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사상의 지평 넓혀준 희망적 사건
매일경제 | 입력 2011.04.18 17:12
4ㆍ19혁명 51주년이다.
시민들 힘으로 정권을 심판한 4ㆍ19는 한국 현대사에 정치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4ㆍ19를 통해 대중은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을 간직하게 됐고,
사회적으로는 사상의 지평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다.
4ㆍ19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는지 전문가 의견을 들어봤다.
◆ 시민이 주체가 된 첫 민주주의 혁명 =
4ㆍ19혁명은 시민이 주체가 된 첫 민주주의 혁명이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는
"4ㆍ19혁명은 권력에 대한 시민의 자발적인 저항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첫 사례"라며
"이에 대한 기억이 오늘날까지 사회적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 항상
민주화를 추종하는 집단에 각인돼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이 혁명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원점이라고 보기도 한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광복 이후 가장 중요한 사건 두 가지가 있는데, 한 가지는 산업화고 나머지 하나는 4ㆍ19"라며
"4ㆍ19를 통해서 (우리나라가)아시아에서 선도적인 민주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혁명은 극단적인 반공 체제하에 있던 시민들을 자유민주주의에 눈뜨게 했다.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4ㆍ19혁명으로 시민들이 자유민주주의와 자립 경제에 대한에 대한 신념과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4ㆍ19세대 등장과 모더니즘의 시작 =
4ㆍ19혁명은 우리 사회에 모더니즘이 싹튼 계기가 됐다.
서중석 교수는
"50년대의 가두어진 정신이 4ㆍ19를 계기로 풀려나게 되면서 사상의 지평이 넓어졌다"며
"전반적으로 모더니티를 획득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김치수 이화여대 불문과 명예교수는
"4ㆍ19세대 등장으로 이후 군사 독재에 대한 항거와 저항도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문학에서도 최인훈 이청준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 세대가 전쟁 문학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우리 문학에서 처음으로 이데올로기와 개인 삶 등을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 미완의 혁명 4ㆍ19,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 =
4ㆍ19혁명이 일어난 지 50여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많다.
김성보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당시 시민들이 요구한 건 단순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경제 성장에 걸맞은 효율적인 민주주의였다"며
"지금도 그건 요원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4ㆍ19혁명 정신이 조금씩 잊히고 있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많다.
임지현 교수는
"독재 시대에는 (4ㆍ19혁명)정신을 거의 모든 사람이 내재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잊혔다"며
"앞으로 4ㆍ19를 어떻게 기억하고 현 시대에 적용해야 할지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김치수 교수는
"모든 혁명은 늘 미완 상태에 있다"며
"그 의미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되새기며 조금씩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이승만 전 대통령 유족 사죄…학계 반응은 "긍정적" =
4ㆍ19를 이틀 앞둔 지난 17일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 유족이
4ㆍ19혁명 당시 부정선거에 항거하다 숨진 학생 유족에게 처음으로 공식 사죄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단법인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와 이 전 대통령 양자 이인수 박사는
19일 오전 서울 수유리 4ㆍ19묘역을 참배ㆍ헌화하고 당시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진
학생과 유족에게 사죄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학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만시지탄이라는 느낌이 든다"면서도
"4ㆍ19 민주화 정신과 건국 정신이 그동안 배치돼 평행선을 그리는 모양새였는데
이번 움직임이 통합의 물결을 이루고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 유족의 이번 사죄가 진정성을 갖고 순수한 의도로 이뤄져야 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정아영 기자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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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년 만의 사과…"4·19 유족에 용서 구합니다"
세계일보 | 입력 2011.04.17 19:10
이승만 前대통령 양아들 이인수씨 밝혀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대통령 측과 4·19혁명 피해 가족들은
반세기가 지나도록 응어리를 풀지 못한 채 대척점에 서 있었다.
이승만 독재정권을 12년 만에 종식시킨 1960년 4·19혁명은 많은 희생을 불러왔다.
당시 숭고한 희생으로 이 땅에는 민주화의 초석이 다져졌지만
유족들은 이승만 정권을 원망하며 평생 한을 안고 살아왔다.
