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

'여우고개 살인사건'과 닮은 '인천 모자 살인사건'

기산(箕山) 2013. 9. 24. 15:55

'여우고개 살인사건'과 닮은 '인천 모자 살인사건'

 

                                                                  연합뉴스 | 입력 2013.09.24 13:48 | 수정 2013.09.24 13:53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차남, 범행 전 여우고개 사건 다룬 방송영상 시청

지난 4월 중순 경기도 파주시 여우고개라 불리는 한 도로 인근 야산에서 7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땅속에 파묻혔던 시신의 왼쪽 다리뼈가 산짐승에 의해 우연히 드러난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시신 발견 지점을 파보니 170㎝ 키의 남성 시신이 나왔다.

이 남성은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실종된 안모(70)씨였다.


 

 

 

 

경찰 조사결과 안씨는 장남(33)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가 집에서 마약을 제조해 복용하던 장남을 경찰에 신고했고, 집행유예를 선고받게 된

장남이 앙심을 품은 것이다. 이른바 '여우고개 살인사건'이다.

24일 실종자들이 모두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둘째 아들에 의한 패륜 범죄로 밝혀진

인천 모자(母子) 살인사건은 여우고개 살인사건과 닮은 구석이 많다.

두 사건 모두 부친과 모친·형 등 친족을 잔인하게 살해한 패륜 범죄다.

안씨의 장남은 증거를 없애려고 부친의 시신에 불을 지르고 암매장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모친과 형을 살해한 정씨도 형의 시신을 3등분으로 토막냈다.

범행을 저지른 장소와 시신 유기 지점에도 공통점이 있다.

 

각각 부친과 모친 집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시신을 가방에 담아 차량에 실어 옮겼다.

또 평소 자신들이 지리를 잘 알던 지역의 야산에 시신을 유기했다.

안씨의 장남은 처가가 있는 파주의 한 야산에,

정씨는 평소 강원랜드를 오가며 지리에 익숙한 정선 국도변과

외가가 있는 경북 울진의 야산에 각각 시신을 버렸다.

두 사건은 정황 증거만 있고 존속살해 혐의를 입증할 직접 증거를 찾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안씨의 장남은 부친이 실종된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5시 52분께 검은색 여행용 가방을 끌고

부친이 사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를 탔다.

부친의 집 바로 아래층에 내린 장남은 20여 분 후인 오후 6시 15분께 끙끙대며 가방을 끌고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린 뒤 사라졌다.

당시 실종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안씨의 장남이 부친을 살해한 후 시신을 가방에 담아 옮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는 장남의 혐의를 입증할 직접 증거가 되지 못했다.

당시 경찰은 안씨 장남의 존속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입건조차 할 수 없었다.

인천 모자살해 사건의 차남 정씨도

경찰 조사에서 거짓말 탐지기 음성 반응과 일부 알리바이가 모순된 정황이 드러났다.

정씨가

실종된 형의 차량을 타고 동해IC를 통과해 경북 울진과 강원도 정선 등에 다녀온 사실이 확인됐다.

정씨는

당시 모친 집에 있었다며 혐의를 극구 부인했고, 긴급체포됐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기까지 했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결국 시신이 발견되면서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밝혀졌다.

두 사건의 피의자들은 각기 살인이나 실종과 관련된 영화, 책, 방송 프로그램을 범행 전에 봤다.

안씨의 장남은 범행 전 영화 '나는 살인범이다'를 봤고,

정씨는 살인과 실종 사건을 다룬 방송사 시사고발 프로그램 29편을 시청했다.

정씨가 지난 5∼7월 사이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영상 가운데 여우고개 살인사건을 다룬

모 방송사 시사고발 프로그램도 있었다. 두 사건이 닮은 이유다.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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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모자 시신 모두 발견…경찰 “장남 시신 토막나 있어”

 

▲ 22일 오후 인천 모자(母子) 실종사건 용의자로 긴급체포됐던 용의자 정모(29)씨가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에서 실종된 모자(母子)가 실종 한 달여 만에 모두 시신으로 발견됐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24일 오전 7시 50분쯤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일대에서 장남 정화석(32)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인 차남 정모(29)씨가 이날 새벽 범행 사실을 자백하고 시신 유기 장소를 진술하자

과학수사반을 대동해 현장으로 보내 장남의 시신을 찾았다.

