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

`밀실정치 산실' 요정의 수난시대

기산(箕山) 2009. 8. 5. 00:02

요정정치 산실 ‘대원’ 역사속으로

                                                                                                      서울신문 | 입력 2009.08.05 04:31

 

1970~80년대 삼청각 등과 함께 '요정 정치'의 근거지였던 서울 종로구 교북동의
'대원'이 3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4일 종로구에 따르면 지난달 말 돈의문뉴타운 제1구역에 대한 사업 시행인가가 완료돼
대원을 포함한 교남동 일대 건물들이 늦어도 연말까지 철거된다.

1975년 문을 연 대원은 1990년대까지 권력자들이 모여 '밤의 정치'를 하던 곳이었다.
군사정권시대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 정일권 전 국무총리 등
고위 관료들이 밀실 정치를 하던 곳으로 유명하다.

 
5·16 군사 쿠데타 당시 1군 사령관을 지냈던
이한림 전 건설부 장관 등도 단골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대원은 지금은 문화시설과 사찰로 바뀐 삼청각, 대원각 등과 함께
정·관계 인사들이 각종 협상을 하기 위해 자주 찾았다.

대원은 외국에서도 유명했다.
미국의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게리 하트 전 상원의원도
대원을 찾아 한국의 전통음식을 맛보고 찬사를 연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왕실의 가족과 아프리카의 대통령 등 외국 귀빈들도 방한 때 빠지지 않고
이곳에 들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이곳은 전통가옥에서 고급 한정식을 즐길 수 있어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상 접대장소로 각광받았다.
일본 등 외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아 한때 매달 1500~2000명이 이곳에서 식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 언론들은 요정이 '기생 관광'으로 관광객을 유혹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로써 서울의 요정집은 강북의 '오진암'을 비롯해 역삼동과 서초동 등
1980년대 새로 들어선 일부 업소만이 남아 명맥을 잇게 됐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밀실정치 산실' 요정의 수난시대

                                                                                                      연합뉴스 | 입력 2009.08.04 21:19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과거 정부 고위관리나 각계 지도층의 모임 장소로 이름을 날렸던

서울 종로구의 몇 안 남은 요정들이 불황이나 도심개발로 과거의 명성을 잃어가는가 하면
일부는 아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4일 종로구에 따르면
돈의문 뉴타운 제 1구역에 대한 사업시행 인가가 최근 완료됨에 따라
34년간 명맥을 유지해온 종로의 대표적 요정 `대원'이 늦어도 올 하반기에 문을 닫게 된다.

뉴타운 사업시행 인가가 떨어지고 8∼9월 중 관리처분계획이 세워지면
대원을 포함한 교남동 일대 건물들이 모두 철거되는 것.

1975년 문을 연 대원은 90년대까지만 해도
삼청각, 대원각 등과 함께
`밤의 정치'의 주무대로 이름을 떨쳤다.

군사정권시대의 실세였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
정일권 전 국무총리 등
권력자들이 주로 찾아 은밀히 정사를 논했고,
5.16 군사쿠데타 당시 1군 사령관을 지낸 이한림 전 건설부 장관도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다.

대원은 외국에도 알려져 미국의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게리하트 전 상원의원이 이곳을 찾았다가 `원더풀'을 연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요정 중 하나로
일제시대부터 정부 고위층 관리를 비롯해 문인. 언론인 등이 자주 들나들던
종로의 A요정과 40년이 넘는 전통의 B요정이 성매매 알선혐의로 경찰 조사라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단속을 벌인 경찰관은
"최근 유명인사들은 물론이고 일반 손님들도 많이 줄어들어 경영이 어렵다보니
성매매 알선을 한 것 같다"며 "최고급 접대시설이라는 요정도 이젠 옛날 이야기가 된 듯하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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