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남자와 여자는 고해성사 때
각기 다른 죄를 지었노라고 고백한다.
이들은 어째서 서로 다른 죄를 짓고, 그 행동이 죄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서로 통하고 싶지만 통하기 어려운 남녀의 뇌에는 사냥꾼과 파수꾼이 살고 있다.
가톨릭이 규정하는 7대 죄악은
탐식, 탐욕, 나태, 시기, 분노, 교만, 정욕이다.
이 중
여자가 가장 많이 저지르는 죄는 교만이고,
남자가 가장 많이 저지르는 죄는 정욕이라는 교황청의 보고서가 나왔다.
< 예수회 학자 로베트로 부사(Busa95)가 내놓은 가톨릭 신자들의 고해성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남자가 주로 저지르는 죄는 정욕-탐식-나태-분노-교만-시기-탐욕 순이고,
여자가 자주 저지르는 죄는 교만-시기-분노-정욕-탐식-탐욕-나태 순이다.
이 분석 결과는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남자와 여자가 스스로 '죄'라고 생각하는 것을 고해성사 때 말하는 것이므로,
실제로 남녀가 저지르는 죄의 순서라기보다는 남녀가 생각하는 '죄'의 순서라고 해야
올바른 해석이다.
결국 남녀의 사고 체계 차이가 낳은 결과인 것이다.
뇌 구조 차이의 전제 조건
남자의 신체는 정자만 생산하면 되는 단순한 구조다.
그에 비해 여자는 태아를 열 달 동안 뱃속에 품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기능의 신체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러다 보니 힘이 분산돼 남자만큼 폭발적인 힘을 내기 어렵다.
신체 조건으로 인해 남자는 밖으로 나가 먹이를 구하고,
여자는 집 안에서 아기를 기르고 집안일을 하는 등의 남녀 역할 분담이 이루어진 것이다.
인류가 이 전통적인 성 역할 분담을 바꾸기 시작한 건 불과 몇십 년 전이다.
오랜 기간 이 생활 구조에 적응해오면서 남녀의 뇌 역시 성 역할 문화에 적합하도록 진화되었다.
그리하여 1백만 년 이상 유지된 이들의 뇌 구조는 사회문화가 바뀌었어도
여전히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 女,관계지향적 뇌 구조
여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잘못을 가장 큰 죄로 생각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 잘난 척하고, 다른 사람을 시기하고, 다른 사람의 행동에 분노하는 것이
여자들이 형성하는 관계에서는 당연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한편으로 그 관계를 망가뜨릴 수 있는 행위들이기에 '후회'하고 '죄의식'을 갖는 것이다.
여자는 기억 형성의 뇌가 더 크다
남자든 여자든 나보다 잘난 사람을 시샘하고 나보다 못난 사람 앞에서는 교만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미세한 정서적 경험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는 여자가 '시기'와 '교만'에 대해
죄책감을 더 오래 갖게 된다.
여자는 정서적 공감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자는 그 기분을 풀기 위해 다른 사람과 그 감정을 공유한다.
여자는 조언이나 해결 방안을 바라지 않는다.
상대방이 정서적으로 내 감정에 공감해주길 바랄 뿐이다.
이때 논리적으로 잘잘못을 가리려 하면 여자는 화가 난다.
그저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을 원할 뿐.
여자는 권력을 생각지 않는다
남자는 남자 연예인에 전혀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비교해봤자 게임이 안 되니까.
서열상 위축되는 것이 당연하니 스스로 자학하면서까지
그들의 존재를 인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차라리 도피한다.
반면 여자들은 여자 연예인에게 관심이 많다.
동성을 동경 혹은 동일시하는 행동은 그녀와 나 사이에
서열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여자는 교만과 질투가 죄라고 세뇌당했다
남녀 사이의 서열 관계에서 여자가 높은 위치를 차지하면
여러 가지로 피곤한 문제가 발생하므로
지배층 남자들은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여자들을 교육했다.
그러나 비단 남자들의 서열 문화가 여자들이 '잘난 척'을 거부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일단 교만할 수 있는 건 어느 정도 서열상 우위에 있음을 의미한다.
여자들 사이의 관계 구조는 높은 서열에 대한 두려움을 형성해왔다.
파수꾼의 뇌 구조로 볼 때, 서열이 올라가면
지금까지 서로 도와가며 지내왔던 동맹 관계에서 뚝 떨어져 나와 혼자 해결해야 한다.
관계지향적인 파수꾼에게 이는 상당히 위협적이고 무서운 상황이다.
또한 여자는 '질투' 역시 흉악한 감정이라는 논리도 끊임없이 강요받아 왔다.
