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탐방

이젠 市場과 함께 춤을...

기산(箕山) 2006. 8. 7. 02:55
이젠 市場과 함께 춤을...
 
권오규 경제부총리 내정자 알고보니 사교댄스 달인
차차차·탱고서 지르박까지 ‘7년간 아내와 댄스’
“경제수장 됐으니 눈치보지 말고 자신의 춤 추길”

얼마 전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쉘 위 댄스
(Shalledance) 실장’이 등장했다.

이 홈페이지는 일본영화 ‘쉘 위 댄스’에서 사교춤의 매력에 폭 빠진 중년 남성에 빗대어 “아내 사랑이 가득한 댄스를 추는 엘리트 경제관료”라고 그를 소개했다.

 

춤의 남자는 다름아닌 신임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으로 내정된 권오규(54) 전 청와대 정책실장. 과천 재경부 청사에선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연미복 입고 춤추는 경제부총리가 탄생하게 됐다”고들 입을 모은다.

 

권 내정자는 관가(官街)에서 소문난 ‘사교댄스의 달인(達人)’. 차차차, 왈츠, 탱고, 룸바, 지르박, 자이브 등을 두루 섭렵한 춤꾼이다.

 


그가 댄스를 처음 배운 건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으로 재직 중이던 1999년 말. 대한민국 정부 부처 국장급 중 가장 바쁜 자리를 맡고 있으면서도 쉬는 주말이면 부인 김은숙(54)씨와 백화점 문화센터에 다니며 기본스텝을 익혔다. 일 때문에 댄스수업에 빠지면서 부인과 실력 차이가 벌어지자, 나중에는 7개월짜리 ‘특별 과외수업’을 받아 부인의 스텝을 따라갔다.

 

권 내정자가 댄스에 눈을 뜬 것은 IMF 대리이사로 미국에서 지내던 1998년 여름, 한 지인(知人) 부부의 은혼식 파티에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다양한 국적의 300여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댄스 경연대회가 열렸는데, 중년 한국인 부부가 화려한 라틴댄스로 외국인들을 누르고 우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부부가 저렇게 살 수 있구나” 하고 감탄했다고 한다.

 

댄스처럼 유연한 사고를 가진 그가 새 경제팀 수장이 되는 것을 경제계에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제 권 부총리 내정자가 시장(市場)과 함께 댄스를 추어야 할 때가 왔다”며 “고용불안, 경기침체, 서민경제 복원 등 다양한 댄스 파트너들과 호흡을 맞춰서 멋진 춤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 내정자가 다양한 종류의 춤을 모두 뛰어나게 추는 것처럼, 앞으로 부동산·경기대책·복지정책·한미 FTA 등 주요 경제 현안들을 잘 풀어나갈 것이란 기대가 많다. 또 춤을 잘 추려면 기초체력과 기술이 필요하듯이, 약해진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배가시키는 경제 부총리가 돼달라는 주문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경제부총리들은 왈츠를 추라는 청와대와 탱고를 추라는 시장의 요구 사이에 끼여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엉거주춤한 댄스를 추곤 했다”며 “권 부총리 내정자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한국경제발전을 위해 자신의 춤을 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근기자 ykpark@chosun.com
입력 : 2006.07.04 23:04 25' / 수정 : 2006.07.05 09:40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낙서탐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춤 금지 이유는???  (0) 2006.11.14
아메리칸 댄스  (0) 2006.08.23
3人3色 (창작무용발표)  (0) 2006.06.16
사교춤이 좋은 이유  (0) 2006.05.20
사교춤의 매력  (0) 2006.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