그렇게 51년이 흘러서야 이 전 대통령 측이 4·19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기로 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4·19정신을 이어받아 화해의 고리를 이어가겠다는 '고백'으로 들린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는 오는 19일
이 전 대통령의 양아들인 기념사업회 이인수(80) 이사가 회원 30여명과 함께
서울 수유리 4·19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사죄 성명서를 낭독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성명서에는 희생자와 유족들을 애도하며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유족과 기념사업회 측이 희생자 묘역을 참배하고 사과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4·19혁명 이후 처음이다.
그간 4·19혁명희생자유족회 등은 기념사업회 측에 수차례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이씨는
권좌에서 물러나 하와이에 머물던 이 전 대통령이 '자손을 남기지 않는 것은
조상에 대한 큰 불효'라고 생각해 1961년 문중 도움을 받아 부자의 연을 맺었다.
전주 이씨 양녕대군종친회는 당시 양자의 조건으로 '같은 자손 중
대학 졸업자이며 미혼'과 '프란체스카 여사와 소통을 위해 영어 가능' 등을 내세웠다.
이에 교육자 집안 아들에다 공군 정보작전 장교로 영어에 능통했던 이씨(당시 30세)가 낙점됐다.
이씨는 이제야 사죄 성명을 내기로 한 데 대해
"아버님과 4·19에 대한 반발이 격했던 시기에는 피차 이해와 화해가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반세기가 흐르니 이제는 유족에게 위로를 전하고 4·19정신을 함께 확인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념사업회 김일주 사무총장은
"진작 해야 될 일인데 그동안 기념사업회 내부 역량과 준비 문제로 하지 못했었다"며
"그간 공식적인 사과 성명이 없었다는 데 대해 무한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사죄와 참배에는
올해 기념사업회 회장으로 선출된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도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진행돼 온 '이승만 기념관과 광화문 동상 건립'을 위한 서명운동이
30만명이 참여하는 등 호응을 얻자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공식적이고 진정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문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정부의 잘못으로 희생된 학생들과 유족에게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한다"며
"당시 잘못을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 4·19유족회 등 관련 단체와 힘을 모아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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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단체 "사과 거부"..."진정성 알아달라"
[YTN] 입력 2011.04.18 19:37
[앵커멘트]
4·19 `51주년`을 맞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족 측이 희생자들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당시 혁명 세력들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역사적 잘못에 대한 반성 없이는 사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김웅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19 혁명 세력들의 단체들이 이승만 전 대통령 측의 사과 표명 의사를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사과보다는 역사적 잘못에 대한 반성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특히 모든 잘못에 대해 대통령은 몰랐다는 식의 태도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공무원과 경찰들을 동원해서 전국적으로 부정 선거를 감행했다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
그 사실에 대해서 대통령은 몰랐다며 아랫 사람들한테 책임을 전가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사과의)진정성을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3·15 부정 선거를 직접 목격하고, 4·19 혁명에 참가했던 김시현 할아버지도
사과의 시기와 방법 모두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김시현, 4·19 혁명 참가자]
"51년째인데 이제 와서 사죄한다는 것은 도대체 마음에 와 닿지 않고 또 쉽게 용납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 이인수 박사는 진정성을 알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기념 사업을 위한 일회성 행사라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인터뷰:이인수, 이승만 전 대통령 양아들]
"사업을 위해서 (사과를) 한다는 건 없습니다.
순전히 난 그분들에 대한 아버님의 마음 깊은 뜻을 알리기 위해서 (사과를) 하는 것입니다."
이 전 대통령 기념사업회 측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기념 사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추진해 왔던 일로, 이번 일과는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김일주,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 사무총장]
"사과는 사과이고 기념관 건립과 동상 건립은 건립입니다.
사과와 상관 없이 기념관과 동상은 건립돼야 합니다."
대학생들의 의견도 양쪽으로 갈렸습니다.
[인터뷰:조우리, 서울 안암동]
"역사적으로 심판을 받고 책임지는 게 없다면
지금 상황에서 사과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인터뷰:이규영, 서울 종암동]
"한 번에 모든 게 청산되고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먼저 잘못한 쪽에서 사죄를 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4.19 혁명 세력 측의 냉담한 반응에도 이 전 대통령의 양아들 이인수 박사는
예정대로 4.19 혁명 희생자 묘역을 참배하고 사죄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웅래[woongra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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