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케인에게 효자 노릇한 '러-그루지야 전쟁'
뉴시스 | 기사입력 2008.08.14 10:41
【서울=뉴시스】
대통령 당선을 노리고 있는 대선 후보들은 대선 전 갖가지 선거 전략을 내세우면서
선거 유세에 열을 올린다.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선거 공약을 알리고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후보들은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어떤 선거 전략이나 선거 유세 연설보다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세계를 뒤흔들만한 거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후보의 대응 능력이라고 미 CNN이 13일 보도했다.
말보다는 행동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쉽게 움직일 수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유권자들은 중요한 사건에 대처하는 유권자들의 결정력을 통해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결정한다.
▲ 대선 후보들의 이미지, 대형 사고 처리 능력에 달렸다
일례로 1968년
소련을 질타했던 미국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이 예상을 뒤업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만 봐도 그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닉슨은 민주당의 분열을 공략했고 이에 따라 허버트 험프리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당시 닉슨 대통령이 당선하리라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프라하의 봄을 파괴한
소련에 대한 닉슨의 강한 비난 정책이 그의 대선 성공에 가장 큰 효자 노릇을 한 셈이었다.
이로부터 약 40년이 지난 지금 미국 대선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러시아 탱크의 그루지야 영토 침공이다.
지난 6일 러시아는 그루지야를 침공했으며
그루지야와 러시아는 바로 전쟁에 돌입했다.
이에 러시아와 그루지야 사태에 대한 미 대선 후보들의 대응이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루지야와 러시아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동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의원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 전쟁 났는데 해변에서 휴식을?
아이러니하게 지구 한편이 그것도 미국과 보이지 않는 대립각을 이루고 있는
러시아가 열을 올리며 전쟁을 하고 있는 동안
오바마 의원은 하와이 카일루아 해변에서 한가롭게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또 현직 대통령인 조지 W 부시는
'스포츠 광'임을 자칭하면서 베이징으로 날아가
해변에서 여자 비치발리볼 팀을 응원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이러한 사실들이 미국 국민에게 크게 다가오고 있지는 않지만
전 세계가 위험 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미 유권자들은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에 강한 비난을 가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의 손을 들어주게 될 것이다.
실제 매케인 후보는 오바마가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때
또 부시 대통령이 해변에서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방송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강한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의 행동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관계에 있어서 러시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케인은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한 계획을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러-그루지야 전쟁은 매케인에게 또 다른 기회
메케인은
미국은 그루지야 침공을 단행한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평가해야 한다며
러시아에 전쟁 유발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고
13일 AP통신이 보도했다.
그의 인생 전반에 걸쳐 쌓아온 군사력과 전쟁 등에 관한 지식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강한 반러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매케인에게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은
대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부시는 푸틴 러시아 총리의 눈을 볼 때
그의 '영혼'을 볼 수 있다고 했으며 이를 통해 보이는 것은 바로 '미덕'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매케인의 경우 푸틴의 눈을 볼 때
보이는 것은 단지 세 글자로 이는 바로 'K.G.B' 라며 강한 반러시아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었다.
오바마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을 통해 대통령이란 직책은 휴가도 반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오바마가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오바마가 그의 여름 휴가를 이른 시일 내에 접지 않으면
그는 러시아가 그루지야를 침공한 순간 해변가에서 놀고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 당선에 실패한 인물이 되고 말 것이다.
궁극적으로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전쟁은
오바마에게는 '위기'로, 매케인에게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으며
CNN은 앞으로 이같은 사실이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유정기자
관련기사|러시아-그루지아 전쟁
- 매케인에게 효자 노릇한 '러-그루지야 전쟁' 뉴시스
- 미, 그루지야사태 개입 선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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