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레의 난스텝(난춤) 금지
- 난 스텝(난춤)의 정의
난 스텝이란 영어로 non step 즉 스텝이 아니라는 말이다.
춤에 있어서 스텝이 아니라는 의미는 남녀가 어떤 춤의 어느 휘겨의 정형화된 스텝
(왈츠의 내쳐럴 턴1~6보, 또는 지르박의 기본 베이직 6보 등)을 무시하고 음악에 맞춰
서로의 발, 즉 스텝이 엉클어짐이나 엇박자가 안 생기면서 텐션을 서로 정확히 주고받으면서
춤을 능숙히 추는 것을 말한다.
- 난 춤의 종류
우리나라의 트로트 음악은 4/4박자다.
음악적 강세는 통상 강, 약, 중강, 약의 반복이다.
․ 쿵난 : 음악적 강세가 있는 ‘쿵’ 박자에 남성 오른발(여성은 반대, 이하 같음)을 움직인다.
․ 짝난 : 음악적 강세가 약한 ‘약’ 박자에 남성 오른발을 움직인다.
쿵난, 짝난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로 구별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우리가 룸바춤을 출 때도 룸바 음악의 강세는 첫 박자에 있지만 percussive accent가
마지막 박자 즉 4에 있기 때문에 룸바춤의 특성상 2번째 박자에 춤을 시작한다
(그 이유에 대하여는 시간이 허락하면 나중에 자세히 글을 올리도록 한다).
그렇다고 첫 박자에 춤을 시작한다고 춤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룸바의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렇게 추지 않을 뿐이다.
룸바 음악은 4/4박자로써 음악적 강세(musical accent)는 각 소절의 첫 번째 박자에 있지만
몸으로 가장 강렬하게 표현해야할 타악기의 강세(predominant percussive accent)는
각 소절의 마지막 즉, 4번째 박자에 있다.
룸바를 첫 번째 박자에서 시작하면 쿵룸(쿵룸바춤),
2번째 박자에서 시작하면 짝룸(짝룸바춤)이라고 구별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생각한다.
4번째 박자에 타악기의 강세(predominant percussive accent)가 없는 부르스 음악에 맞춰
룸바를 출 때 굳이 2번째 박자에 춤을 시작할 필요 없이 첫 번째 박자에 춤을 시작할 수 있다.
이 경우는 쿵룸이 될까?
춤(couple dance)은 pair(춤짝)간의 약속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음악적 강세(musical accent)가 있는 각 소절의 첫 번째 박자에
춤을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다.
지르박, 부르스, 왈츠, 탱고, 폭스트롯트, 퀵스텝, 비엔나 왈츠, 삼바, 파소도블, 자이브, 살사,
메렝게, 바차타, 아르헨티나 탱고, 람바다 등은 모두 첫 박자에 시작한다.
그러나 룸바 나 차차차는 춤의 특성상 2번째 박자에 시작한다.
이러한 모든 것은 이미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의 약속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난춤은 첫 번째 박자인 ‘쿵’에 시작하는 ‘쿵난’과
두 번째 박자인 ‘약’에 시작하는 ‘짝난’으로 구별한다고 해도 절대로 틀린 것은 아니다.
- 난 춤의 이해
오래 전 ‘난 춤’의 용어에 처음 접했을 때,
난춤이란
난해(難解)한 춤, 어려운 춤
난(蘭)처럼 고고(孤高)한 춤
떨 춤, 제자리에서 잔발을 띠므로 멀리서 보면 떠는 춤으로 보임
자이브처럼 이리 저리 방방 뛰는 춤 정도로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카바레 곳곳에 난스텝 금지라는 부착물이 붙어 있어 당시에는 댄스스포츠가 대중화되지 않은
상태라 이리 저리 방방 뛰는 자이브는 신문 한 장 위에서 출 수 있는 지르박을 추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 자이브를 금지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 적도 있었다.
- 난춤의 특징
난춤은 지르박의 일자춤, 삼각춤 등과 별 반 다른 점이 없다.
일반 지르박은 6박자 춤인데 1보 2보는 예비 step이고 3보 4보는 휘겨의 step 5보 6보는
마무리 step이다.
남성 일자 basic을 예로 든다면,
1보 - 왼발 옆으로(체중이동)
2보 - 오른발 왼발 옆에 찍고(체중이동 없음)
3보 - 오른발 후진(체중이동)
4보 - 왼발 후진(체중이동)
5보 - 오른발 후진(체중이동)
6보 - 왼발 오른발 옆에 찍고(체중이동 없음)
의 순서로 step을 한다.
지루박의 휘겨는 무궁무진하다.
각 휘겨마다 step의 변형도 다양하지만 모두 기본 6박자를 약간 변형한 것이다.
춤의 고수들은 어떤 때는 박자를 죽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step을 생략하기도 하면서
자유자제로 춤을 추지만 기본은 6박자에 맞춰 춤을 춘다.
