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

"'한국판 베니스'는 무슨"‥청라지구 집단소송

기산(箕山) 2011. 6. 27. 01:42

"'한국판 베니스'는 무슨"‥청라지구 집단소송

 

                                         MBC | 전재호 기자 | 입력 2011.06.26 21:03 | 수정 2011.06.26 21:24

[뉴스데스크]

◀ANC▶
인천 청라 신도시는 '한국판 베니스'로 시작했는데요.
개발 표류하죠, 집값 폭락하죠.
이러자 입주자 2천여 명이 사상초유의 집단 소송에 들어갔습니다.

전재호 기자입니다.

◀VCR▶
12시간은 줄을 서야 할 만큼 북새통을 이뤘던 모델하우스.
국제금융특구와 국제업무지구에 대학까지 들어서고, 서울과 사통팔달로 이어져
'한국의 베니스'로 떠오를 거란 기대감에 최고 29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던
인천 청라지구의 2년 전 모습입니다.

입주가 시작된 지금 상황은 어떨까?
인적이 뜸해 거리는 한산하기만 합니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8천 가구가 입주했어야 했지만 실제 들어온 건 불과 3천 3백여 가구.
40%에 불과합니다.

분양 당시 발표됐던 각종 장밋빛 개발 계획이 대부분 수포로 돌아간 게 가장 큰 원인.

분양 당시 광고대로라면 이미 완공됐어야 할 공항철도 청라역은 첫 삽조차 뜨지 못했습니다.
서울과 연결하겠다던 광역버스망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던 국제업무지구 부지는 여전히 허허벌판.
청라의 상징이 될 거란 450미터 높이의 시티타워도 착공되지 않았고,
그나마 공사에 들어간 중앙호수 공원 조성도 더디기만 합니다.


이탈리아의 베니스처럼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수로 현장입니다.
폭이나 깊이로 봤을 때 배가 다니기엔 힘들어 보입니다.


입주민들은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당시 분양가보다 수천만 원씩 집값이 떨어진 것도 모자라, 빚을 내 투자했던 사람들이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매물을 쏟아내면서 집값은 더욱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SYN▶ 청라지구 부동산 관계자
"(분양가보다) 마이너스 4천5백만 원 정도 되고. 일부 아파트가 (매매가) 많지도 않아요."

참다못한 15개 단지 2천2백여 가구 주민들은 "청라지구 분양은 명백한 허위광고에 의한 사기"라며
건설업체 10곳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실상 신도시 입주민 전체가 소송을 제기한 건 전례 없는 일입니다.

◀INT▶ 정경옥/청라지구 입주민
"놔 줄게, 홍보를 했기 때문에 저희는 아 들어오는 구나 그걸 믿고 다른 도심보다도

분양가를 50% 이상 더 많이 주고 선택을 했단 말이죠. 그런데 지금 그게 다 나 몰라라..."

소송을 당한 시공사와 시행사인 한국토지공사 LH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곤혹스럽습니다.

◀INT▶ 김흥남 부장/LH 청라영종사업본부
"원래 저희들이 특별히 예정을 해서 기한을 표시하진 않았습니다.

저희들이 실질적으로 현실화 시키는데 시간이 걸렸었고.."

입주민들은 집들이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지루한 소송전을 앞두고

한숨만 짓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재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