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양심선언'

기산(箕山) 2007. 11. 5. 01:47

                                                                                      2007년 11월 4일 (일) 23:55   경향신문

“변절자 비난 감수하고 결행”…김용철 변호사 ‘양심선언’까지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 5월부터 최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보호를 받기 전까지 경기 양평에 마련된 컨테이너박스에서 숨어지냈다고 밝혔다.

삼성의 감시가 그만큼 집요하고 두려웠다는 얘기였다.
“‘남은 인생을 쓸쓸히 살다가 뒷골목에서 황폐한 최후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일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통해 삼성측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협박과 회유를 받았음을 내비쳤다.
김변호사는 칩거하면서 ‘갈등’을 거듭했다.

삼성의 비리를 폭로하는 순간 지금까지의 그의 인생이 끝날 수 있음을 그는 알고 있었다.
김변호사는 “그동안 준비를 착착 진행했느냐고들 묻는데, 그렇지는 않았고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다 뒤집는 이 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루비콘강을 건너기로 결심한 뒤 양심선언을 하기까지의 과정도 험난했다.

김변호사는 “이번 문제의 공론화를 작정했을 때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까지 가리라곤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 메이저 언론사, 시민단체 등에 얘기해봤지만 모두의 답변이 ‘불가’였고 절망감이
들었다”며 “독립운동하던 분들 심정이 이랬을까 싶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내가 누구랑 친하게 지냈는지 새삼스럽게 알게 됐다”며
“삼성에서 모든 인맥을 동원해 나의 폭로를 막으려 했다”고 전했다.

삼성의 벽이 높을수록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진정 우리 사회가 이 정도라면 ‘내 인생을 걸고 해볼 만한 가치가 있겠다’하는
각오가 다져졌다”고 전했다.
아무도 삼성을 건드리지 않으려 하는 분위기를 깨야 사회가 발전한다는 생각이었다.

김변호사는 “삼성이 잘돼야 된다”고 말하고 있다. “삼성이 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나라 살림을 좌우하는 경제규모의 삼성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순기능을 하는 중요한
기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그는 “ ‘대한민국=노무현’이 아니듯 ‘삼성=
이건희’여서는 안된다”며
“삼성을 이씨 일가와 동일시하는 문제 때문에 갖가지 불법이 저질러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삼성이 굉장히 단단하고 치밀해 보이지만, 그들이 벌인 게 너무나 광범위하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서 일단 균열이 생기면 봇물 터지듯 효과를 낼 것”이라며
“‘삼성권력’의 궤멸까지는 못가더라도,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밖에 노조 문제 등 삼성 관련 여러 문제들이 공론화 된다면 내가 치를 죗값도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변호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제는 ‘받아도 아무 탈이 없다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 돈도
위험하다’는 의식이 생기면, 사람들이 조심할 것 아니냐”며
“그러면 정·관계, 법조계 등이 달라질 것이고, 내가 기대한 방향대로 가는 것이다.
나는 지금 상태로도 행복하다. 진짜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장관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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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4일 (일) 11:28   조선일보

삼성도 시인한 '충격적' 내부 문건 살펴보니…

 

삼성, 김용철 변호사 폭로에 '곤혹'

이학수, 양심선언 막으려 김변호사 집 찾아

이건희 "일본 대기업은 검사 애첩까지 관리한다"


삼성그룹 전 법무팀장 김용철(49) 변호사가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을 통해 폭로한 내용이 하나 둘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이 기자회견과, 이후 언론을 통해 공개한 삼성 관련 비리 의혹은 ▲임원 명의의 차명 계좌를 통한 삼성의 불법 비자금 조성의혹 ▲ 2002년 대선자금 비자금 의혹 ▲에버랜드 재판부에 대한 로비 및 증인조작 의혹 ▲‘떡값’ 검사 리스트 ▲이건희 회장의 직접 지시 로비관련 문건 ▲ 김 변호사에 대한 거액 회유시도 등이다.

이 6가지 의혹 중에서 이건희 회장이 직접 로비를 지시한 정황이 담겨 있는 내부 문건의 존재가 확인됐고, 김용철 변호사 명의의 거액 차명 계좌의 존재 도 확인됐다. 결국 애매모호한 이유를 대며, 수사를 기피하던 검찰이나, 차명계좌 조성 등 금융실명제법 위반 의혹에 대해 검사 요구를 피하던
금융감독원에 대한 압력이 거셀 전망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지시 문건 존재 시인

한겨레신문과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는 3일 ‘이건희 회장이 로비를 직접 지시한 내용이 담긴 증거'라며 삼성그룹의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그 동안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이 확보했다고 밝힌 이건희 회장의 직접 로비 지시 관련 문건이다.

