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

고리원전1호기 '사고 은폐' 어떻게 공개됐나

기산(箕山) 2012. 3. 15. 00:27

고리원전1호기 '사고 은폐' 어떻게 공개됐나

 

                                                                   연합뉴스 | 조정호

                                                                   입력 2012.03.14 20:33 | 수정 2012.03.14 21:18

 

부산시의원이 우연히 원전 작업자 대화 들어
부산시민 충격 불안.."철저하게 조사해야"

고리원전 1호기의 냉각기능이 12분간 상실된 중대사고가

한 달간 은폐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원전 작업자의 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1호기에서 외부전원공급이 중단됐다는 것을

처음 알게 외부인은 김수근 부산시의원(기장군)이다.



 

 

 

 

 

 

김 의원은 이달 초 고리원전 1호기 계획예방정비에 참여한 작업자들이

기장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면서 '고리1호기에 전원공급이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괜찮은지 모르겠다'는 대화 내용을 우연히 들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고리원전을 방문해

원전에는 외부에서 전원공급이 중단되더라도 비상디젤발전기 등이 있어

비상전원공급 시스템을 갖춰 문제없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작업자의 대화에 의문이 들었다.

그는 지난 8일 고리원전 간부를 만나 사고 내용에 대해 확인 요청을 했다.

그러나 고리원전측은 아무런 답변을 해주지 않았으며

13일 언론보도를 통해 전원공급 중단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김 의원은 14일 밝혔다.

김 의원은

"고리1발전소장까지 사고내용을 알고 고리원전 최고 책임자인 본부장이

이를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믿을 수 없다"며

"조직적으로 숨기려 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본부장이 사고사실을 몰랐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리1호기 계획예방정비에 참여한 작업자들은 사고 사실을 알았고

고리원전 1발전소장에까지 보고가 이뤄졌지만 '쉬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신임 고리원전원자력본부장이 김 의원의 문의를 계기로

지난 9일 고리1호기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고 한수원 본사에 이를 보고하면서

은폐사실이 한 달만에 드러나게 됐다.

고리1호기의 냉각기능 상실 은폐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기장군 기장읍 대라리에 사는 이재윤(74)씨는

"사고를 은폐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간담이 서늘했다"면서

"원전사고는 수백만명의 생명과 직결돼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리원전에서 반경 20㎞이내에 위치한 해운대구에 사는 김모(49)씨도

"고리원전에서 납품비리가 터져나와 불안했다"며

"이번 전원공급 중단사고도 납품비리와 관련이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장군은 원자력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고리1호기에 대한 국제적 안전점검을 요구했다.

반핵단체는 이날 오전 고리원전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1주년을 앞두고 탈핵 열풍을 막기 위한 조직적 은폐라며

고리1호기의 즉각적인 폐쇄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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