일자 춤이냐 삼각 춤이냐의 구별도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남성이 여성을 제자리에서 회전을 시키려면 남성은 삼각 춤의 step을 밟아 주는 것이 좋다.
삼각 춤의 기본 베이직은(남성 기준),
1보 - 왼발 옆으로(체중이동)
2보 - 오른발 왼발 옆에 찍고(체중이동 없음)
3보 - 오른발 45도 오른쪽으로 후진(체중이동)
4보 - 왼발을 오른발에 옆에 놓고(체중이동)
5보 - 오른발 45도 오른쪽으로 전진(체중이동)
6보 - 왼발 오른발 옆에 찍고(체중이동 없음)
하면서 삼각형을 만든다.
세월 따라 춤도 발전하면서 많은 휘겨가 생겨나게 되었다.
지르박의 경우도 기본 삼각 step만 가지고는 다양한 춤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없어 일자 step이 보급되면서 지르박의 휘겨는 무궁무진 다양하게 되었다.
국내에 소개된 자이브의 휘겨는 82번까지가 최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르박은 100여개 이상 되는 것 같다.
어느 지르박의 달인은 200여개도 된다고 한다. 후까시, 안다리 꺽기, 허리감아돌리기 등등.......
rope spinning이라는 휘겨가 룸바나 차차차 살사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지르박의 고수들은
지르박에도 rope spinning을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난춤은 일반 지르박과 특별히 다른 것은 없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러면 난춤과 일반 지르박은 어떻게 다른가?
일반 지르박은 정형화된 휘겨의 step을 남녀가 정확히 밟으면서 춤을 추는 것으로 스텝을
정확히 밟다보니 남녀가 춤을 추면서 가까워 졌다 멀어졌다 하는 춤의 폭이 다소 길 수 있다.
그러나 난춤은 step을 최대한 짧게 움직이고 마루바닥에서 발을 최대한 짧게 뗀다.
발의 움직임이나 신체의 동작이 작을수록 좋다.
멀리서 보면 춤을 추는 것인지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인지 구별이 안 될 때가 많다.
그리고 남녀가 정형화된 휘겨의 step을 밟는 것이 아니라 음악에 맞춰
자기 마음대로 step을 밟는다.
그렇게 step을 밟아도 남녀의 step이 엉킨다든가 텐션의 느낌이 없는 것이 아니고
음악을 정확히 타면서 남녀의 step이 정확하고 텐션의 느낌이 정확히 전달되어져 온다.
그러면 난춤이 좋은가 일반 지르박이 좋은가?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카바레에서 여러 여성을 잡아보면 답이 나올 것 같다.
일반적으로 춤을 잘 추고 젊은 여성층은 많이 움직이는 춤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이든 분들이나 초보자들은 일반적으로 많이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나이 많은 여성들은 많이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남성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이는 속일 수 없다는 우리의 옛말이 있드시 나이 들면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달릴 것이기
때문에 많이 움직이면 쉬 피로 감이 올 것이다.
그리고 난춤을 즐길 수 있는 춤의 고수가 되려면 특별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최소한 지루박을
20~30년 이상을 해야 그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사교춤 계의 정설인 것 같다.
30대에 춤을 배우기 시작한다면 최소한 50~60대가 된다.
하지만 요즘은 70대도 충분히 활동할 나이다.
우리가 서서 걸을 수 있을 때까지는 춤을 즐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난춤을 열심히 배웁시다.
- 난춤의 금지이유
그러면 정형화된 스텝을 무시하고 음악에 맞춰 그냥 편한 대로 추는 춤인데
왜 카바레에서 금지 시켰을까?
그 이유가 지금까지 궁굼하다. 왜냐고?
카바레 업소 사장님한테서 직접적으로 난스텝 금지이유를 듣지 못했으니까....
일반 지르박보다 움직이는 범위가 좁으면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지 않으므로
카바레업소 사장님 입장에서 보면 그만큼 손님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춤을 자유자제로 춘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처음에는 남녀가 서로 자기 휘겨의 스텝을 정확히 알고 숙달될 때까지 반복하여야
음악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다.
그런데 스텝을 무시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은
춤의 고수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한 춤의 고수들이 자기 춤을 자랑이나 하듯이 테이블 옆 사이드에서
한 두시간 계속 춘다고 생각해 보자.
그들은 음악에 취해 발을 움직인다. 전혀 힘 안 들어가고 몇 시간을 계속 출 수 있다.
손님입장에서는 주눅들 일이고 카바레업소 사장님 입장에서는 매상이 안 올라가지요.
아르바이트 손님이면 생맥주 코너에 가서 목을 축일만도 한데....
그리고 테이블 손님은 테이블로 들어와 한잔 할만도 한데...
난쟁이(난춤추는 사람)들은 자리에 들어올 생각을 안 한다.
2시간도 좋고 3시간도 좋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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