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관

우주적 시선

기산(箕山) 2009. 8. 24. 23:13

 

 

‘눈높이’라는 말이 있다.
수평으로부터 관측하는 사람의 눈까지의 높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 정도는 심리적으로 편안함과 안정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정도이다.
그래서 수준과 정도를 비슷하게 맞출 때 눈높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세상만사가 눈높이 정도에서 해결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일들이
비일비재하니 문제의 핵심에는 언제나 ‘높이’가 도사리고 있다.

 

‘도토리 키 재기’라는 말이 있다.
비슷한 크기임에도 서로 자기가 크다고 나서는 풍경을 꼬집는 말이다.
서로 크다고 키를 재는 도토리들을 내려다보는 아름드리나무의 눈높이에서
도토리들의 행태는 어처구니없는 난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신을 외부로 드러내고자 하는 한
사람의 눈높이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견성을 얻은 사람들은 눈높이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들은 눈높이 대신 정신적인 우주시선을 얻고 살아간다.
우주시선에는 높낮이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지상의 척도인 눈높이를 적용할 수 없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면
수십 층 빌딩도 대교도 차량행렬도 모두 미물처럼 보인다.


우주적 시선으로 이제는 우리 스스로를 내려다보아야 한다.

우주적 시선은 눈높이에 얽매어 앙앙불락하는 삶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우주적 시선으로 자신을 주시하면 내가 아니라 나와 연계된 전체가 보인다.


전체를 보는 눈을 가지면 작은 나를 벗어나
넓은 세상, 높은 세상, 깊은 세상의 나를 만날 수 있다.


나아가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존재로 인생을 신나게 살 수 있다.

 

- 신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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