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관

감기 닮은 병들… 안나으면 의심하라

기산(箕山) 2010. 4. 19. 00:20

‘A형간염· 역류성식도염’ 감기 닮은 병들… 안나으면 의심하라

                                                                                              국민일보 | 입력 2010.04.18 17:46

 

최근 1∼2주새 일선 병·의원에 기침과 고열 등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근래 발생하는 환절기 감기는 증상이 심하고 오래 지속될 뿐만 아니라

심한 일교차로 쉽게 낫지 않는 게 특징이다.

 

또 봄철 유행하는 계절 독감이나 A형 간염 등

감기로 오인할 수 있는 질병일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된다면 단순 감기가 아니라

역류성식도염, 후비루증후군 등 보다 큰 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환절기 감기, 계절독감·A형 간염과 구분해야 =
 
감기와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아예 다르며 증상도 약간 다르다.
둘을 구분하는 첫번째 기준은 고열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계절 독감은
체온이 섭씨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또 감기는 기침과 콧물, 재채기가 나고 목이 아픈 경우가 많지만
독감은 근육통, 구토 증상이 동반된다.
 
독감 증상이 나타난다면 서둘러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감기가 폐렴, 천식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계절 독감은 합병증과 함께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기를 치료할 때는 따로 항바이러스제가 필요 없으며
충분히 쉬면서 물을 많이 마시거나 심할 경우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약을 복용하면 된다.
 
계절 독감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든 타이레놀 같은 약을 투여해야
해열, 진통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때론 항바이러스제를 써야 한다.

보건당국은 최근 신종 플루는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지만
소아·청소년층을 중심으로 B형 계절독감 바이러스가 늘어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계절 독감은 백신 접종으로 70∼90% 예방 가능하지만 예방 접종이 이미 종료됐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선 외출 후 반드시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만성 질환자, 65세 이상 노인, 임신부, 영유아 등
고위험군은 독감 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4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5∼6월 중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A형 간염과도 구분해야 한다.
A형 간염의 경우 초기 증상이 감기 몸살과 매우 유사해 증상만으로 구분이 어렵다.
대개는 발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이 나타나고 식욕이 떨어지며
복통, 구역질, 구토, 설사, 황달, 오른쪽 상복부 통증 등을 동반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는
"하지만 A형 간염 증상은 감기 몸살과 달리 콧물과 기침이 없고
아주 심하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며 소변색이 짙어지므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간 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3주 이상 만성 기침, 다른 질환 의심해야 =
 
기침은 감기에서 폐결핵이나 폐암까지 다양한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다.
감기로 인한 기침은 대부분 3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3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의 경우 후비루증후군이나 기침형 천식, 역류성식도염 등
보다 심각한 질병일 수 있다.
 
후비루증후군은 코와 목에서 분비되는 점액, 즉 콧물이 지나치게 끈끈하거나 양이 많을 경우
목으로 넘어가 이물감과 함께 기침을 일으키는 것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박일호 교수는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축농증 때문에 생길 수 있으며 만성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면서
"잠자는 중이나 아침에 잠에서 깰 때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보통 천식은 기침 외에 쌕쌕거리는 숨 소리나 호흡곤란을 동반하지만
'기침형 천식'은 마른 기침만 하며 주로 밤이나 새벽에 심해진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와 식도를 연결해 주는 밸브(괄약근)가 제 기능을 못해
위 속 내용물과 위산이 위로 올라와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가슴 타는 통증이나 속쓰림, 신트림 등이 대표적 증상이지만
기관지를 자극, 지속적인 기침을 유발하기도 한다.
 
실제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메디컬협진센터가
2008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만성 기침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356명을 조사한 결과
52%가 역류성식도염으로 진단됐다.
역류성식도염을 증상만으로 판단, 감기 등 호흡기 질환으로 잘못 치료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확한 검사를 통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