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CJ 파티장’… 연예인 등 5 ~10명 접대, 하루 술값 수천만원
곽승준·이재현 ‘부적절한 향응’ 청, 알고도 방치
경향신문 정제혁 기자 입력 2012.04.24 03:05
2009년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부적절한 향응을 받은 정황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장관급 대통령 직속기구의 수장이 재벌그룹 총수와 어울린 채 수십차례에 걸쳐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금품수수건과 맞물려 현 정권의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
문건을 보면 곽 위원장은 2009년 6~8월 2개월간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룸살롱에서
이재현 회장과 수십차례 어울렸다.
이 회장은 접대부 봉사료를 포함해 하룻밤에 평균 수천만원을 술값으로 지불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회장이 곽 위원장을 접대한 룸살롱은 이 회장의 전용 주점이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 술집은 일명 'CJ파티장'으로 불렸다고 문건은 전했다.
곽 위원장은 2개월간 수십차례 룸살롱을 출입했다고 한다.
문건에는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이 술자리에서 미디어법을 비롯한 정부 정책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고 나와 있다.
문건에는 이 회장이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여성 연예인을 동원해 곽 위원장을 접대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당시는 장자연씨가 소속 기획사 대표로부터 성접대를 강요받고 목숨을 끊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직후다.
문건에는
"연기자 ㄱ씨 등은 기획사 대표의 강요로 룸살롱에서 접대부로 종사하면서
이재현 회장과 곽승준 위원장의 술자리에 6~7회가량 동석했다"고 돼 있다.
또 "이 회장이 룸살롱에 곽 위원장을 대동하고 신인 연예인이 포함된 5~10여명의 접대부를 동석시켜
술을 마셨다"고 적혀 있다.
문건 작성자는
"곽 위원장은 정부의 '서민정책'에 반하여, 대기업 회장 등 특정인만 출입하는 고급 룸살롱에
특정 기업인과 함께 출입하면서 연예인 접대부를 동석시켜 술을 마시는 등
고위 정부인사로서 특정 기업인과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이라고 적었다.
문건에는
당시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을 접대했던 연예인이 경찰에서 관련 내용을 구두로 진술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또 연기자 ㄱ씨 등이 이 같은 내용을 수사기관에서 진술했다는 이유로 룸살롱 업주 한모씨로부터
"앞으로 연예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문건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곽 위원장의 비위 사실을 파악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문건은
"연예인 비리사건 수사 중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진술이 있었으나
이는 내사 중인 연예인기획사 비리사건의 본질과 관련이 없고, 자칫 사건 내용이 언론 등에 유출될 시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그 진술 내용을 수사기록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적었다.
또 "다만 실체적 진실과 사실관계의 진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민정수석실 특별감찰팀 파견 경찰관에게 보고(했다)"라고
밝혔다.
문건은 이어
"당시 특별감찰팀에서는 관련 내용의 진위 확인을 위해 보고자를 비롯하여 연기자 ㄱ씨 등 관련자와 직접 대면하여
사실 관계를 확인한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건 내용대로라면 경찰을 통해 곽 위원장의 비위 사실을 보고받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자체 조사를 벌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올해 초 국무총리실 소속 공직복무관리관실도 같은 내용의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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