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두려운 질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암과 에이즈를 꼽을 것이다.
그 가운데 암에 대한 공포는 오랜 기간 우리에게 공포를 조성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렇다 할 대처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간의 과학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의학기술도 더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가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접근방식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월터게이트 도청사건으로 유명했던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재직할 당시
미국 국민들을 상대로 한가지 공약을 한 것이 있었다.
미국인, 더 나아가 전 인류를 암의 공포에서 해방시켜 주겠다는 선언이었다.
이러한 도전은 케네디의 우주탐험에 이은
인체탐사로 '뉴 프로티어 정신'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수년간 수억 달러를 쓴 이 도전장은 한 연구 보고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 연구 보고서는 암 환자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결론내렸다.
암세포를 만드는 원료는 단백질로,
암을 없애려면 단백질의 공급을 끊어야 하나 단백질이 없으면
인체 면역력의 기본이 되는 항체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아군을 위해서 단백질을 공급하면 이를 적군이 이용하고
그렇다고 식량을 공급하지 않으면 아군이 전멸을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단백질의 잉여분은 암세포를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므로
단백질의 섭취를 줄여야 암 발생률을 낮춘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단백질은 꼭 필요하지만 단백질 때문에 암에 걸린다'는
발표는 수억 달러가 든 값비싼 연구보고서인 셈이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암의 증가는 단백질 섭취의 증가 때문이라 했는데
과연 연료만 많다고 반드시 제품이 많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같은 논리로 보자면 자원이 풍부한 후진국이
최대의 공산품 생산국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원료가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제조 시스템과 노력의 기초가 없으면
제품이 생산될 수 없다.
암도 마찬가지다.
암을 만드는 공장이 세워졌기 때문에 암세포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암을 만든 공장이 생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고,
암에 걸린 후라면 암 공장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암에 대한 이해와 그 대처방안에 대한 우리의
올바른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암은 세포의 비정상작인 분열이다.
즉, 암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질병이 아니라
우리의 내부에서 자가 발생한 몸의 반란인 것이다.
그러나 암세포를 제압하기란 쉽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점령당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
한의학에서도 이미 갑골문 시대에
암과 거의 흡사한 증상에 대한 명시가 있었고,
송대(宋代)를 거쳐 명대(明代)에 이르면 이미 암이라는 글자와
이것이 악성종양을 통칭하는 것임을 명시한 것을 볼 때
암은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해온 것이 틀림없다.
한의학적 시각으로 보면
암은 기혈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뭉치고 엉켜서 만들어진 것이다.
기혈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 이것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암 통계를 보면 배우자와의 사별 혹은 이별이
첫번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결국 마음에서 온 병이란 것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칠정(七情)의 실조(失調), 감정조절의 실패가
가장 커다란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너무 즐거워도 병이 된다. 너무 슬퍼도 병이 된다.
그러나 슬픔을 참아도 병이 된다. 너무 화를 내도 병이 된다.
그러나 화를 참아도 병이 된다.
감정이란 그것이 좋건 나쁘건 과하면 병이 된다.
이것을 알면 감정으로 인해 오는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음식의 부절제 또한 기혈의 부조화를 만든다.
아무리 몸에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몸에 과하게 축적되면 그것 또한 병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음식을 오미(五味) 즉 땅에서 만들어진 다섯 가지의 맛으로 표현한다.
오미는 몸을 보양하기도 하고 질병이 생기게도 하고 병을 다스리기도 한다.
결국 약도 때에 따라 약도 되고 독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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