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담스러워하는 쌀 10만톤의 비밀은?
노컷뉴스 | 입력 2009.08.17 10:33
[CBS경제부 이용문 기자]
최근 풍작이 이어지면서 쌀 생산은 늘어나는데 비해
우리 국민들의 쌀 소비는 점점 줄어들면서 남아도는 쌀들이 정부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정부가 각종 쌀 시장 안정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WTO와의 협상에 따라 앞으로 늘어날
의무수입물량 10만톤은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13일, 보유중인 가공용 쌀값을 30% 낮추기로 했고 앞서 11일에는 지난해 생산된
쌀 10만톤을 시장에서 사들이기로 했다.
먼저 정부는 가공용 쌀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정부가 보유중인 쌀을 식품가공업체에 넘기는
가격을 kg 당 1,446원에서 1,000원으로 30% 낮추기로 했다.
밀 가격에 비해 여전히 높은 값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밀가루 제품에 비해 웰빙이라는
이미지를 합해 마케팅에 나설 경우 승산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방식을 통해 오는 2012년까지 가공용 쌀 소비를 현재의 27만톤에서 47만톤으로
20만톤 정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렇게 가공용으로 싸게 제공하는 쌀은 정부가 보유중인 것으로
당장 내놓을 것은 지난 2005년에 생산된 4년 가까이 묵은 쌀이다.
원래 사들인 값보다 훨씬 싸게 내놓는 것이어서 1,60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지만
쌀의 보관비 1,100억원이 더이상 들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손해액은 500억원에 불과하고
가공용 쌀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밀 수입을 줄일 수 있어 국가 전체적으로는 이익이라는게
정부 판단이다.
이에앞서 정부는 지난해 생산된 쌀 가운데 농가나 지역의 단위농협이 아직 팔지 못해 가지고 있는
쌀 10만톤을 농협중앙회를 통해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대풍작으로 시장에 잉여쌀이 넘치면서 산지 쌀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08년 수확기 가격과 비교하면 올해 3월 쌀값은 0.6% 떨어졌고
6월에 3.3%가 하락한데 이어 8월 5일 현재 가격은 무려 6.0%나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렇게 쌀 값이 떨어지는 것은 풍작의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쌀 소비가 줄어드는 것도 원인이다.
우리 국민 한 사람당 밥쌀 소비량은 '95년 106.5kg에서 '08년에는 75.8kg으로 떨어지는 등
매년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
여기다 WTO 협상에 따라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대신 매년 의무수입해야 하는 물량도 부담이 된다.
'09년 현재 의무수입 물량은 30만 7,000톤으로 지난 2005년에 비해 8만톤 정도 증가한 상태다.
당장 내년부터라도 쌀시장을 조기에 개방해 의무수입 물량을 30만톤으로 묶어두지 않으면
오는 2014년에는 의무수입 물량이 40만 9,000톤으로 지금보다도 10만톤이나 더 많은 수입쌀이
시장을 교란하게 된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소비감소, 수입증가 등을 감안할때 앞으로 약 16만 톤 정도가 매년 잉여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앞으로 쌀라면을 먹겠다"며 직접 쌀 소비 진작에 나서고
농민단체들은 대북 쌀 지원을 재개해야한다며 아우성을 치며
정부는 이틀 간격을 두고 쌀 시장 대책을 내놓고 있는 이유이다.
mun851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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