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돌고래 피바다'

기산(箕山) 2006. 11. 4. 02:59

                                                                                  2006년 11월 3일 (금) 19:00   도깨비뉴스

 

'돌고래 피바다' 인간의 잔혹성은 어디까지?

[도깨비 뉴스]




해변에 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그 중 수십명은 바다에 들어가 있는데, 지느러미가 달린 동물들도 물에 떠 있다. 지느러미의 생김새로 봐서는 돌고래나 상어처럼 보인다. 돌고래쇼를 보기 위해 모인 인파들일까? 사진을 확대해 보자.



돌고래쇼는 아니었다. 고래의 등에 갈고리를 꽂고, 피를 흘리며 하는 쇼는 없기 때문이다.

이 사진은 고래사냥의 한 장면이다. 남성들이 돌고래의 등에 갈고리를 꽂고 밧줄로 끌어내고 있다. 흘러나온 고래의 피 때문에 바닷물도 붉게 물들어 있다. 마치 도깨비뉴스가 2005년 4월 보도했던 일본 타이지 마을의 '돌고래 피바다' 사건을 보는 듯 하다.

'돌고래 피바다' 동영상 보기 : http://www.dkbnews.com/bbs/zboard.php?id=headlinenews&no=4540

위 사진들은 해외의 신기한 사진들을 전하는 'Fresh Pics( http://freshpics.blogspot.com/ )라는 사이트에 올라온 것이다. 이 사이트에는 사람들이 몸에 피를 묻히며 수많은 돌고래를 죽이는 '돌고래 피바다' 사진들이 10장 정도 올라와 있었다. 도깨비뉴스에는 독자 '날아가는새'님이 제보했다.

그는 '아이슬란드의 피바다 고래사냥'이라는 제목으로 "아이슬란드의 고래사냥을 담은 사진을 두고 네티즌들의 질타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Fresh Pics'에는 'Sea Of Blood(피바다)'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올라왔으며, 밑에는 'Severe Hunting of Whales in Iceland(너무 심한 아이슬란드의 고래사냥)'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사진속 고래사냥은 정말 아이슬란드에서 행해진 것일까? 아이슬란드는 지난 10월 22일 20년만에 처음으로 국제상업포경금지협약을 깬 국가이다. 아이슬란드 수산장관은 "상업적 포경을 제한한다면 야생 동물을 절멸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내년 8월말까지 긴수염고래 9마리 및 밍크고래 30마리에 대한 포경을 허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시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가 허가한 것은 긴수염고래 9마리 및 밍크고래 30마리에 대한 포경이지만, 위 사진속의 돌고래들은 어림잡아도 50마리는 넘어 보인다. 또한 위 고래사냥은 정부 차원의 포경이 아니라 마치 국민들의 축제처럼 보인다.



일본의 돌고래 피바다


댓글에서도 위 사진을 아이슬란드에서 찍었다는 것을 의심하는 내용이 많았다. 네티즌들은 페로 제도의 고래사냥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이 제도의 고래사냥 풍습과 위 사진속 모습이 흡사하다는 것이었다. 페로 제도는 북대서양의 아이슬란드와 셰틀랜드 제도 사이에 있는 덴마크령 제도이다.

이런 의견들을 보고 리포터는 구글에서 여러 가지 키워드로 검색을 해봤다. 그 결과 신기한 사진들을 전하는 'BoreMe'( http://www.boreme.com/ )라는 사이트에도 위 사진들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Fresh Pics'와 달리 'Pilot whales hunted, Grindadrap, Faroe Islanders' annual blood bath(둥근머리돌고래 사냥, 그린대드랩, 페로제도인들의 연례 피목욕)'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페로 제도의 고래사냥 모습"이라는 네티즌들의 의견과 같다.

BoreMe 바로가기 : http://www.boreme.com/boreme/funny-2006/sea-of-blood-p1.php

또한 네티즌들이 만드는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에는 페로제도인들의 고래사냥 문화에 대해서 "서기 10세기경부터 포경이 시작되었고, 대부분의 페로제도인들이 고래사냥을 문화와 역사로 인식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첫번째와 네번째에 첨부된 사진이 'Fresh Pics'에 올라온 것과 해변 풍경 등이 매우 흡사했다. '페로 제도의 최남단 Hvalba 마을의 해변에서 벌어진 둥근머리돌고래 죽이기'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위키피디아 바로가기 : http://en.wikipedia.org/wiki/Whaling_in_the_Faroe_Islands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페로 제도에서는 둥근머리돌고래 사냥을 그린대드랩(Grindadrap)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린대드랩에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배를 이용해 둥근머리돌고래를 작은 만(灣)에 천천히 몰아놓고 사냥을 시작한다. 또한 사냥에는 갈고리와 밧줄 등 허가된 장비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떨까? 게시물 아래에는 22개의 댓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일본의 포경에 대한 비판이 많았던 지난 '일본 돌고래 피바다' 때와는 달랐다.

물론 포경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돼지와 소를 먹는 사람들은 고래사냥을 반대할 자격이 없다", "인간사냥을 하는 미국이 더 나쁘다" 등의 댓글도 많았다.

종합해 보면, 사진 속의 고래사냥은 아이슬란드가 아닌 페로 제도의 최남단 Hvalba 마을에서 벌어진 둥근머리돌고래 사냥일 가능성이 높다.

일본과 아이슬란드 등 여러 국가들의 포경활동 때문에 논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 사진들이 국제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출처 : http://freshpics.blogspot.com/2006/10/sea-of-blood.html

도깨비뉴스 리포터 아사달 youngkang21@dkbnews.com

▼도깨비뉴스 관련기사 보기▼

▷ 돌고래 피바다 사진은 실제 상황이었습니다
                              [ 기사제공 ]  도깨비뉴스   |   도깨비뉴스 기사보기

'시사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檢-法 감정싸움...  (0) 2006.11.06
마른체형 모델자격...  (0) 2006.11.04
심수봉 VS 신재순  (0) 2006.11.04
'본드 걸'도 울고...  (0) 2006.11.04
핵 실험 강행은...  (0) 2006.11.04