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어느 한 칼럼니스트가 한국의 촛불시위에 야유를 하면서
한국에 쇠고기가 판매되기 시작하면 전례에 비춰볼 때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란
예측을 한 적이 있다.
딱 그 판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먹고 안 사먹고를 떠나 우리 국민의 이런 반짝 근성은 상당히 오래된 얘기다.
사실 글쓴이도 386으로서 이런 것을 본적이 있고 체험을 한 적이 있다.
당시 80년대는
‘민중’이란 개념으로 접근해서 상당히 실망을 맞보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
다른 얘기가 아니라 민중을 믿고 믿었건만 실제 생활에서나 투표형태에서,
보여 지는 개인들의 삶은 민중적이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았다.
이번 촛불정국을 무색케 하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 불티는
결과론적인 얘기 같으나 예견 된 것이라면 예견 된 것이다.
친 정부적인 소비자만이 꼭 사먹는 것이 아닐 것이다.
쇠고기 수입을 반대했던 사람도, 이제는 먹어도 되지 않겠느냐 하며
먹는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다.
사먹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니 오해는 안 했으면 한다.
사먹고 안 사먹고는 개개인 소비자에게 달려 있다.
다만 언제 촛불을 밝혔느냐는 듯 부리나케 달려가 사먹는
일부 소비자들에 대한 서운함을 조금 갖는것 뿐이다.
당장 한우 쇠고기보다 싼 맛에, 아직 특정위험물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살코기들이어서 잘 팔리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미국인 업자들이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이런 풍경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안 그래도 백악관이 부시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잡았다 하면서
한국 정부를 ‘하대’하는 듯 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데 말이다.
하기야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고 싶었는데 ‘촛불’ 때문에
괜히 기죽어 못 사먹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할 수 있는 사회적 탄력도 필요하다.
‘촛불’ 의제도 특정위험물질에서
이젠 폭력이냐 비폭력이냐의 논란으로 옮겨지면서
쇠고기 사먹을 경우의 부담에서 좀 벗어나 보이기도 한다.
여하튼 미국산 쇠고기가 잘 팔린다고 하니 앞으로 큰 변수가 없는 한
소비량은 엄청 늘 것으로 예상된다.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이 1년간 7.5kg정도로 알려졌는데 10년 후
2018년 쇠고기 소비량은 15-16kg까지 두 배로 크게 늘 것이란 전망이
잘못된 것이 아닐 수도 있겠고 이보다 더 많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갖게 한다.
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주 브리핑하면서
“미국 정부는 한국인들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밝혀
그냥 하는 소린 줄 알았는데
혹시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그랬는가 싶어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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