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관

어떤 여자의 진솔한 고백

기산(箕山) 2009. 9. 3. 03:49

 

 

 

어떤 여자의 진솔한 고백

 

황혼 이혼을 동경하다

나의 첫 남자의 아들이 대학에 들어가던 해 이혼했다.

그리고 5년,

나는 또 다른 결혼에 갈등한다.

 

"돈 있으면 혼자 사는 게 편하지, 뭐하러 결혼을 해?"

일주일에 두 세 번 만나서 연애하고 각자의 사생활에 충실하면 됐지..."

 

그러니까 결론은

너무 간섭하지 말고,

구속하지 말고, 자유롭게 살라는 거다.

 

아~~~~~~~! 자유여!!

자고싶은면 자고,

먹고싶으면 먹고,

놀고싶으면 놀고,

만나고싶으면 만나고.

만나기 싫으면 안 만나도 되고.

맘에 딱 드는 또 다른 이성 나타나면 간섭 받지 않고 과감히 대쉬할 수 있고.

 

그러나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시라.

어렸을 때 먹지도 않았던 호박잎과 청국장이 지금 우리의 입맛을 얼마나 다시게 하는지?

 

요즘

집은 있어도 가정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말씀.

 

뭔 얘기인고 하니

집에 들어와 밥을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은 가정이 없는 사람들이란 말씀이쥐~

하루 한 끼 빵이나 떡으로 떼우고.

밖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

 

오~~!

인생이 몇 백 년인줄 알고....

금쪽같은 세월을 날려보내는 사람들이여~!

이내 말씀 좀 들어보소.

무슨 경에 나오는 부자 이야기~

 

창고에 식량을 가득 채우고 모자라니 새로운 창고를 지어 산처럼 식량을 또 쌓았는데

염라대왕이 그 부자의 영혼을 그날 밤 거두어 갔단 말씀.

그러면 그 부자가 창고에 쌓아놓은 그 곡식은 누구의 몫이 될까?

내것이라 믿고 있는 이세상 모든 것들이

그대들이 살고 있는 동안 잠시 주인 대신 관리하는

청지기란 사실을 깜빡 잊고 지내는 건 아니신지.

 

얼마나 사귀면 상대를 알 수 있을까나?

인생 오십 고개를 넘긴 사람들은

밥 다섯 번,

술 두 번,

잠 세 번 자보면 상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모자란다굽쇼?

노! 노! 노!

그때까지 파악 못했다면 죽을 때까지 파악할 수 없다는 걸 아셔야징~

 

밥 다섯 번 먹는 동안 상대의 식성을 파악할 수 있고, 요리 실력을 간파할 수 있고...

술 두 번 마셔보면 매너가 어떤지~ 술 주사가 있는지~ 다 간파할 수 있고...

잠 세 번 자보면 잠자리 궁합이 맞는지 안 맞는지 다 간파할 수 있다.

 

혹자는 말한다.

결혼 한 번 했으면 됐지. 뭘 또 하려고 하느냐고?

자유롭게 살라고...

 

모든 가정에서 흔히 있는 평범한 잔소리나, 구속이 살 떨리게 좋은 건...

꼭 가을 탓만은 아니다.

식구를 위해 땀 흘리는 자의 노고를 값지게 인정해주고 싶기 때문이여~

 

맛있게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서 식탁에 올려놓고~

 

"언능 들어와 자갸~"

전화에 콧소리도 팍팍 불어넣어 보고~

맨날 땅만 밟고 다니는 발도 꼭꼭 주물러 주고~ 주물러 달라고 냅다 디밀어보기도 하고

같이 엎어지고 자빠지면서... 땀냄새나는 삶이, 구속이, 살 떨리게 그립기 때문이라네

 

 

삿가스 칼럼 / 2009.09.03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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