'회장 지시사항'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 내용을 보면 이 회장은 지난 2003년 12월12일 “호텔 할인권을 발행해서 돈 안 받는 사람(
추미애 등)에게 주면 부담 없지 않을까? 금융관계, 변호사, 검사, 판사, 국회의원 등 현금을 주기는 곤란하지만, 주면 효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임"이라고 말했다.

또 "Wine(와인)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와인을 주면 효과적이니 따로 조사해 볼 것. 아무리 엄한 검사, 판사라도 Wine 몇 병 주었다고 나중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임" 이라고 적혀 있다.

또 같은 문건에는 이 회장이 지난 2003년 10월 22일 일본 도쿄에서 "참여연대 같은 NGO에 대해 우리를 타겟으로 해를 입히려는 부문 말고 다른 부문에 대해서는 몇 십억 정도 지원해 보면 어떤지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 문건의 존재에 대해 삼성은 대체로 시인하고 있다. 삼성그룹 측은 "(해당 문건은) 비서실 직원이 회장 발언을 메모해 두었다가 중요하고 긴급한 업무 지시는 즉시 전달하고 단순히 참고할 사항은 모아 두었다가 몇 달에 한번씩 정리해서 임원들이 필요하면 참고로 볼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그룹측은  “공개된 문건을 보면 대부분이 국제경제동향이나 제품개발,고급인력확보 등 회사의 경영에 대한 사항들이고,와인이나 호텔할인권에 대한 언급도 주었을 경우 문제가 있는지 검토해보라는 취지”라며 “(이건희 회장의 지시 사항은) 돈을 주라는 것이 아니고, 마음의 정표를 주라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삼성관계자는 "이 문건은 이회장의 지시사항을 모아 정리한 것이지만 '한번 검토해보라'는 수준의 발언으로 이 중에는 실제 실행되지 않은 것들도 많다"며 "이 회장의 발언 중 일부만을 뽑아 마치 이 회장이 로비를 직접 지시한 문건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상당한 비약이자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일부 이 회장이 정계와 법조계 등을 직접 언급하며 로비의 방법에 직접 언급한 내용의 삼성그룹 내부 문건이라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삼성의 최고수뇌부들이 직접 나서 사회 각계 각층에 조직적으로 실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은 피할 길이 없게 됐다.


차명 계좌 존재 여부도 이미 확인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용철 전 법무팀장의 양심 선언 내용을 공개했다. 김용철 법무팀장은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이 대신 밝힌 내용을 통해 “‘나도 모르게 내 명의로 개설된 은행 계좌에 50억원대 현금과 주식이 들어 있었으며, 이는 삼성이 불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이라며 차명 은행계좌 3개와 증권계좌 1개를 공개했다.

4개의 차명 계좌 중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2층에 있는 위치한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 개설된 미확인 계좌를 보면 김변호사의 2006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납부실적에는 1억8000여 만원의 이자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나와 있다. 연이율을 4.5%로 해서 계산하면 이 계좌의 예금액이 5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계좌는 김용철 전 팀장 자신도 모르게 개설된 자신 명의의 보안계좌지만 정작 본인은 계좌 조회조차 할 수 없는 ‘의문의 차명 계좌’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측은 이 계좌의 존재 여부는 시인하면서도 “계좌는 그룹의 비자금 계좌가 아니며, 임원 개인간의 거래에서 발행한 차명 계좌”라고 해명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지금까지 제기한 (삼성그룹)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며 “그것 때문에 제가 잠도 잘 못 자고 심장이 벌렁벌렁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5일 2차 기자회견을 통해 불법 비자금 조성 경위 및 삼성그룹 로비 내부 문건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강영수 기자 nomad90@chosun.com]
[ 기사제공 ]  조선일보   |   조선일보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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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5일 (월) 12:31   연합뉴스

<삼성, 김 변호사 주장 `터무니없다'..조목조목 반박>

 

