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中 채소에서도 멜라민 검출"..파문 어디까지(종합)

기산(箕山) 2008. 10. 3. 01:43

"中 채소에서도 멜라민 검출"..파문 어디까지(종합)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10.02 20:49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멜라민 화학폐기물과 함께 사료에 섞어"

 中 "안전성 확보된 뒤 수출"


중국에서 촉발된 멜라민 파문이 분유와 유제품, 가공 식품에 이어 이번에는 상추와 버섯, 미나리,

토마토 등 채소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또 중국에서 사료 제조 시 멜라민을 섞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며 멜라민은 각종 유해물질이 함유된

화학폐기물을 통해 첨가된다는 폭로가 나와 충격을 더하고 있다.

사료에 섞는 화학폐기물에는 멜라민 외에도 발암물질인 아질산나트륨 등 각종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성인용 가공 분유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고 중국산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나라도 50여

개국으로 늘어났으며 뉴질랜드산 우유 단백질에서도 멜라민 성분이 검출되면서 충격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 채소에서도 멜라민 검출 =

중국의 경제잡지 재경(財經)은 특집기사에서 "최근 과학자들이 조사한 결과 상추와 미나리, 토마토,

버섯, 감자 등 농작물에서 모두 멜라민 성분이 잔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버섯에서 최대

17mg/kg의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2007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농약이나 동물 살충제로 사용되는 '시로마진'이

분해되면서 멜라민으로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채소에서 농약 잔류 물질이 멜라민 성분으로

전환돼 검출됐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중국 낙농업계에서 동물 먹이로 쓰이는 사료 제조 시에 멜라민을 포함한 화학 물질을 섞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재경은 최근 기사에서 "사료업계에서 멜라민과 같은 비단백질 첨가물을 넣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

이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멜라민은 질소 함유량이 67%에 달해 금지 첨가물로 지정됐지만

소량의 비단백 질소가 소 등 반추동물의 영양 공급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사료에 멜라민을 섞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전했다.

잡지는 "멜라민은 공장에서 나온 화학폐기물과 함께 사료에 섞이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화학폐기물에는 멜라민뿐 아니라 요소, 암모니아, 실리카겔, 질산칼륨, 아질산나트륨, 빙초산,

활성탄 등이 섞여 있다"면서 "특히 아질산나트륨은 국제사회에서 발암물질로 확인된 유해 물질"이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또 "중국에서 식품 첨가제로 쓰이는 1천500가지 물질 중 250여개 물질에만 국가 표준이

있다"고 지적하며 "식품 안전과 관련해 사실상 관리 체계가 공백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사료에 대한 전면조사에서 멜라민 사료가 무더기로 검출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지난달 22일 각종 사료에 공업용 화학원료 멜라민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전국의 사료업체를 대상으로 멜라민 함유 여부 조사에 들어갔으나

조사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앞서 홍콩의 문회보(文匯報)도 소·돼지·닭은 물론 물고기 사료에도 멜라민이 들어간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보도해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 뉴질랜드산 원료서도 검출 =

낙농선진국인 뉴질랜드산 유아식 원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한국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뉴질랜드 낙농업체에서 생산한 우유 단백질 락토페린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보도에 따라 뉴질랜드산 락토페린(원료) 9건과 이를 원료로 사용한 분유, 이유식 등

19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남양유업파스퇴르유업이 수입한 락토페린 2건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중국 이외의 국가로부터 수입된 유가공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것은 처음인데다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낙농 선진국의 제품 분유원료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돼 멜라민 공포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 다국적 기업도 예외 아니다 =

중국에 공장을 둔 전 세계적인 다국적 제과업체들도 멜라민 파동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제과업체 캐드버리는 최근 홍콩, 대만, 호주에서 수거한 중국산 초콜릿에서 멜라민으로 의심되는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히고 긴급 리콜에 들어갔다.

이 업체는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등 중국 각지의 대형마트에 진열돼 있던 11가지 종류의 제품을

긴급 수거하고 있으며 베이징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을 수거해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

앞서 캐드버리는 내부 검사 결과 일부 초콜릿 제품의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돼 홍콩, 대만, 호주에서

시판 중인 중국산 초콜릿에 대해 리콜조치를 내렸다고 발표했었다.

인도네시아 식품안전당국(FDA)도 마스사와 크래프트 푸드사 등 세계적인 다국적 제조사의 제품인

'스니커즈'와 '엠엔엠스(M & M's)', '오레오' 등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공장에서 만든 제품들은 한국으로도 수입됐다.

또 중국에서 생산된 세계적 식품업체 네슬레사의 분유에서도 소량의 멜라민 성분이 검출됐다고

예진촨(葉金川) 대만 위생서장이 2일 밝혔다.

다국적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레버사(社)의 유명 차(茶) 브랜드 '립톤' 제품 일부에서도

또다시 멜라민이 검출됐다.

지난주에도 중국산 분유를 원료로 사용한 대만에서 유통되던 '립톤 그린 밀크티'를 수거한

이 회사는 홍콩과 마카오에서 팔린 립톤 밀크티 분말 중 오리지널과 골드 두 제품에서 시중에서

수거키로 했다.

◇ 중국은 진화에 부심 =

전 세계적인 파문과 달리 중국에서는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멜라민 파문과 관련해 외국 대표단에게 중국산 유제품의 안전성이 확보된 뒤에

해외 수출을 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사태 진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위생당국은 지난달 30일 한국과 미국, 일본 등 베이징 주재 40여개국 외교관들을 초청해

이례적으로 설명회를 열고 "중국산 유제품의 안전성이 충분히 확인되고 안전검사 시스템이 확보된

뒤에야 수출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런 발언은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수출금지 및 제한 조치가 내려져 사실상 수출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중국 당국이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수출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현재 중국산 분유의 소비 규모가 파문 이전의 80%를 회복하고 있다"며

"문제의 제품에 대해서는 리콜 등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매해도 된다"며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신화통신은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성인용 분유에서 함유된 멜라민은 극히 소량이기 때문에

체내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적으로 배출되므로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과기부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자 멜라민 성분을 신속히 측정하고 검출하는

기술 공모에 나섰다.

과기부는 최근 통지를 통해 새로운 테스트 기법과 기구 공모에 나선 사실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공모의 기준과 방법을 제시하면서 더욱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jsa@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