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음악과 춤
로큰롤이 유행하기 시작한 건 50년대 초라고 누구나 생각하지만,
로큰롤 계열의 춤과 음악은 이미 20년대에 미국에서 생겨났다.
동물의 움직임을 흉내낸 ‘터키 트로트’, 흑인들의 싱코페이션 리듬을 쓴 ‘찰스턴’, ‘블랙버텀’ 등은
음악도 춤도 그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고 격렬했다.
춤을 추면서 남녀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돌아와 서로 맞잡는 텍사스 토미나
브레이크어웨이 등의 춤도 20년대에 출현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20년대 후반에 가장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은
린디합과 ‘지터벅’(Jitterbug; 우리나라에서 는 ‘지루박’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왔다)이었다.
당시 맨해튼의 사보이 댄스홀에서는 흑인 스윙밴드가 연주를 맡고 있었는데,
이 밴드에 소속돼 있던 연주자들은 하나같이 스윙음악을 대표하는 걸출한 인물들로,
베니 굿맨·캡 갤러웨이·루이 암스트롱·듀크 엘링턴 같은 대스타들이다.
36년 소설가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본따 80일 동안 세계를 돌던 장 콕도는
뉴욕에서 이 린디합을 대하고는 이렇게 썼다.
“흑인 남자들은 여자들을 마치 리본체조하듯 한쪽 팔에 감았다 풀었다 하며 돌린다.
어쩌다 가끔은 파트너를 부메랑이라도 던지듯 꽤 멀리까지 밀어내고,
파트너는 가슴팍을 때리기라도 하듯 강한 탄성을 받아 남자의 품으로 돌아오곤 한다(중략).
도망가시라. 귀를 틀어막으시라. 그 주문을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보시라.
하지만 여러분이 잡아탄 택시 스피커에서조차 그 지옥의 리듬이 흘러나올 것이다.”
(「장 콕도의 다시 떠난 80일간의 세계일주」·이세진 역·예담출판사 )
콕도가 보기에는 ‘흑인들의 할렘을 미국이라는 나라의 동력장치로 만드는 것’이 바로
이런 종류의 댄스 리듬들이었다.
37년 '베니 굿맨'이 뉴욕 파라마운트 극장에서 콘서트를 열자 그의 연주에 열광한 10대들은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객석 통로에 서서 미친 듯이 춤을 추었다.
다음날 신문은 이 10대들을 ‘지터벅’이라고 불렀고,
이후로 이 단어는 ‘스윙 음악만 들으면 미친 듯이 춤을 추는 스윙광(狂)’을 뜻하는 동시에
특정한 춤의 명칭이 됐다.
지터벅의 광기는 온 미국을 휩쓸었고,
댄스 테크닉의 다양한 변형에 따라 ‘부기우기’와 ‘스윙’ 그리고 ‘자이브(Jive)’가 연이어 등장했는데,
미국 속어로 ‘시시한 이야기’ 또는 ‘겉모양만 그럴듯한 싸구려 물건’을 뜻하는 ‘자이브’라는 명칭은
40년대에 들어 린디합·지터벅·부기우기를 모두 커버하는 총칭으로 자리를 굳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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