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민주당'

기산(箕山) 2007. 8. 30. 03:24

                                                                                     2007년 8월 29일 (수) 03:02   경향신문

민주당, 거침없는 ‘DJ 공격’…‘호남고삐’ 붙잡기

 


 
극히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김전대통령이 “민주당이 정통성을 잃었다”며 대통합 노선의 손을 들어준 뒤 당 생존을 위한
안간힘으로 보인다.
‘DJ 막후정치’ 논란의 여진이기도 하다.
박상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일각의 도전이긴 하나 대선 가도에 소용돌이를 몰고올 전망이다.



동교동은 “당연히 할 말을 한 것”이란 원칙적 입장을 견지했다.
호남을 근거지로 대통합민주신당과 ‘적통 경쟁’을 벌여온 민주당으로선 ‘홀로서기냐’
‘무모한 자충수냐’는 관측이 엇갈린다.

김전대통령측 최경환 비서관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전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범여권의 대통합에 대해 말해 왔고 세계 어느 나라든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 중대사에 대해
말할 법적·정치적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최비서관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정책 대결은 하지 않고 불필요한 논란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일각의 공격에 대해 ‘원칙적인 얘기는 계속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박상천 대표는 아침 KBS라디오에 출연, “김전대통령은 현실정치인이 아니라 정계를
은퇴한 분”이라며
“민주당을 위해 발언해주면 좋지만 김전대통령 말씀에 의해 현실정치가 방향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전대통령은 옛날같이 다양한 채널로 정보를 받지 못하고 정계를 은퇴하신 몸이기
때문에 정보부족인 것 같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무조건 통합하려는 방침은 잘못 판단한 것”이라며 “민주당의 동력은
지도자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술렁이던 당 기류 중 강경 톤을 박대표가 표출한 셈이다.

관심은 당의 ‘대부(代父)’ ‘정신적 지주’격인 김전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날선 공격에 모아진다.
대통합과 호남의 주도권을 놓고 독자생존의 승부수를 꺼내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내 강경파들은 “예전의 DJ는 아니다”라는 말을 곧잘 토한다.
민주당에 합류했다가 다시 민주신당으로 간 ‘김한길 그룹’의 탈당 후 민주당에 5만2000명이
새로 입당한 것을 들어 호남의 ‘민주당 동정’으로 해석하려는 표정도 보인다.
다만 논평이나 당직자들의 목소리에서는 동교동과의 정면 충돌을 애써 피하려는 뜻이 읽힌다.
명분과 역풍을 재봐야 하는 고심이다.

김전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세력은 박상천 대표·유종필 대변인 중심의 당권파와 당내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조순형 후보 두 축이다.
김전대통령이 ‘당 전통과 맞지 않는 일부 지도자’로 지목한 조후보는
“전직 대통령이 대선정국에서 논란의 한 축이 되는 것은 잘못된 일이므로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박대표는 범여권의 대통합 행보에서 ‘배제론’으로, 조후보는 보수적 대북관으로 김전대통령과
줄곧 충돌한 바 있다.
반대로 당 대선주자인 김영환·김민석 전 의원은 “보수언론이 미는 반 DJ정서에 기대 당이 가선
안된다”며 당권파와 조후보를 겨냥중이다.
DJ 논쟁이 민주당 경선과 진로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셈이다.

〈이용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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