월 8일에는 '강호동을 퇴출하라'는 제목으로 100명 목표의 서명운동이 시작됐는데

15일 밤까지 2,826명이 서명을 했다.

 

처음에는 강호동 퇴출 여론이 우세했다. 인터넷 댓글도 그런 쪽으로 흐르는 분위기였다.

그러다가 추석연휴 직전인 지난 9일 강호동씨가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연예계 잠정은퇴를 선언하고 나서자 여론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다음 아고라에 9일부터 '강호동 은퇴 반대 서명'이 벌어졌는데

6일 만에 10000명 목표를달성하고 다시 20000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15일 밤 2만 명을 넘기면서 30000명 서명운동으로 전환했는데 이미 2만2천명을 넘어섰다.

다음 아고라에는 '강호동 퇴출 청원했던 사람을 퇴출합시다'라는

서명운동까지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여론의 반전이 일어난 건데 왜 그런 거냐?

= 그 점이 궁금해서 다양한 경로로 반전이 일어나게 된 경위나 원인을 추적했지만

   누군가 의도적으로 강호동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강호동의 하차로 프로그램에 차질이 불가피한 방송사들이 대책회의를 하긴 했지만

살리기 위한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고 강호동은 연예기획사와도 계약이 만료됐기때문에

기획사가 의도적으로 나서는 것도 아니다.

연예계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두 가지로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하나는

강호동씨가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연예계 잠정은퇴라는 강수를 두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는데

한나라의 장관 후보라는 분들이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탈세하는 일이 관행처럼 벌어지고 있지만

이를 부끄러워하거나 이 일을 계기로 후보를 사퇴하는 사람은 없다.

근데 강호동씨는

"제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찌 뻔뻔하게 얼굴을 내밀고 웃고 떠들 수가 있겠습니까?"라며

스스로를 부끄러워했다.

씨름판에서 천하장사로 군림했던 강호동씨가 씨름 기술 중 ‘뒤집기’로 역전을 한 셈이다.

두 번째는

강호동씨의 탈세가 고의나 기타 사기 등의 방법이 아니라

국세청과 비용처리에 대한 입장차이 때문이라는 언론보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300억대 수입에 수십억 원의 탈세'라고 알려졌는데

그게 아니라 '연 2~3억 원씩 3년간 7억 원 미만이다.

또는 5억 원 미만'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고의적으로 탈세를 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도됐기 때문이다.

강호동씨는 고의나 사기를 동원한 탈세가 아니라 비용부분을 인정하지 않는

세금 과소납부로 알려졌고 국세청이 고발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반전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 그렇다면 강호동씨가 탈세를 하지 않았다는 거냐?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걸린다.

언론보도를 보면 수입금액 누락은 없고 필요경비를 부풀려서 세금을 적게 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국세청이 구체적으로 '수입금액 누락이 있다. 또는 없다'라고 확인해 주지는 않고 있다.

다만 세무업계의 한 관계자가

"국세청이 5개월간 세무조사를 했다는 건 그럴만한 일이 있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필요경비 부풀리기는 과소납부라고 해서 탈세라기보다는 절세에 가까운 것인데

절세만으로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전직 국세청의 고위관계자도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있는 것"이라면서

"강호동씨가 (잠정)은퇴를 선언했을 때는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했기 때문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 정리를 하자면 강호동씨가 '과소납부'가 아니라 '탈세'를 했다는 얘긴데?

= 이 문제는 국세청에서 구체적으로 강호동씨가 수입금액 얼마를 누락해서 얼마를 탈세했고

   이 때문에 세무조사를 해서 얼마를 추징했다고 밝힌다면 명쾌할 것이다.

그러나 국세청은

'개인 과세 사안은 전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구체적인 탈루소득이 얼마인지,

추징세액이 얼마인지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세청이나 전직 국세청 공무원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세무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탈세는 세무사의 잘못이 아니라 납세자의 잘못이라는 입장이다.

납세자의 지시 하에 세무사가 수입금액을 누락하거나 아니면 필요경비를 부풀려 세금을 줄이게 된다는 것이다.

수입금액 누락은 세무사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방송사 출연료 등 공식 수입을 누락하기는 어렵지만

행사 출연료나 주식배당금 같은 개인의 소득을 고의로 누락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강호동씨도 기자회견에서

"세금 문제는 여러 이유를 불문하고 제가 관리 못한 제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탈루소득도 추징세액이 7억 원이라는 언론보도가 사실이라면

30억 원에서 40억 원대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연 10억 원 이상의 소득을 탈루했다는 얘기다.

강호동씨의 '탈세행위'가 단순히 '절세'를 위한 필요경비 부풀리기만 있을게 아니라

소득금액 줄이기 같은 구체적인 행위가 있었다는 분석이 가능해 진다.

 

 

▶ 그렇다면 강호동씨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잘못된 정보 때문이라는 거냐?

= 강호동씨에 대한 여론의 반전은 앞서 설명한 대로

   강호동씨의 잘못 시인과 은퇴 선언이라는 고강도 카드,

   그리고 탈세라기보다는 절세에 가깝다는 언론보도가 바탕이 된 것이다.

급여생활자로서는 꿈도 꾸기 어려운 연 10억 원대 이상의 소득을 탈루했고,

절세차원의 필요경비 부풀리기만 아니라 소득금액 줄이기 같은 구체적인 탈세를 했다면

그래도 여론이 우호적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여전히 여론은 '퇴출해야 한다', '아니다. 은퇴선언을 번복해야 한다'로 나뉘고 있지만

고의 또는 사기 등의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탈세가 사실이라면 퇴출 쪽에 무게가 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국세청에서도 강호동씨에 대한 여론의 반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탈세를 세무사의 착오로 몰고 가는 데 대해서는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탈세는 당연히 고의성이 있는 행위가 있다는 것이 국세청 내부의 입장이다.

▶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서 강호동은 왜 은퇴를 했어야만 했을까?

= 탈세문제가 은퇴를 선언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건 틀림없을 것이다.

9월 5일 탈세사실이 처음 보도된 뒤 강호동씨를 비난하는 인터넷의 댓글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퇴출 서명운동도 벌어졌다.

강호동씨는 최근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 하차 의사를 밝히면서

여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아왔고 '돈 때문에 의리를 저버렸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이런 와중에 탈세문제가 불거지면서 강호동씨로서는 출구가 보이지 않았을 수 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연예계 은퇴선언'이라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그것도 막판에 '잠정은퇴'로 수위를 낮추면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국세청이 고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도

검찰이 수사도 하기 전에 공소권 없음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강호동씨가 스스로 반성하고 은퇴라는 배수진을 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국세청은 강호동씨를 고발하지 않는 거냐?

= 사실 강호동씨의 탈세 소식이 나오면서부터 국세청이 탈세 액수나 고발여부 등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국세청은 "개인 과세 사안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발여부에 대해서도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강호동씨에 대해 고발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강호동씨 관련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고발까지는 안할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배용준씨나 최수종 하희라씨 부부 등이 추징을 당하기는 했지만 검찰에 고발되지는 않았다.

검찰의 입장도 '국세청의 고발이 없는 이상 공소권이 없다'는 것이어서

강호동씨가 이일로 검찰에 소환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관계자는

"수사진행 상황에 대해 말하지 못한다"면서

"수사를 할 수는 있지만 (국세청 고발이 없으면) 공소권이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