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재 몰리는 강소기업 ① 미래테크
[중앙일보] 입력 2011.07.14 00:29 / 수정 2011.07.14 06:36
청년 일자리, 함안 시골에도 답 있다
13일 경남 함안군 군북면 월촌리 미래테크 직원들이 퇴근하고 있다.
외지에서 온 직원들은 근처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간편한 작업복 차림으로 출퇴근한다.
[함안=송봉근 기자]
푸른 논이 펼쳐진 조용한 시골 마을인 경남 함안군 월촌리.
이곳에서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강소(强小)기업이 쑥쑥 크고 있다.
13일 남해고속도로 군북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월촌리 방향으로 5분 정도 가자
병풍처럼 둘러쳐진 야산 앞에 들어선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청년 인재들이 몰리는 미래테크다.
2008년 창업한 미래테크는 풍력발전기용 ‘타워플랜지’를 생산한다.
풍력발전기는 날개와 몸체로 나뉜다.
몸체 길이는 80~100m, 무게는 50~60t 안팎이다.
옮기기 힘들어 보통 10m 정도씩 토막을 낸다.
이 토막을 다시 연결할 때 쓰는 부품이 ‘타워플랜지’다.
직경 4~5m, 무게 2~3t인 플랜지를 매년 3000~4000개 생산해 전량 미국과 인도 등에 수출한다.
지금까지 단 한 개의 불량품도 없었다.
신뢰경영의 성과다.
창업 첫해 4억원이던 매출액이 올해 130억원을 바라보게 됐다.
박희천 사장
박희천(49) 사장은 1987년 한국프랜지 말단 사원부터 시작했다.
한 걸음씩 밟아 올라갔다.
부산의 (주)케이에스피 대표이사까지 22년간 현장을 누볐다.
이렇게 쌓은 기술에 자신이 있었다.
미래테크를 창업했다. 뜻이 맞는 직원 3명과 시작했다.
함안에 터를 잡은 건 지방에서도 경쟁력 있는 회사를 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다.
땅값도 쌌다.
창원 같은 대도시의 공장 부지는 3.3㎡당 300만원대지만 함안은 3.3㎡당 40만원대다.
밤새워 연구를 했다.
그래서 탄생한 기술이 ‘링형 가공대상물의 자동동심장치’다.
전국에 타워플랜지를 만드는 회사가 20여 개 있지만 국내 유일의 기술이어서 특허도 받았다.
문제는 직원이었다.
“시골로 내려올 직원이 있을까?”
박 사장은 기술과 비전이 있다면 청년들이 몰릴 거라고 자신했다.
그는 ‘직원 제일주의’를 내세웠다.
회사가 직원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 최고 상품이 나오고, 고객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철학이다.
고졸자 초봉이 2400만원으로 대기업 못지않다.
입사 때부터 고졸·대졸자 호봉이 같다.
관리직·생산직 구분 없이 연봉·승진에서도 차별이 없다.
고졸자는 입사 3년이 지나면 야간대학을 갈 수 있도록 학비도 지원한다.
공고 졸업생이 몰렸다.
현재 26명의 직원 중 공고 졸업생이 14명이나 된다.
입사 8개월째인 김해건설공고 출신 정광일(19)씨는
“사장님이 학교에 찾아와 대학에 진학했을 때와 미래테크에 입사했을 때 10년 후 모습을 강연했는데,
내 미래를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영우(20) 주임은
“처음엔 회사가 시골에 있어 고민했는데 막상 와보니 불편하지 않았다”고 했다.
미래테크는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창출 모범기업으로 선정됐다.
박 사장도 공고 출신이다.
그는 일하면서도 공부를 계속해 2006년에는 부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산업현장은 일손이 부족한데 대졸자는 일자리를 못 찾는 것은 대학 진학만을 최고 가치로 두기 때문”이라며
“기업이 먼저 고졸자를 대졸자 못지않게 대우한다면 잘못된 교육정책이나 학부모들의 교육열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함안=위성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도전하세요
미래테크는 9월에 김해건설공고와 진주기계공고에서 2명씩 4명의 우수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10월에는 영업부문에서 1~2명을 뽑는다. 내년에는 14명을 선발한다.
박 사장은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학벌과 상관없이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문의 055-583~5821, www.mr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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