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탈취범...

                                                                                      2007년 12월 12일 (수) 22:25   연합뉴스

<총기 탈취범 왜 엄청난 범행 저질렀나>

 

월세 못내는 궁핍한 생활..2차 범행 노린듯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지난 6일 강화도에서 군용 무기를 탈취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 조모(35)씨가

12일 검거 돼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면서 조씨의 범행동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경합동수사본부는 용의자가 해병 병사들을 도로에서 승용차로 치고,

다시 차에서 내려 흉기를 휘두르는 등 범행수법이 대담하고 잔혹한 점 등으로 미뤄

특수부대 전역자나 전과자의 소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조씨는 육군 모 사단에서 병장으로 제대했을 뿐 특수부대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나고,

별다른 전과 없이 귀금속 판매점 등에서 일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씨가 생활했던 서울 용산의 전세집 주인 등 이웃들은 평소 '친절한 청년'으로 알았던 조씨가

엄청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조씨의 범행동기는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수사당국은 일단 조씨의 어려운 경제 형편에 주목하고 있다.

조씨는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5만원짜리 반지하 방에 살면서 최근 형편이 어려워 8개월간이나

월세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월세를 내지 못하자 집주인에게 셋방을 나가겠다고 했다가 '지금 일을 안하고 놀고 있는데

취직이 되면 다시 살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별다른 수입 없이 궁핍한 생활을 하던 조씨가 '돈'을 노린 2차 범행을 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 무기 탈취에 나선 게 아니냐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에 발생했던 군용 무기 도난, 탈취사건 범인들은 모두 무기를 이용한 2차 범행을

계획했거나 실행에 옮겼다.

2005년 7월 강원도 동해 군부대에서 총기류를 탈취한 일당 3명은 사업에 실패하자 총기를 탈취한 뒤

강도짓을 벌이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고, 같은 해 12월 고성군 군부대에서 소총과 수류탄 등을

훔친 일당 2명도 범행목적이 은행을 털기 위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2002년 2월 경기도 남태령 인근 군부대에서 총기류를 훔친 범인 4명 역시 1차 범행 15일 만인

3월 초 서울의 한 은행에 총기를 지니고 침입해 현금을 빼앗아 달아났다가 검거됐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 조씨는 경찰에 자수 의사를 밝혔던 편지에서 범행 도구와 도주 과정,

희생된 해병 병사에 대한 사죄의 뜻 등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적었지만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의 범행 목적이 돈이라면 도피 자금이 충분치 않아 타지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근거지(서울)를 찾았다가 검거된 것으로 보인다" 면서 "용의자가 군용 무기를 탈취한

진짜 이유는 수사본부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sm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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