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사학법 재개정' 연대성명

기산(箕山) 2007. 3. 23. 16:32

한국교회, 삭발각오로 세상을 섬기라"

 

개혁연대 등 14개 단체 연대 성명 발표…한기총과 예장통합 방문 서한 전달

입력 : 2007년 03월 02일 (금) 23:19:08 / 최종편집 : 2007년 03월 05일 (월)

이승규 ( hanseij

   
 
 

교회개혁실천연대와 성토모등 개신교 14개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 사학법

재개정을 주장하는 일부 개신교 지도자의 각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지난 2월 28일 홍성현 목사 등 교계 원로 10명이 개정 사립학교법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오세택 백종국 박득훈)와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등 개신교 14개 단체가 3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 사학법의 재개정을 촉구하는 일부 교회 지도자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서울 종로5가에 있는 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지도자들이 개정 사학법을 반대하며 보여준 행태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며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주장에 상응하는 책임 있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장 이광선 목사)를 방문, 항의 서한을 전달하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승규

 
 

이들은 특히 개방형 이사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에 대해

"개정된 사학법 시행령에는 개방형 이사의 조건을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자로 규정한 것만

보더라도 개방형 이사로 인해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개정 사학법을 정말로 걱정한다면 먼저 기독교계 사학에서 발생한 비리와 부정부패를

스스로 공개하고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한국교회가 사학 수호를 외치는 열심의 절반만이라도 세상을 섬기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신뢰는 갈수록 추락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용규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장 이광선 목사)를 방문, 위의 내용이 담긴 서한을 전달했다.

한기총과 예장통합은 이들의 방문을 받고, 서한을 전달 받았으나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일부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무분별한 행태에 깊은 자성과 분별을 촉구한다"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요구하며 몇몇 교단 지도자들의 삭발에 이어 2월 22일

'개정 사학법 재개정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에서 70여 명에 달하는

교회 지도자들이 보여준 무분별한 모습은 가뜩이나 분열된 우리 사회의 대결의식을

더욱 부추기는 가슴 아픈 현장이었다.

우리는 잘잘못을 떠나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먼저 깊은 탄식과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한 찬반 자체에는 국민과 단체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나타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정말 슬픈 것은 이들이 개정 사립학교법을 반대하며 보여준 성숙하지 못한 자세다.

이들은 특히 '개방형 이사제'가 실시되면 설립취지에 동감하지 않는 이질적 인사들이

학교운영을 좌우하게 되고,

그러면 기독교정신에 따라 학교를 운영하겠다는 설립취지가 상실되므로

이는 결과적으로 종교와 선교의 자유를 부정하는 반종교적, 반자유민주주의적 법안이라고

주장하나 어느 하나 객관적 상황에 부합하는 근거가 부족하다.

 

더구나 이런 주장은 현재 개방형 이사 자격요건을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자'로

규정되어 있는 것을 보더라도 설득력을 잃는다.

참으로 부끄러운 것은 이들이 한편으로는 '거룩한 기독교의 설립이념'을 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유재산권을 들먹이며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학교폐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는 점이다.

기독교의 이름을 팔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한다는 의심이 생기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도 천명했듯이 우리는 이러한 모든 사회적 의제들에 대해 모든 개인과 단체는

찬반 등의 자유로운 입장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더구나 기독교의 이름을 표방하고 있을 때에는

주장에 상응하는 책임 있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는 묻고 싶다.

 

정말 사립학교법 개정을 순수한 마음으로 우려한다면,

먼저 기독교계 사학 안에서만이라도 많은 기독교 사학재단들의 부패와 폐쇄성을

스스로 공개하고, 참회하고, 또 부패사학을 척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모색할

의지는 없는가?

정말 종교와 선교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게 옳다면, 뜻하지 않은 강요로 종교를

선택받는 학생들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나아가 우리는 사유재산 운운하며 사립학교 지키기에 나서기에 앞서 우리사회의

그늘지고 어두운 자리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기는 일에 한국교회가 삭발각오를

보여 왔는지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사립학교 수호를 외치는 열심의 절반만이라도 세상을 섬기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신뢰는 갈수록 추락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국교회와 지도자들이 종파적 이해관계에 충실하기에 앞서 좀 더 하나님의

제자다운 자기부인과 종교 지도자다운 성숙함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사립학교법 개정이 갖는 문제점을 지적하려는 열심만큼이나 현재 종교사학 운영이

갖고 있는 반기독교적, 비이성적 폐해들을 개선할 방안들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을 촉구한다.

 

동시에 지금까지의 사립학교 운영의 문제점들을 바로 인식하고,

개선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대승적인 합의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 및

교육당사자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대책기구 구성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의 주장

 1.

종교사학과 일부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대결자세를 버리고,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논리를 제시하고, 대화의 자리로 복귀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

종교사학과 일부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개정 사립학교법을 반대하기에 앞서

선교정신과 설립취지에 전혀 맞지 않게 부패와 전횡으로 얼룩져 왔던 사립학교 운영을

진심으로 공개사죄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공개하라.

 

3.

사립학교법 개정 문제는 다음세대 교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이다.

정부는 이해당사자인 종교재단과 사학의 기득권에 쉽게 굴복하지 말고,

각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폭넓은 대책기구를 새로 설립하여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것을 촉구한다.

 

2007년 3월 2일

(가칭)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주장하는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기독인연대

(교회개혁실천연대/교회개혁지원센터/기독대학총연합/기독청년아카데미/

뉴스앤조이/당당뉴스/도시빈민사회복지선교회/복음과상황/부산교회개혁실천모임/

새벽이슬/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에큐메니컬연합교회/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통일시대평화누리 총 14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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