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상식

사교춤과 댄스스포츠의 차이

기산(箕山) 2008. 11. 25. 12:51

사교춤과 댄스스포츠의 차이


우리나라에서 사교춤은 댄스스포츠보다 역사가 깊어

그간 어려웠던 시절까지 겪으며 질곡의 역사를 걸어왔습니다.

군사정부가 공식적으로 ‘퇴폐’라고 단속을 하던 어두운 시절이 있었고

그 때문에 부득이 음지에서 활동하다 보니 사회적으로도 부작용도 많았습니다.

아직도 어두운 이미지가 남아 있어 백안시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 후에 들어 온 댄스스포츠도 비슷한 아류로 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사교춤은 질곡의 역사를 짊어져 왔으면서도 명맥을 잘 유지해 왔고

나름대로 장점도 많아 오늘날 양지로 나오면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많은 춤입니다.

그간 우리 식으로 발전도 많이 시켜왔고 보급해 온 공로는 인정할 만 합니다.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사교춤과 댄스스포츠의 차이와 이해입니다.

살사/메렝게/바차타와 댄스스포츠를 비교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겠지만

사교춤과 댄스스포츠의 차이도  이해하면 사교춤을 먼저 배우다가 댄스스포츠를 접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글을 올려봅니다.


요즘은 댄스스포츠와 사교춤을 병행해서 같이 즐기는 사람들도 많고

사교춤과 댄스스포츠를 같이 취급하는 동호회가 많아졌습니다.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같은 뿌리라서 서로 보완되고 병행해서 활용할 수 있는 휘겨도 많습니다.


원래 잘하는 사람은 사교춤이면 사교춤, 모던댄스면 모던댄스, 라틴댄스면 라틴댄스 모두 다르지만

그때그때 맞게 잘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를 오래 하다 보면 다른 춤을 춰도 그 습관이 배어나옵니다.

일본말로 습관이 쌓여 버릇이 되어 나온다는 뜻의 ‘쿠세’라고 합니다.

춤이 다르면 ‘쿠세’를 버리고 그 춤에 맞게 추는 것이 정석입니다.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교춤이 먼저 기반을 닦았고

댄스스포츠가 나중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사교춤을 주종으로 하면서 댄스스포츠가 유행이라니까

뒤늦게 댄스스포츠를 배워 가르치는 강사가 많습니다.

전공을 댄스스포츠로 바꾼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겠으나 여전히 사교춤을 전공으로 가르치는

강사들은 아무래도 ‘쿠세’가 남아 있어 댄스스포츠를 가르치는 열정과 테크닉이 사교춤에 비해

부족할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반인들은 음악이 나오는 동안 쉬지 않고 다양하고 화려한 휘겨를 구사하면

춤을 잘 추는 것으로 쳐주는데 물론 맞는 얘기입니다.

더구나 춤을 잘 못 추는 사람들이 볼 때는 환상적이지요.

춤이라는 것이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되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고 보기 좋으면

좋은 것 아니냐고 합니다. 일반인들에게는 그 이상은 필요 없는 지도 모릅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댄스스포츠는 사교춤과 다른 면이 있다면

사교춤은 춤을 즐기는 면이 중요하지만 댄스스포츠는 말 그대로 스포츠적인 요소와

예술적인 요소가 따로 따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다릅니다.  


댄스스포츠는 어떤 종목이든지 춤을 추기 시작한지 10분만 지나면 땀이 많이 납니다.

운동 삼아 댄스스포츠를 한다는 이유가 바로 운동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라틴댄스와 모던댄스의 특성을 알면 바로 이해가 되는데

라틴댄스는 Ball을 많이 쓰고 힙 무브먼트를 많이 쓰며

근육 안쪽으로는 Torsion이라는 스트레칭과 이완의 연속이 필요하고,

모던댄스는 견고한 Hold와 평소에는  잘 안 쓰는 동작인 Rise & Fall, Swing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고 편하게 홀드하고 편하게 스텝을 사용하는 사교춤과

정해진 발 사용법과 견고하기도 하고 미세한 텐션을 주고 받는 댄스스포츠와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댄스스포츠는 사교춤만큼 편하게 추는 춤은 아닙니다.

