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보도' 검찰 vs PD수첩 쟁점

`광우병 보도' 검찰 vs PD수첩 쟁점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7.29 14:38 | 최종수정 2008.07.29 16:29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검찰은 29일 PD수첩의 광우병 위험성 관련 보도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보도 내용 가운데 대표적으로 `19군데'에서 의도적 왜곡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PD수첩 측은 그동안 해명 방송 등을 통해 일부 `말실수' 등

잘못된 부분은 시인했지만 대부분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해 왔다.

 

 

◇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 동영상

 

검찰은 PD수첩이 의도적으로 다우너 소들을

`광우병에 걸린 소'나 `광우병 의심 소'로 일방적으로 각인시켰다고 판단했다.

 

미국 시민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가 공개한 동영상은 동물 학대의 실태를 고발하고

식용으로 유통되는 문제점을 제기하기 위한 것인데 PD수첩이 의도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다우너 소의 원인이 59가지가 있고 휴메인소사이어티에서도 `매우 드물게' 광우병에

감염돼 있을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진행자가 다우너 소 동영상 후 "아까 광우병 걸린 소"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PD수첩의 "진행자의 생방송 중 말실수"였다는 사과에도 불구하고 의도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은 PD수첩이 CNN 뉴스를 인용하면서

소들이 도축장에 들어가기 전 1차 검사만 통과하면 도축이 가능한 것처럼 보도한 부분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PD수첩은

최근 해명 방송에서 "주저앉는 것은 광우병의 주된 증상 중의 하나"라는

휴메인소사이어티 관계자의 인터뷰를 실어 보도 내용의 정당성을 강조했었다.

◇ 아레사 빈슨의 사인(死因)

 

아레사 빈슨 씨의 사인에 대해 빈슨 모친이 딸의 사인을 말하면서

CJD(크로이츠펠트 야콥병)라고 한 부분을 PD수첩이 vCJD(인간광우병)로

번역해 내보낸 것도 쟁점이다.

검찰은 PD수첩이 빈슨 씨가 위 절제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사인을 vCJD(인간광우병)인 것으로 기정사실화 시켰다고 결론내렸다.

빈슨 모친이 MRI(자기공명영상)결과에 관해 `CJD'라고 말했는데도

이를 `vCJD'로 잘못 자막 처리하고, 뒤이어 "MRI 결과는 틀릴 수 없다"는

주치의 인터뷰를 방송해 미국 보건당국 및 언론에서 제기한 다양한 가능성은 무시하고

vCJD 가능성만을 집중 부각시켰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PD수첩은 이에 대해

"전문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어머니가 두 의학용어인 vCJD와 CJD를 혼동했고,

vCJD와 CJD를 섞어서 이야기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딸의 사인을 vCJD로 의심했다"며

해명 방송에서 빈슨의 어머니가 다른 미국 방송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추가 공개했다.

◇ 전반적인 번역 오류 문제

 

검찰은 PD수첩이 빈슨 모친 등의 인터뷰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5~6군데에서 잘못된 자막 처리 및 오역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이는 `단순한 오류 이상'이라고 판단했다.

PD수첩이 원본을 소개하면서

`dairy cow'를 `젖소'가 아니라 `심지어 이런 소'로 번역하고

`charged with animal cruelty'를 `동물학대를 받고 있는'이 아니라

`광우병 의심 소를 억지로 일으켜'로 번역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빈슨 모친의 `could possibly have...' 발언을

`걸렸을지도 모르는'이 아니라 `걸렸던'으로 오역해

빈슨이 인간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단정 보도했으며

 

미 WAVY TV 방송의 `doctors suspect...' 부분을

`의사들은 ... 걸렸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한다'가 아니라 `의사들은 … 걸렸다고 합니다'로

자막 처리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PD수첩은 수차례 유감을 표명하거나 의역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내용을 왜곡해 허위의 사실을 전한 일은 없다"고 강조해왔다.

◇ "한국인 광우병 발생 위험 영국인의 3배"

 

검찰은 유전자형과 인간 광우병의 감염 위험에 관해 국내외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MM형이 인간 광우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유전자형에 비춰 한국인의 발생 확률은 94%로서 영국인에 3배,

미국인에 2배" 라고 보도한 것은 명백히 잘못됐다는 것이다.

또 이번 한미 협상을 통해 SRM(광우병위험물질) 부위가 변경됐는데도

PD수첩이 종전 기준에 따라 SRM 부위를 보도했고,

SRM 0.1g만으로도 광우병이 감염되고 이후 100% 사망한다는 보도는

의도적 과장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라면스프 등을 통한 vCJD 감염 사례는 현재까지 단 1건도 없고

또 화장품의 재료 등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이를 통한 vCJD 감염 가능성은 별로 없는데도

라면스프 등을 통한 감염 위험을 과장되게 보도했다고 밝혔다.

PD수첩은 해명 방송에서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라는 것은 부정확한 표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우리나라 국민이 인간광우병에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보도 취지다"고

해명한 바 있다.

taejong75@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