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

박창신 "보수언론 주장대로면 박근혜 진짜 똥문지르는 것"

기산(箕山) 2014. 3. 30. 01:36

박창신 "보수언론 주장대로면 박근혜 진짜 똥문지르는 것"

 

[현장 인터뷰]

대중강연 활발한 활동 “할말은 한다...부정선거 의혹 따져봐야”

 

                                                                                    입력 : 2014-03-29  05:03:38   노출 : 2014.03.29  17:38:29

                                                                                    정읍=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사제복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만난 그는 백발의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와 같아 보였다.

 

지난해 박근혜 정권을 향한 '격한' 발언 때문에 보수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고

정의구현사제단을 ‘종북구현사제단’으로 바꿔놓았던 인물과 동일인이라고는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천주교 전주교구 박창신 원로 신부를 28일 전라남도 정읍 YMCA 청소년 수련관에서 만났다.

이날 박 신부는 개량 한복을 입고 나왔다.

 

사제복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지팡이도 유독 눈에 띄었다.

박 신부는 지난 1980년 5월 전두환 정권의 광주 학살을 비난하다 괴한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다리가 불편하다.

 

박 신부는 지난해 11월 22일 군산 수송동 성당에서 열린 강론미사에서

북방한계선의 문제를 지적하고 천안함 사건 의혹을 제기했다.

 

보수 언론들은 박 신부의 발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종북신부’라는 딱지를 붙였다.

보수 언론의 난타에 이어 보수단체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박 신부를 고발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리고 4개월 후 박 신부는 지난 24일 전북 전주시 풍남문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신부는 ‘불법 대선 개입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위한 시국미사’에서 또다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수언론은 기다렸다는 듯이 박 신부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퍼붓고 성직자로서 믿기지 않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보수 언론들에게 이미 박 신부는 좋은 먹잇감이다.

박 신부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내용에 해당되면 이미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종북 신부’라는

이미지에 낙인을 찍는 식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쯤 되면 보수 언론을 의식해 발언을 조심할 것도 같지만

박 신부는 예상을 깨고 '정치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 신부는 미디어오늘과 만나

"장구도 가르치고 수녀원, 양로원 미사도 하고 운동도 하고 지냈다"며 지난 4개월 동안 근황을 소개했다.

뉴스를 도배하다시피 한 언론의 공세에도 위축된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박 신부는 강론 미사 발언과 관련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에 대해

"성경에 의해 강론을 한 것인데 어떻게 기소를 할 수 있느냐. 미사는 기도부터 시작하고 성경을 인용해 풀이한다.

그게 무슨 죄가 되느냐"며 "다 늙은 노인네인데 (저를) 가지고 가려면 가져 가라고 해라.

지금까지 (발언을)조심하지도 않았고 할 말은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박 신부는 보수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정치적 공세'라고 일축했다.

지난 24일 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막말을 퍼부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박 신부는

"보수 언론(조선일보) 주장대로라면 박 대통령이 진짜 똥을 문지르고 있다는 소리가 된다"며

"제가 말한 발언의 의미는 사건을 처리하지 않고 가면 '밑도 안 닦았다'고 얘기하는데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도 처리를 하지 않고 불통으로 일관하고 일만 저지르고 다니니까

국민이 믿을 수 있느냐는 의미로 말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 박창신 원로신부

 

 

특히 박 신부가 이날 '개표조작 박근헤 퇴진과 개표제도 대선을 위한 시국강연회'의 강연자로 대중 앞에 선 것은

의미기 크다.

 

성당을 벗어나 시민사회단체(대선무효소송인단, 민주실현시민운동본부)과 적극 연대해 대중들 속으로

직접 뛰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 신부는 이미 18대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는 시민들의 강력한 중심 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국미사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이도 박창신 신부이다.

이번 강연회도 시민사회 요청에 따라 나섰지만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신념이 없었다면 강단에 설 이유는 없다.

 

박 신부는

"부정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의 의미가 있다. 관권 부정도 있고 이미지 정치를 하는 것도 선거 부정이다.

종편들은 한쪽으로만 얘기하는데 언론 부정도 있다. 언론 부정은 더욱 심하다.

기득권 세력들이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서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8대 대선 무효 소송인단 대표이자 부정선거 백서 저자가 줄줄이 구속된 것을 두고도

박 신부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부정선거 백서는 박 신부가 지난해 11월 강론미사에서 들어 보이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는 부정선거 백서 판매와 배포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해 법원이 인용했다.

 

선관위 직원들이 나서 부정선거 백서에서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고발해 저자들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낳았다.

 

박 신부는

"어느 변호사가 명예훼손은 국가기관(공무원)이 고발할 수 없다고 그러는데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다.

구속적부심도 비공개로 몰래 하려고 하고 왜 묶어 두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기회에 재판을 빨리 진행해서 부정선거 백서 내용이 옳고 그른지 따져 봤으면 좋겠다.

두 대표들이 말한 것이 정말 명예훼손인가 이번 구속을 계기로 재판에서 온 국민 앞에서 따져보자"고

목청을 높였다.

 

지난해 1월 대선무효소송인단이 소를 제기했지만 1년이 넘도록 재판이 열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박 신부는 "공직선거법이 강한 법인데 소를 제기하면 6개월 안에 재판이 열려야 하지만

대법원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선거가 부정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신부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과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했다.

 

"이석기 사건은 근거가 없다. 내란을 모의했던 장소에 어린 아이까지 있었는데 그걸 가지고 내란 음모라니

국민을 속이는 잔인한 짓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당시 여론을 보면 전쟁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것을 가지고 내란 음모라니 말도 안된다.

간첩 조작 사건은 어디에다가 써 먹으려고 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박 신부는 결국 비극적인 현실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가 중요하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박 신부는 강연에서

"정치라는 것은 사회적 관계를 유지 재생시키던지 변화 혁신시키는 우리들의 활동"이라며

"우리의 한표, 한표가 권력을 만든다. 나 때문에 표를 들어주는 정치를 만들 때 좋은 나라가 된다.

정치가 썩지 않아야 좋은 나라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회는 천안함 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법정 싸움을 하고 있는

신상철 민주실현시민운동본부 대표가 강연자로 나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신 대표는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표 가운데 문재인 후보의 표가 섞여있는 혼표 문제, 선관위 집계보다

방송화면상 개표 수치가 많은 문제, 개표상황표에 날인 도장이 겹치거나 누락되고 도장을 위조한 문제

등을 지적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지역선관위 주관 개표소 집계, 중앙선관위 지역별 집계, 방송사 및 언론사 실시간 보도를 시간상으로 따진 결과

지역선관위 주관 개표소 집계보다 먼저 방송을 통해 집계 결과가 나온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일례로

춘천 동내면 1투표구의 경우 지역선관위 개표는 9시 14분에 이뤄졌고

중앙선관위는 9시 24분 집계했지만

방송에서는 7시 50분에 집계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전국에 이런 곳이 한두군 데가 아니다. 부정선거 의혹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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