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분당급 부추김'

기산(箕山) 2007. 5. 24. 01:32

                                                                                          2007년 5월 23일 (수) 21:01   한겨레

[르포] ‘분당급 부추김’ 용인·화성 들썩


‘분당급’ 새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지역의 집값과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후보지 안의 골프장 회원권도 상승세다.

용인 남사면 중개업소 “올해 초보다 30% 올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거래 없지만 분양값 압박


23일 찾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경부고속도로 오산 나들목을 나와 동남쪽으로
20여분 가면 나오는 이곳은, 서쪽으로 오산시, 북쪽으로 안성시와 맞닿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이 일대는 최근 새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부동산값이 뛸 만큼 뛰었다”는 말이 나돌고 있었다.

남사면 ㅎ부동산 이아무개(42)씨는
“이 지역 땅값은 연초에 비해 30% 가량 올랐다”며
“최근 매물로 나왔던 20여평짜리 빌라 여섯 채가 일주일 만에 팔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새도시 개발 소문이 퍼지면서 농가주택 가격도 상당히 올랐고,
외지인들의 토지·주택 매입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초 6천만~7천만원에 불과하던 24평형 빌라는 현재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20평짜리도 호가는 1억원에 가깝다.

용인시 도시과의 한 관계자는 “남사면은 동탄 새도시와 인접한데다
건설 중인 서울~용인(영덕~양재) 고속도로와 연결되고,
경부고속도로 접근성도 좋아 새도시 후보지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새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화성시 동탄 새도시 동쪽도 들썩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곳의 부동산 업소에는 빌라나 농가주택 등의 매물을 찾는 문의가 계속 이어졌다.
 
동탄면 ㄷ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이나 외지에서 빌라나 농가주택을 찾는 문의 전화가 요즘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곳은 리베라·기흥·골드·코리아컨트리클럽 등 골프장 밀집지역이다.
기흥컨트리클럽의 경우 지난해 연말 2억9500만원이던 일반회원권 값이
최근 3억500만∼3억1000만원으로 1500여만원 가량 오르는 등 골프장 회원권값도 오름세다.

화성시 동부출장소 건축행정계 관계자는
“요즘 건축물을 짓는 과정에서 주민들 사이에 분쟁이 많아졌다”며
“땅 한 평이 수백만원에 이를 만큼 올라 자칫 경계라도 침범하면 바로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주민 김아무개씨는 “보상을 노린 무허가 건물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현재 용인·화성 지역은 토지거래 허가구역이어서 토지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땅값이 오르면 보상비가 늘어나고, 이는 분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화성시 고위 관계자는
“동탄 새도시 동쪽까지 개발하면 새도시 전체 규모는 1천여만평에 이른다”며
“이 정도면 자족 기능이 갖춰진 도시 형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분당급 새도시 발표가 늦어지고 후보지역이 어디 어디란 소문이 난무하면서
안정세에 접어들던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투기가 재연될 조짐마저 보인다.
 
연초부터 새도시 후보지로 거론됐던 광주 오포, 용인 모현, 이천, 하남에 이어,
이번에는 용인 남서, 화성 동탄, 고양, 양주, 포천까지 경기지역 대부분이 새도시 기대감으로
들뜨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검단 새도시 발표 때 부동산값 폭등의 후유증을 경험했는데도 정부 부처간에 엇박자가 나면서
부동산 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이는 부동산값 상승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용인·화성 / 김기성 홍용덕, 최종훈 기자  
player1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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