기본자세부터 라틴댄스는 탱탱한 맛이 있고,

우아한 자세를 유지하며 추는 모던댄스는 기본자세를 만드는데 만도 많은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월이 오래 걸립니다.


혹자는 무도장에서 사교춤도 추지만 댄스스포츠의 자이브, 룸바, 왈츠 정도는 흔히 춘다고 말합니다.

같은 춤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면 유사성이 많고 즐기는 면에서는 잘못될 것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사교춤은  Posture/Poise가 자연스럽습니다.

댄스스포츠처럼 무릎을 편다든지 홀드가 견고해야 한다든지 하는 구속이 없는 편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파티에서 비에니즈 왈츠를 추는 것을 보면 사교춤처럼 편하게 홀드합니다.

댄스스포츠의 사교적인 측면을 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댄스스포츠가 예술성이 있다는 것은 댄스스포츠에는 또 사교적 요소도 있고 경기적 요소가 있어

일반인들도 댄스스포츠를 좀 배우게 되면 사교적 요소에 만족하지 않고 경기적 요소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수들처럼  추는 것을 추구하고 기회가 되면 대회에도 나가고 싶어 합니다.


사교춤을 오래 춘 사람들은 여러 가지 스텝에 능하고 리듬감이 좋습니다.

음악에 맞춰 춤을 오래 춘 덕분에 그렇습니다. ‘경력자’라고 하지요.

그리고 스텝 이동에서 센터 밸런스가 아주 좋습니다. 스텝을 옮길 때 몸이 가볍다는 얘기입니다.


사교춤은 스텝 위주이다 보니 휘겨를 많이 구사하는 것을 중시하는데

댄스스포츠를 주로 하는 댄스파티에서 특히 자이브에서는 심지어 프로 선수들도

사교 계통에서 자이브를 하신 분들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자 선수인 경우에는 리드를 다 못 받고

남자인 경우에는 상대 여성분이 다양한 휘겨를 요구하는데 맞춰주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자이브는 유독 사교계통에서 더 화려하게 휘겨가 많아진 종목인데

자이브를 잘 춘다고 해서 댄스스포츠 전체를 간단하게 볼 일은 아닙니다.

 

자이브는 라틴댄스 중 유일한 미국 춤이라서 이론이나 자세 등을 그리 중시하지 않고

큰 외국 대회에서도 경기종목에서 홀대받아 빼기도 합니다.

그런데 룸바 차차차는 고향이 쿠바이고 파소도블레는 스페인, 삼바는 브라질로 춤이 아주 다릅니다.


사교춤과 댄스스포츠의 차이에서 언급했듯이 댄스스포츠는 Posture/Poise를 중시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자세에서 기본자세를 요구합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자세일수도 있는데 그래야 “댄스스포츠답다” 라고 얘기합니다.

사교춤을 추는 분 중에는 흥에 겨워 어깨를 들먹이거나 상체가 흔들리는 사람도 있는데

댄스스포츠에서는 명치 위 상체는 움직이면 안 됩니다.


중요한 차이는 힙무브먼트와 골반에 있습니다.

라틴댄스는 힙의 움직임이고 모던댄스도 골반은 파트너와 리드를 주고받는 중요한 교감점이고

‘파워하우스’ 라고해서 댄스에서 파워를 만들어내는 에너지의 근원으로 칩니다.

사교춤에서는 체중 이동이 스텝 위주라서 음악만 잘 타면 그리 어렵지 않게 보지만

댄스스포츠에서는 보폭도 다르고 체중이동이 휘겨에 따라 발과 골반의 시간적 이동과 

또는 동시 이동이 따로 있어서 쉽지 않습니다.


