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대북전단 날리기 무산..주민과 5시간 대치
입력 2011.03.26 16:59 | 수정 2011.03.26 20:20
(철원=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천안함 1주기를 맞아 26일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가
강원 철원군 백마고지에서 실시하려던 대북전단 날리기 행사가 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무산됐다.
국민행동본부는 이날 관련단체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철원읍 대마리 백마고지에서 대북전단 600만장을 날리기로 했으나
오전 11시부터 마을 진입로에서 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혔다.
주민 30여명은 이날 대북전단을 날릴 경우 북한의 조준 격파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트랙터와 트럭 등으로 마을 진입로를 봉쇄한 뒤 대북전단을 날리지 말고 돌아가 줄 것을 요청했다.
주민 한종문(42)씨는
"주민들이 사는 마을에서 삐라를 뿌리면 생존권에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오늘도 민간인 출입통제선 이북에서 일하다 대북전단을 날린다는 소식에 일을 그만두고 나와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을 주변에서 대북전단을 날리면 영농철을 맞아 출입 통제가 되는 등
점점 농사일을 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걱정된다"며
"긴장 국면이 조성되면 군부대 장병의 외출ㆍ외박이 통제돼
지역경제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행동본부 측은
"주민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오늘이 46명이 전사한 날이어서
대북전단을 날리는 행사를 열기로 한 것"이라며
"천안함에서 전사한 후배들을 생각해 대북 풍선을 날리지 못할 경우
백마고지에서 추모행사나 퍼포먼스라도 갖도록 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주민들의 물리적인 저지로 백마고지 행을 포기한 국민행동본부 측은
인근 옛 북한노동당사 광장으로 옮겨 기자회견 형식을 통해
대북전단 날리기 행사의 취지를 설명한 뒤 오후 4시께 돌아갔다.
그러나 이날 주민과 국민행동본부가 대치하는 과정에서
한때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등 심각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대마리 주민들은 앞서 지난 18일에도 대북 전단날리기를 저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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