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4대강 사업
'녹조 낙동강' 정수장 거치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나
연합뉴스 입력 2016.08.12. 07:01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고도정수처리+소독·응집약품…녹조 3단계 방어 '비상근무'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곳곳에 물을 가두는 보가 만들어진 후
한여름 녹조 발생은 연례행사가 되다 시피 했다.
원수 자체가 나쁜 낙동강에 녹조까지 발생하자
그 물을 정수해 마시는 낙동강권 유역 주민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 3㎞ 지점에 있는 칠서정수장은
하루에 22만~23만t의 낙동강물을 정수해 시민들에게 생활용수로 공급한다.
통상적인 정수는 취수→침전→여과→염소 소독 과정을 거친다.
ㅖ>
칠서정수장에서 정수를 시작한 낙동강 원수.
낙동강 원수는 3급수여서 고도정수처리를 해야만 생활용수로 쓸 수 있다.
최근 낙동강조사위원회가
합천보나 함안·달성보 원수 수질이 4·5등급으로 최악이라고 경고했지만,
칠서정수장측은 취수원수 수질이 3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상 3급수 이하로 떨어져도
'고도정수처리'를 하지 않고서는 생활용수로 쓸 수 없다.
이 때문에 칠서정수장를 포함해 낙동강 유역내 정수장들은
미세물질을 더 걸러낼 수 있는 오존 처리와 활성탄 여과를 정수과정에 추가한다.
칠서정수장 관계자가 정수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녹조 발생은 정수과정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낙동강 원수 자체가 나빠 고도처리까지 해야 하는데
한여름에는 조류를 없애려 소독약품과 응집약품 투입량을 더 늘려야만 하는 것이다.
낙동강 창녕함안보 일대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5월말부터 강물을 녹색으로 물들인 녹조가 발생했다.
취수단계에서부터 물리적 방법으로 조류가 포함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칠서정수장은 지난 6월부터 800여m떨어진 낙동강변 취수장에 녹조 유입을 막고자
3단계 방어장치를 운영하는 등 비상근무 상황이다.
취수구 주위로 60m 짜리 차단막을 설치한데 이어
물결을 일으켜 녹조 접근을 막는 수차 형태의 수면교란장치도 3대나 가동한다.
취수구 쪽으로 물을 뿜어 녹조를 밀어내는 살수장치도 돌아간다.
이런 방법으로도 걸러지지 않은 녹조는 정수과정에서 화학적으로 없애야 한다.
칠서정수장 정수시설
우선 pH값을 낮춰 조류가 잘 응집하는 환경을 만들려고 취수단계에서 이산화탄소를 주입한다.
칠서정수장은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보가 생긴 후부터 이산화탄소 주입 설비를 새로 추가했다.
조류에서 나오는 흙·곰팡이 냄새 원인이 되는 지오스민이나 2-MIB은
오존 투입량을 평소보다 최대 4배까지 더 증가시켜야 제거할 수 있다.
또 액체형태의 불순물 침전제인 폴리염화알루미늄(PAC) 사용량을
평소보다 1.5~2배 늘려 녹조가 PAC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엉겨붙어 가라앉도록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수돗물에 녹조생물은 들어가지 않는다고 정수장 측은 설명했다.
김혜영 칠서정수장 연구사는
"낙동강 원수에 들어있던 녹조발생 생물인 클로로필-a, 지오스민, 2-MIB 등이
정수과정을 거치면 전혀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치 이하로 나온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녹조생물로부터 나오는 독소물질로
간질환을 유발하는 마이크로시스틴-LR이 낙동강 원수에 검출되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소독·응집약품 투입 증가에 따른 위험성을 지적한다.
녹조유입을 막으려 칠서취수장 취수구쪽에
조류 방지막, 수차, 살수장치가 3중으로 설치되어 있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조류를 없애려 소독·응집약품이 더 많이 투입할수록 정수된 물에 소독 부산물이
더 많이 잔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독·응집 부산물중에는 총트리할로메탄(THMs) 등 발암성이 강한 물질들이 있다"며
"약품 사용량을 늘릴수록 부산물 농도가 평상시보다 높게 나오고 기준치 이내라도
물맛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수처리로는 더 이상 낙동강 수질을 좋게 할 수 없다"며
"닫혀있는 보 수문을 열어 방류량을 늘리고 유속을 빠르게 해
낙동강에 조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끝)
4대강 사업으로 호수된 금강, 녹조 날로 악화 - 한겨레
4대강 녹조확산..정수하면 사람이 먹어도 될까 - 연합뉴스
낙동강 일부지역 산소 제로..로봇 물고기만 살 수 있다 - 연합뉴스
'녹조 낙동강' 정수장 거치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나 - 연합뉴스
야생동물 배설물만 가득, 여기 금강 맞나요 - 오마이뉴스
세계문화유산 공산성 주변, 물고기 썩어 악취 진동 - 오마이뉴스
'지식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멍뚫린' 층간소음, 대안은 기둥식인데.. (0) | 2016.08.21 |
---|---|
폭염·양쯔강 홍수로 한반도 바다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0) | 2016.08.20 |
폭염에 동남아 말벌 번성..도심 몰리는 이유 (0) | 2016.08.12 |
[팩트체크] '에어컨 제습모드' 전기료 덜 들까? 확인해보니.. (0) | 2016.08.11 |
대전 상공에서도 평양 정밀타격.. '타우러스'가 온다 (0) | 2016.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