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눕혀진 나로호]
이번에도 '러시아가 만든 로켓' 고장…영 찜찜한 기술 신뢰성
한국경제 입력 2012.10.26 17:22 수정 2012.10.26 17:32
3차 발사 연기 원인은
韓·러 각자 1·2단 제작해 결합하는 방식
두 번 실패 아홉 번 연기…손발 안맞아
마감재 단순 파손땐 수일내 발사 가능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발사가 또다시 연기됐다.
1단 로켓의 터보펌프 등을 가동시키는 헬륨가스가 누출돼 로켓을 조립동으로 다시 가져가 수리에 들어갔다.
나로호는 1, 2차 발사 때도 8차례 발사 일정을 조정 또는 연기하는 등
우주를 향하기까지 여러 차례 수난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2단 로켓, 위성)과 러시아(1단 로켓)가 각자 로켓을 만들어 결합하는 복잡한 방식을
잦은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누출 막는 고무마감재가 원인
나로호 3차 발사가 연기된 이유는 헬륨가스 누출 때문이다.
헬륨가스는 압력을 이용해 1단 로켓의 심장에 해당하는 터보펌프를 구동하는 힘을 제공한다.
연소실에 연료를 뿌려주거나 연료탱크의 압력을 조절할 때 밸브를 열고 닫게 되는데
이를 조절하는 힘이 헬륨가스의 압력에서 나온다.
기술진은 로켓 하단의 고무 마감재(실링)가 파손돼 가스가 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부품을 교체하면 돼 수일 내 다시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용접 부위나 배관 등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발사가 장시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윤웅섭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발사체의 오른쪽 아래 날개 바로 밑에 있는 '커넥팅 디스크'를 통해 헬륨, 연료, 산화제 등을 공급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이 부위가 아니라 배관 등 용접 부위에 문제가 생겼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조광래 항우연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배관 등 로켓 부품에는 각종 센서가 탑재돼 있는데 특이한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배관 이상이라고 볼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나로호 9차례 발사 연기 수난
로켓 발사가 지연되는 일은 흔하다.
선진국에서도 1초 전 발사를 중지하는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나로호는 이미 두 차례 발사에 실패한 데다 그간 발사를 자주 연기해
기술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나로호는 당초 2002년 개발을 시작해 2005년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1차 발사를 앞두고 준비 부족, 우주기술보호협정 등에 대한 러시아 의회 비준 지연, 부품 조달 문제,
러시아 현지 연소시험 연기, 연소시험 특이 데이터값 발견, 압력측정 소프트웨어 오류 등으로
7차례나 발사를 연기했다.
2010년 6월9일 2차 발사 때는 발사 3시간여를 앞두고 소화장치가 오작동해 발사를 미루기도 했다.
이번에 헬륨가스 누출로 또다시 연기한 것까지 합치면 모두 9차례나 된다.
전문가들은 나로호 개발의 복잡한 구조를 잦은 사고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허훈 고려대 제어계측공학과 교수는
"만약 로켓 개발을 한 나라, 한 기관에서 체계적으로 진행했으면 발사 몇 시간을 앞두고
가스 누출과 같은 사고로 발사를 연기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두 나라, 다른 기관에서 진행하다 보니 문제가 자주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단 로켓은 러시아 측에서 만들고 헬륨가스나 연료가스 주입 등은 양국이 공동으로 작업하다 보니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고흥)=김태훈 기자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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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연기..내달 중순께나 가능할 듯(종합2보)
연합뉴스 입력 2012.10.26 16:37 수정 2012.10.26 18:05
(나로우주센터 < 고흥 > =연합뉴스) 신호경 이주연 기자
"연료공급 연결부위 링 모양 고무부품 파손"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발사예정일인 26일 오전
발사 준비 과정에서 연료공급을 위한 연결 부위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파손 부위를 긴급 수리할 경우
당초 국제기구에 통보한 발사예정일 최종 기한인 오는 31일 발사를 할 수도 있으나
이보다는 뒤로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예정일 기한을 넘기면 통상 일러야 1주일이나 열흘 뒤로 발사 예정기간을 다시 설정하는만큼
다음달 중순께나 발사 재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광래 나로호 발사추진단장은 발사연기결정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10시 01분 발사체 내부 헬륨 탱크로 헬륨가스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탱크 내부 압력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 확인 결과 발사체 최하단 연료공급라인 연결포트(CD-2)의 기체 밀봉에 사용되는
고무 링 모양의 실(seal)이 파손된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료공급라인 연결포트는 지름 30㎝ 안팎의 원통모양으로,
나로호 1단(하단)의 연료탱크에 케로신(등유)를 공급하는 관,
헬륨탱크에 헬륨 가스를 공급하는 관 등 10여개의 관이 다발 형태로 묶여있다.
이 연결포트는 발사 준비 과정에서 1단 맨 아랫부분에 끼워져
연료와 헬륨 등을 주입하는데 쓰이고 이륙과 함께 자동으로 떨어져나간다.
이 포트에는 기체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크고 작은 실이 사용되는데,
일단 육안으로 포트와 나로호 기체의 접합부에 가장 바깥 쪽 실이 삐져 나와있다는 설명이다.
나로호는 헬륨 가스의 압력으로 밸브 등을 조절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이 실이 헬륨가스 공급 이전 시험에선 별 문제가 없었으나,
이날 오전 헬륨 가스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압력(220bar)을 견디지 못해 터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실은 러시아에서 제작된 부품이다.
한국과 러시아 기술진은 나로호를 발사체조립동으로 옮기고 정밀 검사에 착수했다.
포트와 접합부 분해를 통해 내부에 얼마나 더 많은 실이 파손됐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게
항우연 측 설명이다.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오늘 발견된 문제가 경미한 것으로 보이나 조립동에서 기술적 분석을 해봐야 판단할 수 있다"며
"기술적 분석이 끝나면 한·러 비행시험위원회(FTC)를 열어 결과를 검토한 뒤
나로호 3차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발사 일정을 다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나로호가 한 번 발사체조립동으로 들어가면
다시 나와 발사대에 세워지고 발사 준비를 마치는데는 적어도 사흘이 걸린다.
현재로서는 한·러 비행시험위원회(FTC)가 일러야 27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발사관리위원회 개최와 최소 3일의 발사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이달말 발사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벌써부터 나로호의 겨울철 발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조 단장은
"산화제인 액체산소의 끓는 점이 영하 183도에 이르는 만큼 겨울에도 충분히 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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