질투라는 감정이 이토록 거부당하게 된 것은
한마디로 여자들에게 일부다처제 를 견뎌내길 바라는 남자들의 이기심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도 여자의 잘난 척은 남자의 그것보다 더 나쁜 감정으로 인지하도록 세뇌되고 있다.
때문에 사회화된 여자들에게 교만과 시기는 가장 많이 손꼽게 되는 죄목일 수밖에 없다.
여자는 감정을 숨기려고 노력한다, 그리하여 감정을 더욱 키운다
'시기'라는 감정은 남 앞에서 드러내기 쉽지 않은 부끄러운 감정이다.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변질되어 나타난다.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오히려 더 커진다.
양방 연애보다 짝사랑의 감정이 훨씬 더 큰 것처럼 느끼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 감정의 존재를 스스로 알고 있으므로 감추면 선명해지고 커져버린다.
결국 여자가 빵 터뜨려버리면 지금까지 감정 컨트롤을 해왔던 건 꿈에도 모른 채
남자는 여자를 구박한다.
"왜 그렇게 감정적이야?"
분노 역시 다스리기 어려운 감정이다.
여자는 이 감정을 풀기 위해 쉴 새 없이 말을 한다.
소리 지르는 일도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다.
감정 표현은 여자에게 의사소통의 한 형태일 뿐이다.
남자에 비해 여자는 하고 싶은 말을 종국에는 다 해버리게 된다.
속은 후련하지만 그것 때문에 관계가 깨질까 봐 다시금 전전긍긍한다.
● 男 ,서열지향적 뇌 구조
남자들이 1, 2위로 꼽은 '정욕'과 '탐식'은 결국 인간 본연의 욕구인 성욕과 식욕이다.
이것들은 인간 남자에게 당연한 욕구이면서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할 경우
'사냥꾼'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남자들은 자신이 욕망을 참지 못할 때 스스로를 책망한다.
남자는 무조건 서열의 NO. 1이 되고 싶다
남자는 자신이 속한 모든 관계를 서열화한다.
남자를 맞닥뜨리면 어느 쪽이 더 우위에 있는지 경계하며 관찰하다가
어떤 것을 계기로 서열이 정해지면 그 서열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
(물론 자기 서열이 낮은 경우 서열을 전복시킬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
여자를 만난다면 무조건 자신이 주도적인 입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자는 별 생각이 없는데 말이다.
서열이 중요한 이유는 서열이 없으면 사냥에서 실패하기 쉽기 때문이다.
남자는 사냥꾼으로서 '정복'하고 싶어 한다
남자의 1순위 죄목인 '정욕'은 서열 지향적 특성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사냥꾼 뇌 구조의 남자는 모든 것을 사냥감으로 본다.
종족 번식 본능에 따라 요구되는 성욕은 이들을 자책에 빠지게 한다.
남자는 여자보다 정복욕이 강하며 그것이 남녀 관계라면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실질적으로 아무 관계가 성립되지 않더라도 남자의 뇌 구조 안에서는
상대 여자를 정복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성범죄가 단순한 성욕 해소 때문이 아니라
남자의 파괴적 정복욕에서 기인한다는 점도 이 논리에 부합한다.
그러나 범죄를 저지를 정도로 유혹에 심약한 인성의 인간들을 제외한
보통 남자들은 여기서 죄책감을 느끼고 반성한다.
사냥꾼 남자에게 나태함은 죄
남자의 나태는 사회적으로 지탄받게 되는 죄목으로 어떤 집단에서든 욕을 먹는다.
열심히 힘들여 사냥해왔더니 뺀질거리며 놀던 놈이 숟가락을 얹는 상황과 다를 바 없는
형색이기 때문이다.
남자에게 허세는 살기 위한 본능이다
한편으로 남자들이 '나태'를 중요한 죄목으로 꼽는 건 자기보호적인 맥락도 있다.
남자들은 내가 지금 저놈보다 서열이 낮은 건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 저놈보다 게으르고
불성실하기 때문이라고 자신과 타협한다.
그리고 나태한 성격을 극복하면 내 서열은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위안한다.
그래서 남자들이 쓸데없는 일에도 허세를 부리는 것이다.
복어가 적 앞에서 몸을 부풀리고 고양이가 털을 곤두세우듯
스스로의 능력을 과장하고 허풍을 떤다.
그래야 더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실제로 남자들 사이에서는 허풍쟁이들이 잘 나간다.
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남자와 혼자 있고 싶지 않은 여자.
여자도 남자도 서로의 속을 들여다보면 안쓰럽고 가엾지 않은가.
사냥꾼이 파수꾼을 그리워하고 파수꾼이 사냥꾼을 기다리는 것은
똑같지 않은 무언가를 상대방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궁금해서, 그것을 갖고 싶어서 우리는 서로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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