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관

치명적 맹독 '불산가스'‥유리도 녹인다

기산(箕山) 2012. 10. 5. 00:03

구미 가스 누출사고 물 뿌려 피해 확산

 

불산가스 물과 결합 독성물질 변해...

 

                                                                        기사입력 2012년 10월 04일 21시 06분

                                                                                          (아시아뉴스통신=김상범 기자)

 

경북 구미4공업단지 불화수소 누출사고 발생 당시

조기에 진압하고 대처할 수 있는 장비와 매뉴얼도 없이 초기 대응 미숙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27일 오후 3시40분 쯤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 4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휴브글로블 구미공장에서 불산이 실린 20t 짜리 탱크로리에서 호스를 연결해

업체내에 있는 저장탱크에 옮기던 중 파이프가 연결되지 않은 채 송출밸브가 열려

불소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산가스(F)는 물(H2o)과 결합하면 불화수소(HF)로 변하며

불화수소가 공기중 수증기와 만나면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강한 불화수소산으로 변한다.

 

불화수소산은 인체 피부와 직접 접촉하게 되면 화상을 유발하며 눈에 들어가면 실명을 할수 있고 

소화기나 호흡기에 흡수되면 기관은 물론 뼈까지 타들어가며 출혈이 발생하는 위험 물질이 된다.

 

한 화학 전문가는

"기본상식도 없이 유출사고 당시 사고 관계자와 경북 구미 소방대는 사고 초기 불산가스가 누출되었을때

물만 뿌리는 어처구니 없는 대응을 했다"고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불소가스에 물을 뿌려 공기중에서 독성이 강한 불화수소산으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게 한

무지한 대응으로 하천을 오염시키고 인근 낙동강으로 흘러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소방서 관계자는

"초기단계에 불소가스 누출에 대한 기본 지침이 없어 일반 화학물질과 같은 대응을 했다"며

"불산가스가 물과 결합하면 맹독성 불화수소산으로 변화되는 것은 몰랐다"고 말했다.

 

또 구미시는 사고 발생지역에 중화제인 석회를 비축해 놓지 않아 사건 발생 20여 시간 후에야

석회를 구해와서 뿌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기체상태인 불소가스를 중화시키려면 석회를 초기에 뿌려야 하며

이는 선진국에서는 공중살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소방서 관계자는

"매뉴얼이 없어 석회를 공중살포해야 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알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규모가 늘어나고 있고 향후 피해 보상과 관련해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4일 현재 인명피해는 사망자 5명, 부상자 18명과 91㏊에 이르는 농작물이 마르는 피해와

가축 1300여마리가 기침을 동반한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인근 기업체의 조업 중단으로 인한 피해와 주민, 소방관, 경찰관, 기자 등

600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유출사고 주민과 농작물 피해가 재앙 수준으로 확산돼

사고 주변 마을 주민들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하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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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치명적 맹독 '불산가스'‥유리도 녹인다

 

                                                           MBC | 박선하 기자 | 입력 2012.10.04 21:51 | 수정 2012.10.04 22:36

 

[뉴스데스크]

◀ANC▶
그러면 이렇게 심각한 2차 피해를 낳은 불산, 불화수소는 대체 얼마나 위험한 물질일까요.
직접 닿았을 경우 피부 조직이 괴사될 만큼 치명적이라 연구실에서조차 실험을 꺼릴 정도라는데,

불산의 위험성에 대해 박선하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VCR▶
지난 2004년 울산화학 누출 사고. 그리고 이번 구미 사고까지.
누출된 물질은 모두 불산가스.
불산은 유리를 녹일 만큼 독성이 강해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금속산화물을 제거할 때 사용됩니다.

◀SYN▶ 김재정 교수/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불산은) 특이하게 금속산화물을 제거하는데 아주 탁월한 효과가 있어요.

불산을 굉장히 희석시켜서...저희가 보통 사용할때는 1% 이하로 희석시키는데..."

◀ 박선하 기자 ▶
인체가 불산에 노출된다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게 될까요?
불산가스를 흡입할 경우

눈, 코, 목 안의 점막이 자극을 받아 따끔거리고 폐렴과 기관지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액체인 불산에 노출되면 20% 미만의 농도에선 빨갛게 변하며 통증이 유발되고,

50% 이상일 경우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극심한 화상을 입게 됩니다.

불산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체내에서 반응이 천천히 일어나다 보니

노출돼도 하루, 이틀간은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단 점입니다.

불산에 노출된지 하루가 지난 손인데요.
이렇게 흉칙한 모습으로 괴사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농도라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엔 뼈를 구성하는 칼슘과 결합해 불화칼슘으로 침착돼

뼈가 약해지고 치아가 부식됩니다.

◀VCR▶
◀SYN▶ 박종태 교수/고대 안산병원
"(불산은) 세포막이나 조직을 쉽게 통과하게 됩니다.

그래서 조직에 손상을 많이 주게 되고, 고농도로 접촉하거나 흡입하게 되면 조직의 괴사,

기능의 상실을 초래하게 됩니다."

만약 불산이나 불산가스와 접촉했다면 적어도 20분 이상 물로 깨끗히 씻어야 하고,

먹었을 경우 토하면 식도 등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우유나 제산제를 마셔 중화시킨 뒤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MBC뉴스 박선하입니다.
(박선하 기자 vividsun@im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