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급변하는 한반도와 요지부동의 남북관계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7.01 00:15
북한의 핵 신고를 시작으로 미국의 테러 지원국 해제 방침 발표,
영변 냉각탑 폭파,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 1차분 남포항 도착까지
북·미 간 관계 개선을 보여주는 각종 조치들이 지난주 숨가쁘게 진행됐다.
그것뿐이 아니다.
이번주 초 중국 광둥(廣東)성 잔장(湛江)항 앞바다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중국 해군과 일본 자위대 구축함의 합동 군사훈련은
양국 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이 유례 없는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남북 관계는 이러한 주변 기류와는 정반대다.
하지만 남북 관계는 이러한 주변 기류와는 정반대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단절된 양측 관계는 얼음판이다.
어제로 착공 5주년을 맞은 개성공단 사업은 생산품 반출 제한 조치에 이어
우리 기업이 북한 관계자와의 마찰로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 등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남북 관계에 대해 딱히 말이 없다.
그저 북핵 얘기와 6자회담 재개 얘기만 하고 있을 뿐이다.
주변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먼 산만 바라보고 있는 꼴이다.
북한이 옥수수 5만t 지원 제의를 거절했다는 정부의 어제 발표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옥수수 5만t 지원 제의를 거절했다는 정부의 어제 발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북한의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했지만 여기에는 관계복원에 대한
진정성이 담겨 있지 않다.
북한이 정부의 뜬금없는 옥수수 지원 제의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정부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정부가 답변만을 요구하는 것은 전혀 의미 없는 행동으로
북한을 오히려 자극할 개연성마저 있다.
정부가 북한의 이른바 '봉남(封南)' 정책을 자초하고 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한반도와 정치적·지리적으로 인접한 나라들이 각기 상호 관계 개선을 위해
한반도와 정치적·지리적으로 인접한 나라들이 각기 상호 관계 개선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와 북한이 서로 경원시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정부가 의지를 갖고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한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
괜히 지금처럼 '비핵·개방 3000'이라는 구호만 있는 정책에 집착해 입을 다물고 있다가는
자칫 외톨이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과감한 발상 전환과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사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력 자제 한목소리 (0) | 2008.07.01 |
---|---|
사제단 “공권력이 촛불의 평화를 깨고 있다” (0) | 2008.07.01 |
정의구현사제단, `재협상 촉구' 시국미사 (0) | 2008.07.01 |
경기지표 줄줄이 추락..침체 본격화 (종합) (0) | 2008.07.01 |
당장 잘리게 생겼는데 ‘차별’ 참고 산다 (0) | 2008.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