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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 풍광' 제주의 야자수가 골칫덩이 된 까닭은

기산(箕山) 2017. 4. 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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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 풍광' 제주의 야자수가 골칫덩이 된 까닭은

 

                                                                                        [경향신문] 박미라 기자
                                                                                         입력 2017.04.25. 21:48

 

ㆍ생장 빨라 정전 사고 우려… 연 700회 가지치기도 한계
ㆍ한전, 230그루 옮겨 심기로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는 데 한몫해온

제주도의 야자수(사진)가 일부 거리에서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한국전력 제주본부는 올해 2억원을 투입해 7개 지역의
야자수 230그루를 이식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한전이 야자수를 옮겨심게 된 것은
야자수의 성장 속도와 높이가 시민 불편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로수로 주로 쓰인 워싱턴 야자수는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인 만큼 생장속도가 빠르고,
다 자란 높이는 15~27m에 이른다.

 

한전이 야자수 이식을 할 예정인 제주시 가령로 일대의 경우
야자수 높이가 10m를 넘어 특고압선과 얽혀있다.

 

야자수가 전선을 뒤덮은 지역에서는
해당 전선의 전기를 끊고 다른 전선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접촉에 의한 정전, 안전사고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제주에는 3500여 그루의 야자수가 거리에 심어져있다.


제주의 향토 수종이 아닌 야자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1990년대 도시개발 과정에서 휴양지 이미지 조성을 위해
가로수로 많이 식재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매년 700회에 걸쳐 야자수 가지치기를 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

 

중간 부분을 자르면 야자수가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
윗부분만 자르면 바람이 잦은 제주의 특성상 전선과 나무의 접촉을 막는 데
큰 효과가 없다.

 

한전이 결국

정전사고가 주로 발생하는 거리의 야자수를 통째로 이식하기로 한 이유다.

 

오는 6월까지 가령로 일대 야자수 38그루를 옮기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순차적으로 230그루를 이식할 계획이다.

 

야자수를 뽑은 자리에는 키가 작은 향토 수종을 심게 된다.

 

한전 강만숙 전략경영부 과장은
"야자수와 고압선과의 접촉으로 인한 정전이 매년 1건 정도씩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곧 수천 가구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