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조사뒤 경질한다 해놓고 청와대, 시간끌며 흐지부지 넘겨”
한겨레 2012.01.19 20:50 수정 2012.01.19 22:20
입력'CNK 감사원 감사 청구 결의' 이끈 정태근 의원 청, 왜 단호한 조처 안했는지
금감원·검찰·감사원 등 기관 제때 조사 안한게 문제 핵심
오덕균 대표 '박영준이 내 배경' 평소 주변에 말하고 돌아다녀
박영준 "헛소리…정치적 음해"
정태근 무소속 의원은 19일
카메룬 다이아몬드광산 개발업체인 씨앤케이(C&K 인터내셔널)의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금감원, 검찰, 감사원 등 사정기관이 제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면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배후로 지목했다.
정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금감원에서는 이미 지난해 3월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놓고 10개월을 끌다가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올 것 같으니까 어제(18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도대체 왜 이렇게 끌었는지 미스터리"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8월
씨앤케이 주가조작 의혹을 처음 제기해 국회의 감사원 감사청구 결의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정 의원은
"이 사건의 심각성을 지난해 2월 처음 인지하고 청와대에 물었더니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이미 조사를 했고, 그와 관련해 박영준 지경부 차관(당시)을
경질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러나 박 차관이 '총선 출마를 위해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걸로 해달라'고 해서
시간을 끌면서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지난해 6월 물러난 뒤 대구 중·남구에 4월 총선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정 의원은
"청와대가 왜 단호한 조처를 하지 않았는지, 감사원이나 검찰은 왜 조사하지 않았는지가
앞으로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며
"특히 금감원은 주가조작 조사하는 게 본연의 업무인데
외교부 공직자가 연루된 문제를 조사하는 데 왜 이리 시간이 걸렸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교부는 조직적으로 이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사정기관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이유로 박 전 차관을 지목했다.
박 전 차관은 국무총리실 차장이던 2010년 5월 민관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카메룬을 방문해 씨앤케이를 잘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 있다.
정 의원은
"오덕균 씨앤케이 대표는 평소 주변에 '내 배경은 박영준'이라고 말하고 다녔다"며
"사건이 불거지자 박 전 차관이 사정 기관들에 포진한 자신의 인맥을 통해
무마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박 전 차관을 의심하는 또 하나의 이유로,
지경부에서도 부정적으로 판단한 카메룬 다이아몬드광산 개발사업을
박 전 차관이 도왔다는 점을 들었다.
지경부는 2006년부터 이 사업에 대해
"신뢰할만한 매장량 평가를 위해서는 하부 정밀탐사·시추 등의 후속작업이 필요하다"며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 의원은 또
"(지난해 9월) 감사원 감사청구 결의안을 처리할 때 예결위 결산소위에서
배영식 의원을 뺀 나머지 한나라당 의원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해
내가 '이거 안 하면 탈당하겠다'고까지 해서 관철시켰다"며
"의원들이 왜 반대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박 전 차관의 반론을 들으려 연락을 시도했으나, 이날 낮까지 접촉이 안 됐다.
한편,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씨앤케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은석 외교부 에너지 자원대사와
오덕균 씨앤케이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하기로 했다.
오 대표는 최근 카메룬으로 출국한 상태다.
글 황준범 기자jaybee@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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