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무제한 다운로드' 허용 논란

'P2P무제한 다운로드'허용 논란…                                                    "음악시장 커져"vs"저작권 보호안돼 枯死"

                                                                                          2008년 3월 1일(토) 12:09 [한국경제]

 

음악서비스 이용자가 P2P(개인파일 공유)사이트를 통해 음악파일을 무제한 내려받을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가 '음악저작물 사용자 징수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P2P사이트 이용자들이 마음껏 음악파일을 내려받도록 합법화하고 그 대신 소리바다 등 P2P사이트 운영자가 저작권료를 내도록 한 것.문화부의 결정에 따라 소리바다는 '불법 서비스업자'라는 딱지를 떼고 합법적인 음악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문화부가 P2P로 무제한 다운로드(정액제)를 할 수 있도록 승인한 가장 큰 이유는 현실적으로 이미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규제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소리바다는 회원들로부터 월 4000원을 받고 무제한으로 음악을 다운로드하거나 친구에게 전송할 수 있는 P2P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반면 이에 대한 저작권료 징수 규정이 없어 저작권자들이 소리바다로부터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이덕요 음원제작자협회 회장은 "우리의 요구 사항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P2P 방식의 무제한 정액 다운로드 서비스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에 대해서도 저작권자들이 사용 요금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음악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음악 전문 P2P사이트로는 소리바다뿐 아니라 당나귀 푸르나 등이 있으나 이용 실적이 미미한 상태다.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음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멜론 도시락 뮤즈 등이 문화부의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멜론은 회원들로부터 월 5000원의 사용료를 받고 제한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들은 사용자들이 훨씬 싼 가격에 무제한으로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되면 결국 음악 시장이 축소되거나 고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뮤즈 서울음반 등이 소속해 있는 디지털음악발전협의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음악 시장이 지금보다 더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소리바다 서비스를 합법적으로 쓸 수 있게 됐지만 월 4000원인 이용 요금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문화부가 소리바다 등 P2P사이트 운영자가 협상을 통해 저작권자에게 회원 1명당 매달 최대 5400원을 음원사용료로 내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손지현 소리바다 상무는 "월 5400원은 상한선이기 때문에 그 이하에서 여러가지 가격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며 "아직은 결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 용어풀이 >

◆P2P=Peer to Peer의 약자.개인 간 파일 공유로 해석된다.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의 개념이 아닌 사용자끼리 연결해 서로 파일 등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 것.사용자끼리 직접 파일을 주고받기 때문에 서버 부담이 없어 운영 비용이 절감된다.한국의 소리바다,미국의 냅스터와 같은 음악 사이트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