지터벅이나 블루스 모두 4/4 박자입니다만

댄스스포츠는 같은 4/4 박자라도 룸바 차차차는 1234가 아니라 2341의 박자를 사용합니다.

삼바와 파소도블레, 탱고는 2/4 박자이고 왈츠, 비에니즈 왈츠는 3/4박자입니다.

자이브는 지터벅과 뿌리가 같아 유사점이 많아 사교춤을 하시는 분들도 자이브는

잘 추시는 분이 많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댄스스포츠에서 요구하는 자이브와 차이가 좀 있습니다.

경기적요소면에서는 자이브 샤쎄에 나오는 자이브 힙 스윙이 있어야 하고 동작에서도

좀 더 박진감을 가지도록 요구합니다.


왈츠만 하더라도 제대로 추게 되면 스텝마다 밀어서 움직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을 갖춘 넓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밀어서 이동하는 테크닉은 같은 루틴을 사용했는데도 한 면에서의 공간 활용에서 차이가 납니다.

사교춤은 좁은 노래방에서도 추고 그다지 넓지 않은 장소에서도 용이하게 배울 수 있지만

댄스스포츠는 배울 때부터 공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개별동작이 크기도 하지만 라틴댄스 중 삼바와 파소도블레는 Progressive Dance라고 해서

플로어 전체를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추고 모던댄스는 5종목 모두 LOD방향으로 돌면서

추기 때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합니다.

나이트클럽에서 댄스스포츠를 추면 플로어에서 쫓겨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더 욕심을 낸다면 사교춤은 바닥에 까다롭지 않지만 댄스스포츠는 마루에 쿠션까지 있어야 하므로

좋은 장소 찾기에 제약이 많습니다.


기본자세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은 라틴댄스에서 같은 스텝을 해도 실루엣이 다르고

모던댄스에서 파트너와의 교감과 여성이 꽃을 피우는 테크닉 등은 기본자세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구사하기 어렵습니다.

사교춤은 남들과 같이 어울려 추는 춤이고 댄스스포츠는 남들에게 보여지는 춤이라는 것이

근본적인 차이일지 모릅니다.


사교춤은 텐션과 바운스가 거의 일정한 편인데 댄스스포츠는 텐션과 바운스가 종목마다 다르고

스텝마다 다릅니다. 사교춤 추시는 분들이 ‘쿠세’로 고생하는 부분입니다.


사교춤의 강점은 Footwork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인데

댄스스포츠에서는 발의 사용이 발가락부터 앞꿈치, 뒷꿈치까지 국제적인 표준으로 세분화 되어

있어서 각 종목, 각 스텝마다 어디를 써야 하는지 정해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회전량, 스웨이, 몸쓰기, 헤드 각도까지 정해져 있어 공부할 것이 많습니다.


사교춤을 먼저 배우고 댄스스포츠를 나중에 배우시는 분들은

라틴댄스의 기본인 룸바, 차차차, 모던댄스의 기본인 왈츠부터 심층적으로 배우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젊었을 때는 라틴댄스, 좀 나이 들면 모던댄스, 더 나이 들면 사교춤을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춤을 추면 즐겁고 적당히 머리를 쓰기 때문에 약간의 스트레스도 즐기고 노년기에는 치매예방에도

좋고 운동도 된다는 것입니다.


댄스스포츠는 물론 초급에서는 초급 수준에 만족하게 가르칠 수는 있으나

사교춤에 비해 너무 어려운 편이라서 먼저 사교춤으로 박자와 리듬을 익히고

댄스스포츠로 이동하라고 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댄스스포츠 모던 종목에서도 IDTA과정에서는 슬로 리듬댄스라는 것이 있는데

2/4박자, 4/4박자에는 모두 통하는 사교춤에 가까운 춤이 있고 외국파티에서는 자주 추는 춤입니다.

 

 

-글쓴이:캉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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