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

조중동 출신 ‘MB의 남자들’ 몰락한 까닭은

기산(箕山) 2012. 2. 15. 01:28

조중동 출신 ‘MB의 남자들’ 몰락한 까닭은

 

                                                                                         한겨레 | 입력 2012.02.14 22:30

 

최시중·김효재·신재민·김두우·최구식 비리 연루
MB, 친분인사로 언론관리…조중동은 종편 구애
사적 이익 나눠 갖는 '패밀리의식'이 부패 불러

조·중·동 출신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중이거나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에서도 많은 언론인들이 청와대 등 정부 요직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 시절과 견줘, 현 정부에서 언론인 출신들의 비리 연루 의혹이 상대적으로

더 극심하게 불거지고 있다는 게 언론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보수정권과 보수신문이 사적 이익을 나눠 갖는 '패밀리 의식'으로 결탁하면서 부패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조중동 출신 측근 비리 실태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개입한 의혹으로 지난 10일 사퇴한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조선일보> 편집부국장 출신이다.

 

김 수석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전 비서인 고명진씨의 양심선언 이후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새누리당 의원과 일면식도 없다"고 했던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졌다.

15일 검찰에 출두한다.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하다 2008년 2월 청와대로 직행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부산저축은행 구명 청탁과 함께 현금 1억원, 상품권, 골프채 등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됐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징역 3년과 추징금 1억3140만원, 골프채 몰수를 구형했다.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이국철 에스엘에스 회장한테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말 구속돼 재판이 진행중이다.

<한국일보> 정치부장을 거쳐 <조선일보> 부국장을 지낸 그는

2010년 문화부 장관 후보 청문회에서 5건의 위장전입 등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

후보직에서 사퇴한 전력도 있다.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인 최구식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과 관련해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았지만,

지난 9일 여야 합의로 특검법이 통과돼 재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인 '엠비 멘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측근 정용욱씨가 김학인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에게서 수억원대 로비를 받은 의혹과

여당 의원 3명에게 3500만원을 뿌린 의혹이 터져 나오자 지난달 27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권언유착 비리 왜?

 

우선 보수세력의 도덕 불감증을 꼽는 시각이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보수는 의식 저변에 부패 불감증이 깔려 있다.

여기에 도덕적 가치를 소홀히 하는 개인적 소양이 결합돼 비리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도

"도덕적 수준이 높지 않은 이들이 너무 큰 권력을 가졌기 때문에 예견된 부패"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입법·사법·행정권력 감시라는 '제4부'의 소임을 해야 하는 언론인 출신이

현 정권에서 유독 비리의 주범이 된 것을 보수세력의 불감증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참여정부 때는 조중동의 권력감시기능이 날카로웠지만,

현 정권에선 비리를 눈감아주고 두둔하다 곪아터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실제 보수신문들은 자사 출신 인사들의 비리 보도는 누락하거나 축소 보도했다.

'프레스 프렌들리'를 표방한 이 대통령은

친한 언론인들을 권력 핵심으로 끌어들여 언론탄압이나 언론 관리 창구로 활용했다.

종편을 따내려 정권에 구애를 해온 보수언론 출신의 요직 기용은

언론과 정권의 '패밀리 의식'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보수언론을 안고 당선된 대통령이 보수언론 출신들을 끌어안고 사적 이익을 나눠 가지는

패밀리 의식이 부패를 불렀다"고 진단했다.

비리에 연루된 이들은 대개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언론의 영향력을 정계 진출 발판으로 삼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신재민 전 차관과 이 대통령의 '워싱턴 커넥션'이 대표적이다.

그는 워싱턴 특파원 시절인 1998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 사퇴 뒤

워싱턴에 가 있던 이 대통령과 골프 회동 등으로 친교를 쌓았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조중동이 정권과 결탁한 결과, 권력의 부패를 눈감아주면서 스스로 부패의 연루자가 됐다"며

"언론이 왜 권력과 거리를 두고 견제해야 하는가라는 당위성을 확인해 준다"고 지적했다.



권귀순 기자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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