장남의 시신은 절단된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비닐에 싸인 채 매장된 시신을 수습해 보니 3등분으로 절단돼 있었다”며

“잔혹한 수법으로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오전 9시 10분께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가사리 야산에서 어머니 김애숙(58)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김씨의 시신은 청테이프로 손·발이 묶이고 비닐과 이불에 싸인 채 여행용 가방 안에서 발견됐다.

당시 시신은 뼈만 남아 있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으며 흉기로 찔렸거나 둔기로 맞은 흔적은 없었다.

경찰은 정씨가 두 사람이 실종된 지난달 13일이나 다음날인 14일

어머니의 인천 남구 용현동 집에서 김씨와 형을 차례로 살해하고 정선과 경북 울진에 각각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퀵서비스 배달원인 정씨는

지난 2011년 결혼 당시 김씨로부터 1억원 상당의 빌라를 신혼집으로 받았지만

어머니와 상의를 하지 않고 이를 파는 등 금전적인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경찰은 정씨가 8000만원 정도 빚이 있었고

지인들에게 생활고를 이유로 돈을 빌려달라고 말한 정황도 확인했다.

 

결국 정씨는 10억원대의 원룸 건물을 소유한 어머니와 금전문제로 사이가 나빠지자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씨의 부인 김씨가 시신 유기 장소를 지목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시신 유기 당시 남편과 동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경찰은 며느리 김씨가 이번 사건에 개입한 정황과 공범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며느리 김씨의 범행 가담 정도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는

“남편이 어머니와 형을 살해했는지는 알지 못하며 남편이 ‘바람을 쐬러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고

진술했다. 시신 유기 당시 자신은 차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시신이 발견된 뒤 존속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4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201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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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子실종' 훼손된 장남 시신…오후 수사결과 중간 발표

                                                                                                 2013-09-24 12:00

 

 

[앵커]

지난달 인천에서 발생한 모자 실종 사건과 관련해

어제 어머니 시신에 이어 오늘 장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피의자인 차남 정 모 씨의 구속 여부는 오늘 밤 결정될 예정입니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강정규 기자! 시신이 추가로 발견된 곳은 어디입니까?

[기자]

오늘 아침 7시 50분쯤, 경북 울진군 소광리에 있는 한 야산에서 발견됐습니다.
피의자인 차남 정 모 씨의 외가가 있는 곳인데요.

경찰은 지난 일주 동안 정 씨의 아내 김 모 씨가 지목한

시신 유기 장소를 중심으로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성과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밤사이 차남 정 씨가 범행을 자백하면서 한 달 넘게 방치돼 있던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이 차남 정 씨를 직접 데리고 울진으로 가서 장남 정 씨의 시신을 찾아낸 겁니다.

장남 정 씨의 시신은

어제 발견된 어머니 김 씨와 마찬가지로 비닐 등에 겹겹이 둘러싸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시신의 일부가 훼손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현장 감식이 끝나는 대로 시신을 국과수로 옮겨 부검할 예정입니다.

[앵커]

오늘 차남 정 씨의 구속 여부를 결정 짓는 영장 실질 심사가 열리죠?

[기자]

차남 정 씨는 현재 경북 울진에서 다시 인천으로 이송되고 있습니다.
오후 2시,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서인데요.

정 씨가 밤사이 범행을 자백했고, 버려진 시신도 나온 만큼, 구속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정 씨는 불과 어제 저녁까지만해도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입을 열지 않았는데요.

어머니 김 씨의 시신이 발견되고 경찰이 구속 영장을 신청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 오자

결국 범행을 실토했습니다.

경찰은 정 씨가 금전 문제로 다투다 어머니와 형을 살해하고 시신을 내다 버린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늘 발견된 장남의 시신이 훼손돼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추가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일단, 오늘 오후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종합해 중간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강정규[live@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