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함 출동→해적과 1차교전→MB 작전명령→UDT 해적진압
매일경제 | 입력 2011.01.21 21:43
◆ 청해부대 피랍선박 구출
◆"지금 시각은 오전 4시 58분(현지시간). 우리는 지금부터 여명작전을 개시한다."
어스름한 빛이 아덴만 수평선을 물들이는 새벽녘.
조영주 최영함장이 지휘통제실에서 전 부대원들에게 나지막이 명령을 하달했다.
청해부대는 아덴만 해역 새벽시간에 맞춰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억류된
선원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기 위한 '아덴만 여명작전'에 전격 돌입했다.
부대원들 사이에는
AK소총과 기관총, RPG-7으로 무장한 해적을 제압해야 하는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먼저 20여 명의 UDT 작전팀이 3척의 고속단정에 몸을 싣고 쥐 죽은 듯 삼호주얼리호를 향해 나아갔다.
삼호주얼리호 선교에는 수명의 해적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지만 오랜 피로감 때문인지
검은 그림자처럼 다가오는 우리 작전팀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나 작전팀이 선상 위로 오르기 위해서는 해적들의 눈을 딴 곳으로 돌릴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최영함은 삼호주얼리호에 접근한 뒤 위협사격을 가했다.
또 링스헬기가 상공에서 엄호사격을 했다.
깜짝 놀란 해적들은 허둥대며 선실 내부로 몸을 감췄고
UDT 요원들은 손쉽게 선상으로 잠입할 수 있었다.
안전하게 승선한 UDT 요원들은 팀과 개인별로 사전 부여된 임무에 따라
긴밀하고 일사불란하게 선교와 기관실, 50여 개 객실을 차례로 장악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섬광탄, 최루가스탄, 소음탄 등 장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분산된 해적들을 차례로 각개격파했다.
UDT 요원들은 총격전 끝에 오후 3시께(이하 한국시간) 해적들을 제압하고
억류돼 있던 선원들을 모두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삼호주얼리호가 화학운반선이다 보니 사무실, 창고 같은 격실이 57개나 되는 바람에
작전이 완료되는 데는 4시간58분이 걸렸다.
구출 과정에서 선장이 복부에 총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장병과 선원 중 사상자는 없었다.
5시간의 작전은 대성공으로 끝났고
작전에 투입된 부대원들은 자기도 모르게 '휴'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삼호주얼리호는 엿새 전인 15일 낮 12시 40분 아랍에미리트에서 스리랑카로 이동하던 중
인도양 북부 아라비아해 입구에서 소말리아 해적을 만나 피랍됐다.
화학제품을 탑재한 이 선박에는
한국인 8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 미얀마인 11명 등 총 21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우리 정부는 관계 부처 긴급회의를 거친 뒤
16일 오전 0시 30분 에티오피아 지부티항에 정박 중이던 청해부대의 주력함 최영함을 긴급 출동시켰다.
최영함은 18일 오전 4시께 피랍 선박에 다다랐다.
최영함은 삼호주얼리호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쫓으면서 구조작전 개시 시기를 저울질하던 중
돌발상황에 맞닥뜨렸다.
18일 오후 8시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해적이
5노티컬마일(1노티컬마일=1.8㎞) 떨어진 해상에서 항해 중이던 몽골 선박을 추가 피랍하기 위해
해적 자선을 하선한 것이다.
최영함은 수십 명의 해적들이 둘로 분리된 틈을 타 링스헬기와 고속단정을 동원한 작전에 돌입했다.
링스헬기는 자선에 탑승한 해적에 기관총 사격을 가했고 이때 해적 수명이 바다에 빠져 실종됐다.
특수전 요원이 탑승한 고속단정은 삼호주얼리호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총격을 받고 후퇴했다.
이 과정에서 장병 3명이 파편상을 입었지만 큰 상처는 아니었다.
1차 교전 후인 19일 오전 11시 40분 해적들은 삼호주얼리호의 기수를 돌려
소말리아 영해로 6노트(1노트=1.8㎞/h)의 속도로 항해했다.
청해부대는 해적들이 삼호주얼리호를 끌고 소말리아 영해로 들어가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추격하기 시작했다.
해적들이 본거지로 돌아가기 전에 구출작전을 끝내야 하는 청해부대는
결국 '아덴만 여명작전'을 실행하기로 한 것이다.
[임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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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100여일…'금미 305호' 선원들은 어떻게?
SBS | 한주한 | 입력 2011.01.21 21:18
< 8뉴스 >
< 앵커 >
삼호주얼리호는 구출됐지만 지금도 우리나라 선박 또 하나가 납치돼 있습니다.
피랍 100일이 넘은 금미 305호인데요.
이들 상황은 어떤지 또 이번 구출작전이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한주한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삼호 주얼리호 구출작전 소식에 금미305호 가족들의 안타까움은 오히려 더 커집니다.
원양어선 금미호가 지난해 10월 초 케냐 인근 해상에서 납치된 후 100일이 넘었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랍 선원 가족 :
석방 협상 전혀 지금 진전 안되고 있습니다.
전혀 힘이 없어서 어떻게 할 아무 것도 없고 그냥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적들은 한국인 2명을 포함한 선원 43명의 선원 몸값으로
우리 돈 600억 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승선 한국인 가운데 한 명이 말라리아 증세로 위중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장 김 씨가 운영하는 선사가 파산하면서 몸값을 지불할 형편이 안돼,
석방 협상은 지지부진합니다.
군사작전을 한 만큼 돈을 지불해서 피랍 선원을 데려올 가능성은 더 낮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해적들이 금미호에 많은 무기를 실은 것으로 알려져
우리 정부가 군사작전을 펼치기도 녹록치만은 않습니다.
이에 따라 금미호 피랍 선원들의 억류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한주한 jha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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