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72시간 촛불' 사흘째도 수만명 거리시위

기산(箕山) 2008. 6. 8. 00:40

`72시간 촛불' 사흘째도 수만명 거리시위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6.07 22:24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신재우 기자
가족단위.대학생 주축..작가들도 가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72시간 국민행동'이 사흘째를 맞은 7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는
경찰 추산 4만여명(주최측 추산 20만명)의 시민이 모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와 행진을 벌였다.

오후 8시 25분께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거리행진이 시작될 무렵
참가자 수는 경찰 추산 4만명(주최측 추산 12만명)이었으나 행진이 계속될수록 인원이 늘었다.

오후 10시 현재
세종로 사거리에 3만 5천명(이하 경찰 추산), 안국동 방향에 5천명,
서대문 방면에 4천명이 모인 상태다.

시위대 중 3만 5천명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남대문∼명동∼종로 등을 행진한 뒤 세종로 광화문
사거리에서 청와대 진입로를 봉쇄하고 있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프레스센터 앞에 있던 대학생 4천명은 서대문 경찰청 방향으로 가다가 방향을 돌려
독립문 방향으로 행진중이다.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주축인 시위대 5천명은 안국동 쪽으로 나가 청와대로 향하는 우회로를
찾고 있으나 경찰이 설치한 차벽 등에 가로막힌 상태다.

거리행진에 앞서 이날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낮부터 광장에서 소풍을 즐긴
가족단위 참가자들과 전날 밤부터 새벽까지 거리시위를 벌인 뒤 쉬고 나온 대학생 등 청년들이
대거 참가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 날을 `협상 무효화ㆍ전면 재협상 촉구 전면 두드리기 날'로 선포해
시민들은 소고, 꽹과리, 돌을 넣은 물병 등을 들고 `협상무효' 등 구호에 맞춰 타격음을 내는
행사를 벌였다.

시민들은 전날 경찰이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들이 시민들을 때리는 것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아 사실상 방조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과 대학 총학생회, 각종 동호회들이 공개적으로 가세했으며 이시영,
도종환, 함민복, 방현석 등 50여명의 작가들도 한국작가회의 깃발을 세우고 동참했다.

도종환 작가회의 사무총장은 "글을 쓰는 사람이 세상에 나오지 않고 머리로만 글을 쓸 수가
있겠느냐"며 "양초를 들고 시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느낀 바를 기록하고 남기고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청와대 진입을 막기 위해 도심에 경찰병력 167개 중대(1만5천여명)를 배치하는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로비에 임시진료소를 설치해 부상 전의경과 경찰관을 치료키로 했다.

jangje@yna.co.kr
withwit@yna.co.kr
(끝)

 

 

<`시위에서 문화제로…' 가족단위 참가자 몰려>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6.07 18:30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이유미 송진원 기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72시간 연속 촛불집회'가 각양각색의 시민과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3일째를 맞은 7일 집회에서는 아들.딸의 손을 이끌고 나온 젊은 부부 등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눈에 띠게 늘었으며 산발적으로 진행됐던 문화공연도 점점 대형화하면서 시민 모두가 즐기는
`대동의 장'을 떠올리게 했다.

◇ 가족단위 참가자 부쩍 늘어
 
이날 낮 오후 3시 시청 앞 광장. 밤에 있을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2천여 명의
시민들 중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상당수였다.

2∼3살 된 유아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온 젊은 주부도 있었다.
어른들은 광장 위 잔디밭에 펼친 돗자리나 텐트 안에서 광장 곳곳에서 들려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였고 아이들은 꽃모양, 동물 모양의 풍선을 손에 들고 뛰놀았다.

4살 난 딸을 데리고 부인과 함께 나왔다는 한모(38)씨는 "어렵게 이룩한 민주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다"며 "예전에는 민주주의를 위해
정권과 싸웠는데 지금은 그것을 누리는 단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풍선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주던 김모(29.여)씨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은데 혹시
심심해 할지 몰라 풍선을 만들어 주고 있다"며 "오늘 처음 집회에 나왔는데 무언가 하나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모(35.여)씨는
"이렇게 자유로운 시위 분위기가 너무 좋다. 자유스럽다고 해서 모두 흩어져있는 것도 아니다"며
"또다시 밤이 되면 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공연 대형화·조직화
 
집회 참가자들이 늘어날수록, 참여 계층이 다양해질수록 더욱 풍부한 문화 공연들이
마련되고 있다.

문화연대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광장 안에서 홍대 인디밴드
허클베리 핀, 노래패 꽃다지 등
11개의 노래팀이 공연하는 문화제를 열었고 무대 주변에는 400∼500명이 둘러앉아 흥겹게
박수를 쳤다.

진보신당이 운영하는 `칼라티비'가 주최하는 풍물패와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음악 공연도
시민들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쇠고기 반대 목소리를 수렴하는 방식도 점점 다양화하고 있다.
대학생 조직인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은 둘레에 '이명박 아웃'이라는 문구가 쓰인 10m 길이의
대형 천과 물감을 준비해,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직접 손바닥 도장을 찍도록 했다.

미켈란젤로의 명작 `천지창조'를 이명박 대통령과 광우병 소가 등장하는 모습으로 교묘하게
패러디한 걸개 그림 등을 시청 신축공사 가림막에 설치해 놓기도 했다.

이들 그림을 하나하나 사진에 담은 이모(47.공무원)씨는 "정말 역사적인 순간인 것 같아
꼭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며 "글이나 그림을 통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한국의 새로운
시민문화 같다"고 말했다.

◇ 참여 시민단체도 각양각색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삽질 제일'이라는 문구가 쓰인 안전모자와 삽을 든 인부가 나오는
퍼포먼스를 통해 `대운하 건설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시민들의 서명운동도 이끌었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시민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주제로
세 번째 헌법특강을 진행했다.

한 시민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어떤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나"라고 묻자
강사가 "헌법소원이라는 통로가 있으며 특히 헌법소원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헌법재판소
정치적 판단을 하지 않도록 국민이 잘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사랑실천협의회 소속 회원들도 애완견 5-6마리를 이끌고 나와 `개고기 반대' `채식' 등을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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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