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르박 유래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해방 이후 미군들과 지터벅을 추던 한국여성들에 의하여 도입
되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해방 이후 일본인에 의하여 전달되었다는 설이다.
불행하게도 남겨진 자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어느 것이 맞는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을 한 번 규명해 보는 것은 지르박의 발달과정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즉 미군 전래설에 따르면 초창기 지르박의 모습은 오늘날의 지터벅에 근접하였을
것이고,
일본 전래설에 따르면 처음부터 오늘날의 지르박 모습과 유사하였을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자에 의하면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선배들이 주도적으로 수십 년 동안
우리의 정서와 토양에 맞게 계속적으로 변화시켜 왔음을 추정할 수 있고,
후자에 따르면 기본에는 큰 변화가 없이 부분적인 변화만 이루어 진 것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견해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로 소수설에 해당하는 일본 전래설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첫째, 지르박의 춤으로서 성격이다.
지르박은 철저히 남성 중심의 춤이다. 마셈의 말씀에 따르면 여성은 몇 가지
기본 스텝 정도로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여성의 역할은 미미한 형편이다.
이것은 미군과 접촉한 여성들이 오늘날의 남자 중심의 지르박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점이 미군 전래설의 가장 취약점이기도
하다.
미군 →한국여성→한국 남성간에 연결 고리에 대한 설명이 없을뿐더러
그 당시 사회 상황으로 보아 매우 귀한 Audio를 이용하면서 한가롭게 춤이나
만들 수 있는 남성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둘째, 사용하는 용어이다.
지르박, 후까시, 시야게, 하바, 도롯또 등 일본식 용어가 많다는 것이다.
만약에 지터벅에서 우리가 바로 지르박으로 변화시켰다면 그 당시의 반일 감정과
외래어를 원음과 비슷하게 발음하려고 하는 우리의 습성을 고려하면
이런 류의 용어는 만들어 사용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셋째, 전국적인 지르박 유형이다.
경험방 토론을 보면 대체로 영남지방과 기타 지방과 상이점이 많이 들어난다.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하바의 예에서 보듯이 다소 높은 수준의 춤을 구사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는 그 당시의 배를 이용하는 교통여건으로 보아 일본에서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영남 지방으로 먼저 도입되고 그리고 타 지역으로 전수되면서 변화되는
과정을 겪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넷째, 일본인의 특성이다.
일본인은 창조적 모방의 대가라고 흔히 부른다.
일본인은 서양문물을 도입하면서 자기 것에 맞도록 변화시켜 나름 대로 독특한
것을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다는 말이다.
이런 논리는 지터벅의 도입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고 본다.
격렬하고 유연성이 요구되는 지터벅을 자기네 음악과 몸의 특성에 맞게
변화시켜 다소 점잖고 곧은 자세의 춤으로 재 창조 하였다는 말이다.
이상의 추론은 60년대에 일본 선생님에게 춤을 배웠다는 분의 말씀과
그 당시 일본으로 춤 유학을 갔다는 글에 근거하여 작성하였음을 밝혀둔다.
마지막으로 미군 전래설을 설명할 수 있는 글이 이곳에 나타나 지르박 유래에
관한 이해를 넓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 경포대 -
'낙서탐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핀 / 댄스만들기 (0) | 2007.07.22 |
---|---|
아리따움을 옳게 보아야... / 일경 (0) | 2007.07.03 |
지루박 찬양론 / 펌 (0) | 2007.06.29 |
사교춤과 음악의 이해 / 동쪽나루 (0) | 2007.06.26 |
사댄의 춤맛을 아는지... (0) | 2007.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