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대선결과 ‘예언적 메시지’ 던진 다큐 있었네
한겨레2012.12.25 20:20 수정 2012.12.25 22:30
입력
EBS 다큐 '킹메이커' 연출 이주희 PD
미 정치전략 다큐, 대선뒤 재조명
"중도파 공략 어정쩡 태도로 안돼
한국 야당, 선명한 쟁점 못만들어"
이번 18대 대선 결과에 대해 예언적 메시지를 던진 다큐멘터리가 있다.
<교육방송>(EBS)이 10월에 3부작으로 방영한 <킹메이커>다.
미국 정치권의 대선 전략이 핵심 내용이지만,
한국 대선의 승자와 패자의 전략에 대입해봐도 타당성이 엿보이는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이주희(사진) 피디는 25일
"네거티브 공세를 꺾거나 중도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은 쟁점을 주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다큐는
네거티브 공세를 막는 가장 효과적 방법은 그 주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쟁점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피디는
중도파로 불리는 부동층에 대한 적극적 선거 전략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했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수행한 심리 실험 결과를 보면 중도파란 각 사안에 대한 의견이 중간쯤에 어정쩡하게
걸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보수나 진보의 견해가 혼재돼 있는 사람들을 뜻한다.
이들을 공략하려면 어정쩡한 견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4선을 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 사례를 들었다.
루스벨트는 1936년 재선에 나서면서 참모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반뉴딜 진영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루스벨트는 뉴딜정책의 필요성을 계속 공격적으로 제기했고, 선동적으로 대중에게 전파했다.
이를 통해 대선 내내 쟁점을 주도하면서 중도파가 왜 자신을 찍어야 하는지에 대해
피가 끓는, 선명한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통합당은
이번 대선에서 중도층을 적극 공략할 무기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 피디는
"야당 쪽에서는 루스벨트를 자주 거론했는데,
그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뭘 했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 같다.
경제민주화 문제도 새누리당이 먼저 꺼냈다"고 지적했다.
<킹메이커>의 또 다른 핵심은 죽지 않는 네거티브 전략의 효용성이다.
프로그램은
엉터리 같은 네거티브 전략도 미국 정치사에서는 의외로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네거티브 공세가 맹위를 떨친 1988년 대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아버지 부시 후보를 내세운 공화당의 스티브 심즈 상원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마이클 듀카키스의 부인이 1960년대 반전 시위에서 성조기를 태웠다고 주장했다.
근거 없는 말이지만 부시의 승리에 적잖은 기여를 한 네거티브 공세였다.
이 피디는 네거티브 공세를 주제로 삼아 한국 대선을 평가하는 것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엔엘엘(NLL) 등으로 쟁점을 주도한 것은 여당 쪽이 많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가 왜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지 설명한다는 점에서 네거티브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허구를 기반으로 한 네거티브는 문제"라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esw@hani.co.kr
사진 교육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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