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술·담배 "우린 '세금덩어리'"

기름·술·담배 "우린 '세금덩어리'"

                                                    머니투데이 | 임동욱 기자 | 입력 2009.08.09 15:31 | 수정 2009.08.0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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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차를 몰고 출퇴근 하는 직장인 A씨는 주유소에 들릴 때마다 휘발유 가격에 의심이 많았다.

경제위기로 인해 국제유가가 많이 떨어졌다지만

그가 체감하는 가격하락 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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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직장인 B씨가 부서 회식을 할 때마다 만나는 것은 바로 소주와 맥주.

회식 후 가득한 빈 병을 볼 때마다 주류회사의 수익을 머리 속에 그려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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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연가인 30대 C씨는 가끔 담뱃값이 부담될 때마다 10여년 전 군대에서 지급받던 담배가 그립다.

당시 부대에서 일괄적으로 나눠준 담배 한갑의 가격은 200원이 채 안 됐기 때문이다.

◇휘발유값 절반은 세금

= A씨는 이참에 휘발류의 가격구조를 직접 따져보기로 했다.

현재 국제유가 선물가격를 배럴(158.9리터)당 70달러라고 가정하면,

유가는 1리터에 44센트라는 계산이 나온다. 원화로 대략 500원 초반 대다.

정유회사들은 원유를 수입ㆍ가공과정을 거쳐 휘발유로 내놓는데,

지난 6월 평균 세전 판매가는 661.5원이다.

정유사들의 세전 판매가는 국제유가 추이와 환율 등에 영향을 받는다.

세전 판매가는 지난 1월 평균 442.8원에서 2월 537.0원, 3월 553.9원, 4월 565.2원, 5월 572.8원 등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6월 평균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1607.3원이다.

세전 판매가와 가격 차이는 무려 945.8원에 달한다.

실제 주유소 등이 챙기는 판매마진은 1리터 당 60원이 채 안 된다.

가격차이의 55%인 886.6원은 정부에 내는 세금이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소비자들은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기름 값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

기름 값에 포함된 세금의 비율은 매번 달라진다.

지난 1월 평균 휘발유의 세금비율은 64%에 달했지만 2월 59%로 떨어졌고,

3월 57%, 4월 56%로 낮아졌다.

그러나 5월 57%로 높아진 후 6월 다시 떨어졌다.

휘발유와 경유, 즉 자동차에 넣는 기름에 대한 세금은 '유류세'라 불린다.

여기에는 교통세, 주행세, 교육세와 부가가치세(VAT) 등 4가지의 세금이 붙는다.

우선 휘발유에 붙는 세금으로는 정액제인 교통세(리터 당 529원)가 있다.

여기에 교육세(교통세의 15%)와 주행세(교통세의 26%)가 따라 붙는다.

이 3가지 세금과 정유사의 세전 평균 판매가를 모두 더한 금액의 10%가 부가가치세로 메겨진다.

정부는 상황에 따라 교통세와 주행세의 세율을 조절한다.

주행세는 유류세에 붙는 유일한 지방세이지만 지방재원으로 사용되지 않고

유가보조금 재원으로 사용된다.

유가급등으로 유가보조금 재원이 많이 필요하게 될 경우

정부는 주행세 세율을 올리는 대신 교통세를 내린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이같은 유류세는 정부 재원의 큰 축을 차지한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유류세의 비중은 국세의 16%~18% 가량을 차지한다.

매년 이 비율이 줄어들고 있지만, 국가가 걷어 들이는 세수 중 가장 중요한 세금임은 분명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08년 신고실적 기준 부가세를 제외한 유류세는 18조7000억원으로,

국세 비중은 11.2%였다"고 말했다.

◇세금을 피고 마신다

= 담배가격은 세금의 비율이 더 높다.

2500원인 담배에 붙는 조세 와 부담금은 1534원이다.

담배소비세가 641원, 지방교육세가 320.5원, 부가가치세가 227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345원 등이다.
담배가격 2500원의 61.4%가 바로 세금인 셈이다.

술의 경우 사실상 세금을 마시는 것과 다름없다.

술은 공장 출고가격에 세율을 곱해 세금을 매긴다.

맥주와 소주, 위스키는 모두 세율이 72%다.

출고원가에 주세, 교육세(21.6%), 부가세를 합치면 출고원가의 약 1.13배의 세금이 붙는다.

 

 

임동욱기자 dw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