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전력 연평도 '돌려막기'… 수도권 방어전력 공백 우려
세계일보 | 입력 2010.12.01 19:26 | 수정 2010.12.01 23:20
다연장로켓포 이어 천마미사일 추가 배치
무기 이동 노출도… "北에 기밀 알려준 꼴"
군 당국이 서해5도에서 북한 추가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연평도에 긴급 전력을 추가 배치하면서 전방지역과 수도권의 전력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다연장로켓포(MLRS)와 K-9 자주포에 이어
수도권 대공방어망의 핵심인 '천마' 지대공 미사일까지 연평도에 배치키로 방침이 정해지자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의 임시변통이란 지적과 함께
어쩔 수 없는 '응급조치'란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군 관계자는 1일
"지난달 29일 MLRS와 K-9 자주포 각 6문씩을 증강 배치한 데 이어
조만간 천마 지대공 미사일을 연평도에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궤도 장갑차량에 탑재된 천마 지대공 미사일이 도착하지는 않았지만
부속 장비들이 운송돼 사실상 배치를 기정사실화했다.
앞서 군은 연평도와 백령도에 배치된 AN/TPQ-37 대포병탐지레이더를 보완하는
스웨덴제 '아서' 대포병레이더도 긴급 배치했다.
천마는 1999년 11월 양산에 들어가 2000년 이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전배치됐다.
천마는 약 20㎞의 탐지거리를 갖는 대공레이더와 유도탄을 16㎞까지 유도할 수 있는 추적레이더,
미사일 8발 및 사격통제장치 등을 국산 K-200 장갑차에 탑재한 집중형 유도무기체계다.
유효사거리는 10여㎞에 달한다.
하지만 천마를 비롯, MLRS나 K-9 자주포, 아서 등은
대부분 현재 전방과 수도권 지역에서 북한 장사정포나 항공기 침투 등을 겨냥,
대응타격 내지 탐지를 위해 육군에서 운용 중인 주력 무기란 점에서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
천마와 아서는 육군 모사령부, MLRS는 육군 모군단,
추가 배치된 K-9 자주포는 수도권 모포병여단에서 빼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군은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이러한 무기들의 이동을 그대로 언론에 노출시켰다.
군 관계자는
"MLRS가 증강 배치된다는 소식을 방송에서 접했지만 화면에 육군 모군단 소속을 나타내는
부대마크가 그대로 드러나 수도권지역 전력 공백을 북에 알려준 꼴이 됐다"며
"아무리 연평도 상황이 급해도 그렇지 이런 식으로 전력을 움직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방산업체에서 생산하는 K-9 자주포는 순수제작 기간만 4개월이 소요된다.
엔진 등 다른 부품을 추가해 완제품을 만드는 기간을 합하면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마도 올해로 전력화 기간이 끝나 추가 배치하려면 업체에 생산을 요청해야 한다.
국회에서 예산증액안이 통과하더라도 증강전력의 실제 배치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합참 관계자는
"전력 증강이란 것이 말 그대로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 지금 상황에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군이 국회에 '서북도서 긴급전력 보강소요'를 제기했지만
이러한 전력 공백을 메우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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