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

구제역때문에 `사람` 도 죽어 나가

기산(箕山) 2010. 12. 30. 18:06

구제역때문에 `사람` 도 죽어 나가

                                                                                    매일경제 | 입력 2010.12.30 10:57

 

구제역 발생 한달 여가 지나면서 공무원 등 구제역 관계자들이

피로누적에 따른 사고를 잇달아 당해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구제역 후속 조치를 위한 전국의 방역관련 공무원들은 2교대 혹은 3교대로 근무하지만

사실상 쉼없는 강행군이며 끼니를 거르거나 냉랭한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청하는 경우는 다반사고

아예 집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 이달 초 안동시의 한 공무원은 연일 이어진 밤샘 근무로 사망했으며

경북 영양에서는 방역 초소에 근무하던 공무원이 초소 주변에 모래를 뿌리기 위해

1t 트럭을 운전하던 중 폭설로 얼어붙은 노면에 트럭이 미끄러져 뒤집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30대 여 공무원은 일주일가량 통제소 근무를 하다가 결국 뱃속의 아이를 잃고 말았다.

또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에서는 한 직원이 소독기계 점검 중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도 일어났다.

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소, 돼지의 목숨을 끊고 파묻는 '살처분 작업'에서 생기는 정신적인 상처 또한 심각하다.

 

수의사가 안락사를 위해 약품을 주사하지만

일부 소 돼지의 경우 의식이 남아 매장과정에서 꿈틀거리고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있다.

또 다반사 매몰 후에 장기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배를 가르는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과정에 참여했던 공무원 중에는 식욕부진이나 불면,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 김포 지역에서 살처분 작업에 참가한 한 공무원은

"안 된다고 막는 농장주에게 무릎을 꿇고 사정을 해 겨우 살처분 설득했지만

주사를 맞은 소들이 몇 분 만에 주저앉고 구덩이에서 눈을 껌뻑거리는 것을 보면서 농장주랑 같이 울었다"며

"사람이 못할 짓"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