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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년 5월 23일.
통일한국 수도 개성에 조또 마사오가 이끄는 조공사절이 도착했다.
동양정신의 정수 주자학적 문명을 전수해주던 조선통신사에 감지덕지
진사 사절단을 보내던 막부 이래 5백년만의 일이다.
일본 총리를 수석으로 한 사절단을 접견한 초이 대통령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식민지 피지배민족이라고 얼마나 얕보던 일본인가.
한, 중, 일 동양 3국에서 우뚝 선 국력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후지산 특산품을 펼쳐놓은 조또 총리를 응시하며 초이 대통령은 백 년 전 한반도를 반추했다.
퇴임 후,
국민과 소통하려던 전임 대통령이 투신한 한반도의 정정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정국이었다.
스스로 몸을 던진 대통령의 뜻을 저버릴 수 없다는 대다수의 백성들과
그는 수뢰혐의로 수사를 받던 피의자 신분이었다는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했다.
강성군대가 살길이라고 선군정치를 펼치던 김정일은
위성을 빙자한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핵실험을 강행했다.
김정일은 한반도의 암적 존재 뿐 만아니라 핵무기 확산방지를 선도해온 미국의 골칫거리였다.
초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협박외교를 벌이는 나라는 오직 북조선인민공화국뿐이었다.
한방에 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월남전 패전의 악몽을 잊지 않고 있는 미국은 쉽사리 상대할 수 없는 국가였다.
이라크처럼 종교로 뭉친 나라는 일거에 밀어버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으나
북한은 그와 달랐다.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 오바마 정부가 북한에 끌려가고 있었다.
미국은 주자학에 기반한 이념은 종교보다 강하다는 철학을 터득했다.
장개석이 이끄는 국민당군을 지원했다가
모택동의 중공군에 덜미가 잡혀 대륙에서 물러나야 했으며,
김일성 군대와 교전하다 원치 않은 휴전을 해야 했고,
조국 해방을 외치는 월맹군에게 밀려 월남에서 보따리를 싸야했다.
미국은 그러한 쓰라린 전철을 밟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이제이(以夷制夷) 즉,
지구상에서 가장 악랄한 공산집단을 상대하기에는
가장 극렬한 반공국가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가장 합당한 인물로 선정된 사람이 MB대통령이었다.
그는 억세게 운이 좋은 사나이였다.
빈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시절에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던 반체제 학생이었다.
잘 나가던 건설회사 공채사원으로 출발한 그는 승승장구하여 월급사장의 지위에 올랐다.
삼청교육대에 끌려가거나 강제징집 되고,
시위전력자는 취업에 제한을 받던 후배들에 비하면 행운아였다.
서울시장 재임시절에 인공하천을 만들었으나 시민들은 청계천 복원으로 환호했다.
야당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던 여성 후보를 물리치고 대통령에 출마하여
여당 후보를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의 국정철학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자.’였다.
그것은 이이제의 전략을 구사하는 미국의 의도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퍼주기라며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을 거두어들이고
햇볕정책을 부정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과 개성공단 근로자 억류로 나타났다.
강성군대만이 살 길이다고 인민의 허리띠를 졸라매던 김정일은
북한 인민들의 인내가 폭발직전의 한계점에 이르자
관심을 밖으로 돌리려고 서해 백령도 점령이라는 죽음의 카드를 꺼냈다.
‘때는 이때다.’ 라고 기다리던 미국은 반가운 낭보였다.
이라크를 선제공격하여 국제여론에서 얼마나 힘들었는가.
크루즈미사일로 북한의 핵시설과 미사일기지를 정밀 타격한 미국은
재고로 듬뿍 싸여있는 재래식 무기를 융단폭격으로 퍼부어 북한을 초토화시켰다.
미국의 군수산업과 한국의 건설산업은 표정관리를 했다.
한국과 일본 미국 등 이른바 한, 미, 일과
자신들의 국제교역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혈맹 북한을 버렸다.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을 파견하던 60년 전 과는 세상이 달라졌다.
그 땐 우리나라의 경제도 보잘 것 없었고 무역이 국제외교의 총아가 아니었다.
중국은 유사 이래 재물을 좋아하는 나라다.
한자의 패(貝)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상거래를 의미하는 매매(賣買)와 무역(貿易)에 조개 ‘貝’가 따라다닌다.
심지어 보물(寶物)과 상(賞)자에도 조개 ‘貝’자 가 붙어있다.
중국인의 잠재의식 속에는 물신(物神)이 함께한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복(福)자는 재물의 동의어다.
조개껍질은 고대 중국의 화폐였다.
죽음으로서 다시 부활한 노무현 정신을 좇는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하야 일보직전에 내몰렸던 이명박 대통령은 때 아니게 통일대통령으로 기록되었다.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통일 대통령으로 등극한 이명박은 수도를 개성으로 옮기고 핵무기를 손에 넣었다.
통일 한국의 군사력에 위협을 느낀 일본이 핵무기로 무장하려 했지만
미국의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히노마루가 펄럭이는 태평양 함대에게 진주만 기습공격을 당한 미국은
일본이 핵으로 무장하는 것은 악몽이었다.
- 삿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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