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명품” 자랑하더니 ‘공갈포’ 된 K-9 자주포
세계일보 | 입력 2010.12.02 18:34
80발중 1발만 막사 맞춰
軍선 "좌표 오류탓" 변명
"반경 50m를 쑥대밭으로 만든다던 K-9 자주포 성능이 이 정도일 줄이야."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우리 군이 쏜 K-9 자주포 포탄 상당수가
북한 진지를 타격하지 못하고 논밭에 떨어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군의 허술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여기에 국산 '명품무기' 1호로 각광받아온 K-9 자주포의 위상도 흠집이 날 처지에 놓였다.
◆ 소극 대응에다 허술하기까지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은 교전수칙에 따라 13분 뒤부터 대응사격을 시작했다.
이홍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우리 군이 적 포격 원점에 집중 사격을 가해 북측도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음날 합참 관계자는
"북한 해안포에 비해 화력이 월등히 우수한 K-9 자주포로 80발의 대응포격을 가했기 때문에
북측도 상당한 피해를 받았을 것"이라며 "K-9 자주포 1발의 피해지역은 50×50m에 달해
사격 대상지역이 초토화됐을 것으로 보고 추가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군은 수십명의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지난 1일 미국 위성사진전문업체인 '디지털글로브'에 의해
지난달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촬영된 연평도와 북한 개머리 해안포진지 부근의 위성사진이 공개되면서
이 같은 군의 주장은 다소 신빙성이 떨어지고 있다.
위성사진에서 북한 개머리 진지 부근 북한군 포진지로 보이는 곳은 총 4곳으로,
개머리 진지에서도 북서쪽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고
정작 우리 군이 타격을 가해 피해를 입힌 곳은 이 4곳 중 단 한 곳으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국가정보원이 2일 국회 정보위에서 공개한 또 다른 위성사진에는
우리 군의 포탄이 북측 무도 내 포진지에 10여발 떨어졌고,
이 중 1발은 막사 끝 쪽에 명중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며
"개머리는 표적을 잡지 못했지만 무도는 정확히 타격한 셈"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권영세 국회 정보위원장은
"인명피해가 제법 클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원은 전날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우리 군의 포탄이 무도에 15발,
개머리 지역에 30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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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략정보전문기관 스트랫포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북한군 개머리 진지 부근의 122㎜ 방사포대 주변 위성사진. 한국군이 지난달 23일 연평도에 포격을 가한 이 방사포대를 겨냥해 K-9 자주포를 발사했으나 포탄 14발 모두 뒤쪽 논밭에 떨어진 흔적이 남아 있다. 포격 사흘 뒤 촬영된 이 사진에서는 방사포 6문이 다른 곳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
◆ 명품무기 K-9 자주포도 흠집 나
자주포 K-9은 1989년부터 체계개념연구가 시작돼
약 10년간의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1999년부터 전력화됐다.
박병진·신정훈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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