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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군 "北황강댐 방류대책 건의, 정부 묵살"

기산(箕山) 2009. 9. 14. 18:40

연천군 "北황강댐 방류대책 건의, 정부 묵살"

                                                                                                연합뉴스 | 입력 2009.09.14 17:35

                                                                                                (연천=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관할 군부대, 필승교 수위상승 통보 요청 '무시'

경기도 연천군이 지난해 여름 "북한에서 사전 예고없이 황강댐을 방류할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며
정부 관계기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묵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도 필승교에 설치된 경보시스템 고장에 대비해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 통보해 달라"고 연천군 요청을 철저히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연천군에 따르면 군(郡)은 지난해 7월22일 북한의 황강댐 준공으로 인한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국무총리실, 국토해양부, 통일부 등에 보냈다.

연천군은 김규배 연천군수 명의로 된 A4 용지 2쪽 분량의 건의문에서
"황강댐의 저수량이 3억∼4억t으로 한탄강댐이나 팔당댐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며
"연천.파주.동두천 등 임진강 하류지역의 물 부족이 우려되고
사전 통보없이 물을 무단 방류하면 '물폭탄'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천군은 이에 따라 "북한의 무단 방류로 생길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
군남홍수조절지와 한탄강홍수조절댐을 건설하고 있지만 안전을 확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돼 있지 않다"며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 의제로 상정, 논의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건의문을 접수한 정부 부처는 연천군에 회신하지 않았다고 연천군은 전했다.
연천군 관계자는 "건의문을 공문으로 발송하면 해당부처 담당자가 전결로 처리,
무시될 수 있어 우편으로 건의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연천군은 또 평소 임진강 필승교 수위를 관측하는 군부대에도 협조공문을 보내
필승교 수위가 3m, 5m, 7m 상승할 때마다 통보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연천군이 지난해 6월11일 군부대에 보낸 '재난관련 유관기관 연락체계 구축 및
필승교 수위 관련 협조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에 따르면
"중면 횡산리 필승교에 설치된 자동우량경보시스템의 낙뢰피해 등 예상치 못한 장비 고장에 대비해
임진강 하류 주민 및 행락객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우리 군(郡)의 상황연락처를 알려주니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연천군 재난 담당자는
"당시 연천소방서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는데, 소방서에서는 비상연락처를 알려주는 등
곧바로 회신이 온 반면 군부대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말했다.

wyshik@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