[핫이슈] 삼성 비자금 의혹

삼성그룹은 5일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삼성은 임원 1천여명의 차명계좌를 동원해 수조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국제수준의 회계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분식 결산이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김 변호사가 증거자료로 제시한 '회장 로비 지침서'에 대해서는
이건희 회장이 식사 자리 등에서
자유롭게 한 말을 차후에 참고하기 위해 정리해놓은 것으로 거창하게 로비 지침서라고 주장하는
것은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 차명계좌 통한 비자금 관리 = 김 변호사는 자신의 명의로 된 차명계좌에 자신도 모르는 자금
50억원이 있었다며, 이를 근거로 삼성이 임원 1천여명 이름으로 차명계좌를 운용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비자금을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은 해당 차명계좌는 김 변호사가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재무팀에 근무
당시 친하게 지냈던 동료가 김 변호사의 사전 양해를 얻어 개설해 사용한 것으로 김 변호사는
퇴직 이후에도 매년 이로 인해 발생하는 세금을 제공받아 자신이 대신 납부해 왔기 때문에
이 돈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 차명계좌와 관련한 진상은 해당 계좌에 대한 구체적인 입출금 내역 조사 등을 통해 쉽게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측 설명에 따르면 이 계좌는 회사와는 관계가 없는 특정 개인의 재산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약 7억원의 개인재산을 계좌에 입금해 삼성전자 등 주식에 장기 투자했고,
이후 주가가 상승해 2004년 이후 총매각 금액이 50억여원이 된 것이다.

김 변호사는 50억원 계좌 외에도 여러 개의 차명계좌가 더 있다고 주장하나, 김 변호사 명의로
된 계좌들은 주식 거래용 증권계좌와 주식배당금, 매각대금 등을 관리하는 예금계좌로서
전체적으로 동일한 자금이며, 그 총액이 50억여원이다.

◇ 계열사의 분식결산 주장 = 김 변호사는 삼성 계열사들이 이중장부를 이용한 수주금액
부풀리기와 건설공사 등의 분식회계를 통해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그룹내 모든 회사는 발생한 재무사항들을 회계 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처리하고, 외부 회계법인의 정밀한 감사를 받아 산출된 재무상황을 투명하게 공시하고 있으며,
분식회계는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감가상각비, 대손상각비의 경우 재무회계상으로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처리된 비용일지라도 세법에 허용된 범위를 초과하여 처리되었을 경우 세무회계상으로는
초과된 부분을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결산기에 차이를 조정하게 되는데, 김 변호사가
이러한 실무상의 검토·조정 업무를 분식회계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 검찰, 법원 상대 로비 = 김 변호사는 삼성그룹이 현직 주요 검찰간부 40여명에게 명절 떡값
등의 명목으로 직급에 따라 한 번에 500만-1천만원씩 정기적으로 건넸으며,
삼성 구조조정본부의 검찰 관리 비용이 연간 1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검사나 판사를 상대로 떡값이나 휴가비 등을 돌린 적이 없으며, 김 변호사에게 그같은
일을 지시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삼성은 김 변호사가 현직 검사 출신으로는 처음 입사한 경우여서 예우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었기 때문에 로비를 지시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만일 김 변호사가 법조계 등의 인사를 만나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했다면, 이는 전적으로 김 변호사가 사적 관계에서 한 일이지 회사에서
로비를 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 회장 지시사항 문건 = 삼성은 김 변호사가 공개한 문건은 이건희 회장이 식사 자리나 일상
생활에서 자유롭게 한 말을 수행하는 직원이 메모해 두었다가 나름대로 정리한 것인데,
이를 거창하게 '로비 지침서'라고 주장하는 것은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최근 수년간 회사에서 근무하지 않고 자택과 해외 등지에서 그룹의 장기 발전방향을
구상하거나, 주요 거래선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수행 직원이 회장의 평소 발언을 메모해 두었다가 중요하고 긴급한 업무지시는 즉시 전달하고,
단순히 참고할 사항은 모아 두었다가 몇 달에 한 번씩 정리해서 구조조정본부 임원들이 참고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공개된 문건의 내용 대부분이 국제경제 동향, 제품 개발, 고급인력 확보 등 회사 경영에 관한
사항들이고, '와인이나 호텔 할인권'에 대한 언급도 이를 주었을 경우 문제가 있는지 검토해
보라는 취지에 지나지 않는다고 삼성측은 말했다.

에버랜드 사건 조작 및 축소 로비 주장 = 김 변호사는 삼성 법무실이 에버랜드 사건의
사실관계를 조작하여 관련자들이 위증하도록 하거나 관련 참고인들을 빼돌려 수사를 방해했고,
검찰 수사를 축소하거나 무마하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1, 2심 재판에서 피고인과 변호사들은 사실관계에 관한 다툼이 거의 없이
검찰의 증거 제시에 대부분 동의하여 대체로 검찰의 주장대로 확정된 상태이며,
다만 그 사실들에 대한 법률적 해석과 판단에 대해서만 검찰과 피고인의 변호인들이 의견을
달리 했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허태학, 박노빈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면 그에 따라 이 회장을 비롯한
나머지 피고발인 31명에 대해서도 검찰에서 최종적인 처분을 내릴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고인을 바꿔 치기하거나 증인, 참고인을 빼돌렸다는 김 변호사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며,
검찰 조사실과 같은 방을 꾸몄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k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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